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조각모음 - 일상에도 조각모음이 필요하다
홍기확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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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 소개글에 이런게있다.

컴퓨터가 느려지면 디스크 조각모음을 한다.

여기저기 있는 파일들을 정렬하고, 파편을 모아서 접근 속도를 높이는 작업이다.

힐끗 보기만 하던 서랍을 정리하거나 먼지 쌓인 창고를 비우는 일과 마찬가지다.

이처럼 일상에도 조각모음이 가끔 필요하다.


저 소개글을 읽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조각모음. 뿔뿔이 흩어져있진 않지만, 정확하게 기억나지도 않는 생각들.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기억도 없고, 오직, 문책받던 순간만 남은 기억,

그로인해 그 상사가 보기 싫었던 순간. 그런데, 또 다른 기억은.

그 상사와 밤새도록 술잔을 기울이던 기억.

둘 중에 한가지는 지워야 겠지. 퇴사한 지금 그 상사와 가끔 연락하며 술한잔 하니,

문책받으며 싫었던 기억을 지워야 겠다.

라고 생각했다.


책을 읽다보니 관계강요시대유감이란게 있다.

아낙네들이 모이는 빨래터의 정보 공유와 마을 공동체는 세탁기로 인해 해체되었고,

에디슨이라는 악덕업주에 (책에 이렇게 표현되어있음) 의한 전기의 발명은

인류의 노동시간까지 알차게 연장시켰다.

인터넷은 과잉 네트워크를 통해 인맥의 관리를 강요하였고,

사람과의 관계는 '친구요청','이웃맺기',등의 강요는 우리에게 빠른 판단만을 강요한다.

친구로서 'O'냐 'X'느를 몇 초 만에 결정하라 압박한다.

~~~  슬픈일이 있을 때 몇 글자 댓글을 달아 주는 10만 대군의 친구가 아니라, 그럭저럭 4인용 탁자에 모여 각자 소주 일병을 까며 한 호흡의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그런 몇몇 친구를 만나고 싶을 뿐이다.


기분이 안좋을때 카*** 의 프로필 사진을 바꿀때가 있다. 누가 봐도 뭔일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도록.

그러면 여기저기서 안부의 톡이 온다.'무슨일이니?"."큰일아닌거지?'...

이건 아니다 싶어서,얼른 수정한다. 별일 없다는 사진으로.별 생각 없이 한 행동이 친구들에게 걱정거리를 준건 아닌지 싶다.며칠 후 금요일저녁.(암묵적으로 금요일 저녁이면 모여서 저녁을 먹는 친구들이 있다.4~5명).평소에는 가볍게 먹는 저녁자리가, 술 자리(보통 4명이 만나는데,한명은 입에도 안대고, 한명은 1잔만 먹고,한명은 있으면 먹고,차가있으면 잘 안먹는다) 장소로 바뀌었다.

그런데,차를 갖고온 녀석이 '술한잔 해라',라면서 다 알고있다는 듯이, 부엉이처럼 두눈을 껌벅인다. '짜식, 별일없냐?' 라는 속마음이 들린다.

아마 작가도 이런 기분을 느꼈을 거다.댓글도 받아보고, 친구의 술도 받아보고.

그런데. 난 댓글도 좋고, 술잔도 좋다. 모두 나를 걱정하는 마음이 있는거니까.


더하기,빼기

아이가 난데없이 작가에게 묻는다.'2 더하기 9는? 거기에서 4를 빼면? 거기에서 13을 곱하면?'

작가는 91이라고 대답하고 깨닫는다.

'만약 4를 빼는 과정이 없었다면 두자리수 곱셈에서 막혔을 거라고'

빼는게 중요한걸 알아낸 순간이라고한다.

아마도 이책을 쓰게된 큰 동기일지도 모른다고 행각했다.

이책에는 우리가 많이 들어본 (나의 편견인가?) 속담, 명언등이 자주 인용된다.

그런 인용들로 인해 작가의 의중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이러이러하니 이렇게 하는게 좋다라는 직접적인 말보다는 훨씬 설득력이 있다.


다른 내용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슴에 남은 글로 마무리 하려한다.


젊음과 늙음의 차이.

물은 100도에서 끓는다. 젊음은 끓는 점 100도다. 이때는 당당하다.

다른 이들도 손이 델까 무서워 젊을을 건드리지 않는다.

열을 가하지 않으면 물은 점차 식는다. 중년이다. 이때는 스스로 질문을 하게 된다.

'나 지금 뜨거운가?'.'가열하면 다시 끓울 수 있을까?'.

다른 이들도 의아심을 갖는 건 마찬가지다. 뜨거운지 식었는지 확실치 않아 역시 건드리지 않는다.

하지만 김이 나지 않는 늙음은 얘기가 아주 다르다. 다시 끓기에는 시간과 노력이 걸린다.

스스로도 포기를 한다. 다른 이들도 식은 것을 확신하기에 무시한다.

결국 다른 이들은 아무렇게나 거리낌 없이 대하거나, 물을 버려 버린다.


이 글을 읽고 어떻게 해야 할지 한참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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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음 속에 새겼지만, 잘 안되는 내용이다.

다시한번 새겨보자.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받아. 제 느낌만을 자유롭게 기록한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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