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책소개


읽기와 쓰기의 삶에 대한

에쿠니 가오리의 비밀스러운 일기장이 열린다


30여 년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소설가이자, 세련된 문체와 섬세한 심리묘사로 긴 시간 동안 변치 않는 사랑을 몸소 받고 있는 감성 작가 에쿠니 가오리. 그런 그녀가 그간 신문과 잡지를 통해 발표한 작품들 중, ‘읽기’와 ‘쓰기’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한 에세이와 짧은 소설들이 모여 에세이집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가 탄생했다.


‘쓰는 사람’으로서의 경험이 담긴 첫 번째 챕터 〈쓰기〉와 ‘읽는 사람’으로서의 경험이 담긴 두 번째 챕터 〈읽기〉, 그리고 세상을 관찰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일상이 돋보이는 세 번째 챕터 〈그 주변〉으로 구성되는 이 책은 소설가가 과연 어떠한 방식으로 세상을 느끼고 문학을 대면하는지를 선명하게 담아냈다. 때로는 인간적이고 솔직한 말투로, 때로는 베일에 싸인 듯 비밀스러운 목소리로 읊조리며, 읽고 쓰는 일들이 불러일으킨 그녀의 기묘한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권장소비자가격

요즘은 보기힘든 단어.판매자가 이정도는 받아야한다는 가격을 제품 겉에 표기한 값이다.

핸드폰은 단통법을 만들었으나 대다수가 정상가에 구매하고, 일부의 사람들은 엄청나게 할인된 가격 (약 10~30%의 가격)에 구매하는 폐해가 생겼다. 도서 역시 할인폭의 제한이 없던 시절 (지금은 출간일 이후 기간에 따라 최대 할인률이 정해져있는것으로 안다) 10,000원인 책을 특가세일이라고 해서 3,9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행사를 자주 했었다. 아니면 조금의 시간만 기다리면 반값,혹은 3.900원에 구매할수 있었다. 20대초반에 멈추었던 독서습관을 10년이 지나서 다시 불붙게 했으니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때 만난 작가 에쿠니 가오리.(1999년 제21회 로보노이시문학상,2004년 제13회 나오키상...)


반짝반짝 빛나는

남편은 호모이고 애인이 있다. 부인은 알코올 중독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인물구도. 의사남편과 대학생 애인.부인의 알코올 중독은 남편탓인가?.

남편의 외도가 부인의 알코올 중독탓인가?.


낙하하는 저녁

3명의 젊은이가 주인공인 소설,'금사빠'? 라고 해야하나?.반짝반짝 빛나는 보다는 조금 쉽게 읽은 기억이 있다.


그리고.이책.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 에세이라고 정의되어있다.

'쓰기', '읽기','그주변'. 3개의 챕터로 구성하여 각각의 느낌과 생각을 적어놓았다.

그녀의 책을 읽었을때의 느낌(이 책을 읽기전까지)은 솔직.담백이었다.

담담한 문체로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고, 충격적인 사건은 없지만 뒤통수에 묵직함을 안겨주는 작가.로 기억된 그녀.대체 어떤경험을 하고, 이전에 어떤식으로 글을 썼기에 이런 내공이 담겨있을까? 궁금했었는데, 답을 얻었다. 오래전에 썼던 짧막한 글들의 연속을 따라가다보니, 그녀의 젊은 시절을 잠깐잠깐 구경하다보니 과하지 않은 감정표현과, 큰 사건을 담담하게 바라보는 그녀의 마음이 느껴졌다.(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긴 서사가 있는 장편에 비해, 몇 페이지 안되는 단편,산문은 글쓰기가 더 어렵다. 장황한 설명없이 핵심으로 독자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기에.

젊지않은 나이임에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새로운것을 추구하기에, 그녀의 마음은 정체됨없이 신선함으로 가득차있어 보인다. 

이제 그녀의 다른 글을 읽게 된다면 그녀의 마음을, 감정을, 말하고자 하는것을, 예전보다는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51p.

가령 같은 글귀라도, 기계에 갇힌 언어와 종이 위에다 사람이 쓴 언어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생기를 발한다.

편지 속에는 저마다 다른 시간이 흐르고 있다

<가테이가호>,2013년6월호









52p.

글자에는 질량이 있어, 글자를 쓰면 내게 그 질량만큼의 조그만 구멍이 뚫린다.

가령 내가 안녕이라고 쓰면, 안녕이라는 두 글자만큼의 구멍이 내게 뚫려서, 그때껏 닫혀 있던 나의 안쪽이 바깥과 이어진다. 가령 이 계절이면 나는, 겨울이 되었네요 하고 편지에 쓸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그때껏 나의 안쪽에만 존재하던 나의 겨울이 바깥의 겨울과 이어진다. 쓴다는 것은, 자신을 조금 밖으로 흘리는 것이다. 글자가 뚫은 조그만 구멍으로.

<쓴다는 것>,<주간 신초>2016년12월15일호.


66p.

세계는 내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내게 찾아온 자유와 행복.올바른 판단 따위는 처음부터 없었다. 세계는 이렇게 조화롭고 아름답고 ,나는 그저 거기에 있기만 해도 된다.

다른 말이 아니라, 모색과 판단에서 나를 더 멀리 떨어지게 한 책이다 (책제목='플라테로와 나')

<소설 신초><1997년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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