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기
조창인 지음 / 산지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상이 너무 변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존속살인이라는 단어는 남의 나라 단어같았는데.

요 근래에는 그냥 일상단어가 된 기분이다.

취직을 안하고 집에서 게임만 한다는 잔소리한다고 엄마를 죽이고,

부부싸움 후 집을 비운 사이 첫돌도 안지난 아기가 집에서 죽고,

아이가 시끄럽게 운다고 벽에 던져...


가슴이 아프다.


식당을 하시는 나이 많으신 아버지, 나이가 조금 많으신 어머니로 인해.

크게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어린시절을 보냈다.

아침은 10시에 먹고, 점심은 3시.저녁은 9시에 먹는게 모든 가정인줄 알고 중학생이 되었으니.

놀이동산은 가족끼리 가본게 중학교 1학년?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고,

여름 휴가는, 그게 뭐죠?


하루종일 식당에 계시는 부모님과의 대화는 일상의 인사와,"문제집 살 돈주세요." 정도.

미래에 대해.나의 고민에 대해 얘기해본적이 없다.

그렇다고 방치한 것도 아니다.

다만, 따뜻한 한마디 나눈 기억이 없다.

술을 징그럽게 좋아하시는 아버지.가끔 어머니와 다툴때면 크게 다투신다.

폭력을 쓰지는 못하시니 (남들이보면 할아버지라서 기운이 없는게 다행일지도.)

물건을 던지시고, 그러면 어머니는 나와 누나를 데리고 고모님 집으로 피한다.


아버지.

나에게 아버지는 그런 기억이다.

늦둥이를 봤으면서도 따뜻하게 안아주지 않고,(애기때는 안아줬던것 같다. 사진을 보면)

성적표를 봐도 "잘했다" 한마디 안하시고,

따뜻함을 느껴본적 없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미웠다.

차라리 안계셨으면 할때도 있었으니.


그런 아버지가 돌아가신건 25살에 결혼하고 약8개월 후.

한참의 시간이 흘러도 아버지의 부재에대해 아무 느낌이 없었다.

내가 아버지가 되기 전까지.


아기가 태어나고,백일때까지 매일 목욕하는걸 도와주고,기저귀갈고.밥 먹이고.

아빠라고 부를땐 얼마나 떨렸던지.그러나 그것도 잠깐.낮과밤이 바뀐 생활에 지쳐가며 우는 아이가

미웠던적이 있다. 그 즈음부터인것 같다.

아버지에 대한 느낌이 달라진게.


아빠가 처음인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배운것도 없고, 본것도 없으니 당연히 서툴다.

아이가 자라며 자기 고집을 부리고 내 말을 거역하고.

자기가 하고싶은 것만 하고,나와의 시간이 줄어들기 시작하자 아버지에 대한 느낌이 또 달라졌다.


아버지.

당신도 저를 마음으로만 사랑하고 표현을 못하신건가요?

따스한 마음으로 한마디 건네도 제가 퉁명스럽게 대답해서 속상하셨나요?

걱정의 한마디를 짜증으로 대답했나요?


이렇게라도 잘못을 빕니다.용서해 주세요.

당신만의 표현을 못 알아본 저를 용서해 주세요.


보고싶습니다.


아버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아버지를 향해 글 남깁니다.


https://cafe.naver.com/1231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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