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닫힌 문 창비시선 429
박소란 지음 / 창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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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와 시대의 아픔을 개성적이며 서정적인 어조로 그려온 시인

더욱 섬세해진 감수성으로 삶의 순간순간을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닫힌 문을 두드리는 온기 있는 말들이 일상의 슬픔을 달래며

오래도록 가슴속에 여울지는데요.


라는 출판사의 책소개글.


책소개 글과 제목을 보고 시집의 느낌을 짐작할 수 있다.

닫힌 문은 단절을 생각나게 한다. 경계를 생각나게 한다.

이쪽과 저쪽.행복과 불행.이승과 저승,만남과 이별,관심과 무관심.사랑과 이별.


가볍게 읽을 줄 알고 시작했으나, 한편 한편 되뇌이고, 곱씹다 보니 소설책 수준으로 책장이 넘어간다.

초반의 느낌은 사랑과 이별이었다.

남남으로 만나서 나의 부족함을 채워주던 한사람이 되고,서로를 채워주며 행복하게 지내다가 점점멀어지는 사랑.

그 사람으로인해 행복을 느끼고, 그 사람때문에 힘들어하는 시인이 떠올랐다.

그러나, 책장을 넘길 수록, 꼭 한사람만의 감정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보다 먼저 이승을 떠난 한 사람을 그리워하고,그리움에 지쳐 쓰러질듯 힘겹게 버텨가는 모습이 보이고,

저 문을 열고 건너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힘들어하고...


시인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볼때는 책장을 덮고, 한 숨을 몰아 쉬어본다.


철없던 시절 한사람이 내인생의 전부였던 시절,나 보다는 그사람의 행복을 바랬던 시절,

그사람으로 인해 행복을 느꼈으나, 나 때문에 힘들어 하는 그사람을 더는 볼 수 없어서.

이별을 선택했던 순간. 잘살고있는 것 같은 그 사람의 모습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던 그때.


그렇게 미워하고 닮고싶지 않았던 아버지의 모습을 내가 의도치 않게 하고있을때,

빨리 독립해서 자유를 찾고싶었지만,그때도 자유가 있었음을 느끼는 순간.다시는 볼수 없어서,

사진만 하염없이 쳐다보는 아버지.


힘들게만 느껴지던 하루하루가 버티다보니 추억이되고, 안주거리가 되는 마법같은 시간.

뭐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으니 10년의 시간을 뛰어넘고 싶었던 그때.

그렇게 10년이 지났으나 그때의 고민은 별거 아니었음을 다시한번 느끼고...


행복과 불행중 내가 있는곳이 불행이고, 저쪽이 행복일 거라는 생각이 착각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오르막길을 오르며 힘들어질때는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며 묻는다.

'계속 올라갈 것인가?. 이쯤하고 내려갈 것인가'

이 오르막 끝에는 과연 내가 원하던 그것이 있는가를 생각하며 걸음을 옮긴다.

어느쪽으로?.

'마음 가는 쪽으로'


책을 내려놓고 한 10분정도는 아무 생각없이 멍때리고,지난 시간을 떠올렸나보다.


나의 슬픔보다 더 큰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시인의 모습에 위로를 얻은듯 하다.


시인은 힘들어 하는 내 어깨에 가만히 손을 올리고,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나의 환상속에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받아, 제 감정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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