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탈한 오늘
문지안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무탈한 오늘


"우리는 매일 똑같은 일상을 지겹다고 생각한다. 늘 아침에 일어나고 저녁에 잠드는 오늘이 무의미하다고도 생각한다. 그러나 오늘 누군가는 죽음을 맞이하고, 누군가는 소중한 사람을 잃는다. 실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날은 그 자체로 행복이다."

라는 책 소개글때문에 읽고싶어졌던 책.지금의 내 모습 인것 같아 슬펐던 책.


그책이 내게로 왔다.



24살 젊은 나이에 암에 걸린 그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 몸을 이끌고 학교를 다니며, 일상이었던,
아무런 생각없이 행했던 모든 행동들에 제약을 느낀다.
횡단보도의 초록불은 많은 사람들이 겪어봤을 일일터.
어린 아이를 데리고 가는 부모님도. 연세 많으신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자식들도.
어쩌다 무리하여 아픈 허리로 병원에 갈때도.무거운 짐을 들고 길을 건널때도.
느꼈던 것들이지만, 어차피 두어번 정도였을터. 계속 되는 불편함은 못느꼈을거다.
작가는 그런 사소한 것들부터 새로움을 느끼고,지난날의 일상에 행복을 못 느꼈던 자신을 생각하며 책을 썼을지 모른다.
일상의 행복함.아무일 없는 오늘의 행복함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물을 보며 이런 생각까지는 하지 않는다.
동물은 사람과 말이 통하지는 않지만, 행동으로,느낌으로 서로를 이해한다.
나역시도 동물을 보며.(특히,개가 심한듯) 어쩜 저리 내리사랑인지 궁금하다.
밥 주면 꼬리치는. 단순한 건가?. 아니다. 아무리 밥을 주더라도
상습적으로 폭행을 하면 개는 움츠려들고,피하더라.
심하게까지는 아니라도. 내가 기분이 안좋을때 옆에있어 귀찮게 느낄때가 있다.
놀자고 달려드는 그녀석을 "저리가 귀찮아"라고 윽박지르면, 저만치서
나의 기분이 좋아질때까지 눈치보며 기다린다.
그러다가."이리와"라고하면 꼬리를 흔들면서 달려든다.
그러면,나의 기분도 조금은 더 좋아진다. 나를 이리 사랑해주는 녀석이라니...
(어릴때는 말그대로 똥개를,중학생때는 고양이를. 20대중반엔 애완견을 키운 경험이 그렇더라.)
따뜻한 체온의 생명체와 교감한다는 것은 말할수없는 위로가 된다.
그래서 #프리허그 가 한참 유행하지 않았던가.


그렇게 사랑했던 반려동물을 버리는 경우가 있다.
아픈데 병원비가 비싸서,이사를 가는데 여건이 안되서,이사는 안가도 너무 커버려서.
아기가 생겨서 잠시 떨어져있어야 할 것 같아서.
그냥 안 예뻐서.
예전에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에 장모종 치와와 '산체'가 큰 인기를 끌었을때.
그 프로그램을 보며 한숨짓고,걱정하던 사람들이 많았다는건 잘 모를거다.
산체의 어릴때의 귀여움에 입양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성견이 되고나면 어릴때의 귀여움을 바랬던 사람들이 버릴 확률이 높기때문이다.
예전에 1박2일의 상근이 경우처럼.
반려동물을 입양한다는 것은 한 가정에 새생명이 들어오는 것이란걸 명심하면 좋겠다.




반려동물의 얘기를 하다가 이제 부모님의 얘기가 나온다.
부모라는 존재는 나의 기회비용인가.
용돈 이라 말하면, 나의 쾌락을 위해 돈을 주시고,
학비 라 말하면, 나의 미래를 위해 돈을 주시던 부모님.
낡은 운동화를 신고 시장에나가 편해보이는 신발을 구경만하고는, 신발값은 지갑에 넣어둔다.
그렇게 모은 돈은 나의 쾌락에,미래를 위해 아낌없이 꺼내주신다.
더 주지 못해 미안하다면서...(갑자기 눈에 뜨거운 액체가 가득 고인다.)
그 은혜는 나의 자식에게 갚으라는 말을 하실때면,더이상 참을수 없이 흐느껴 울게된다.
평생 갈 것 같다 아버님도 약 20년 전에 돌아가셨고,
연세많으신 어머님의 큰 병 없는 무탈한 오늘에는 감사함을 느낀다.

높은 곳을 보면서 ,이르지 못함에 화도 나지만,그럴땐 고개를 숙여서 내 옆을 ,내 밑을 본다.
그곳에는 나의 처지를 부러워 하는 사람이 더러있다.
아침에 눈떴을때 가야하는 직장이 있음을 부러워 하는 사람들.
직장을 가기위해 두 발로 편하게 걸음을 부러워 하는 사람들.
더운날,추운날,밤늦은 시각,버스를 기다리지 않고 경차라도 타고감을 부러워 하는 사람들.
퇴근하고 집에 가면 반겨주는 가족이 있음을 부러워 하는 사람들.
아프지 않고 대다수의 사람들 처럼 생활함을 부러워 하는 사람들.
언제든지 달려가 "엄마 밥줘"라고 말할 사람이 있음을 부러워 하는 사람들....

난,참 행복한 사람이거늘. 그 행복을 못 느끼는 바보인가 보다.

좋은 책 읽고, 좋은 느낌을 받고,
이렇게 글로 남길 수 있는 무탈한 오늘에 새삼 감사함을 느껴본다.

감사합니다. 작가님,출판사 관계자분,울 가족들,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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