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앤 수녀님의 동물 친구들 - 강아지, 앵무새, 그리고 즐거운 깨달음
조앤 치티스터 지음, 임정희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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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한국 사회의 특징 중 하나는 반려동물에 관한 관심이 커진데 있다. 오래전 가톨릭에서는 동물은 영혼이 없다고 해서 구원의 대상으로 보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서는 하느님이 세상을 만드실 때 자연과 온갖 동식물들을 인간과 함께 창조하셨기에, 동물도 궁극적으로는 구원에 이른다는 인식이 점차 강해지고 있으며,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난 생태신학이 신학의 주류가 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반려동물을 과거와는 다른 시각, 즉 우리의 이웃이며, 깨달음을 주는 존재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저자인 조앤 수녀님이 반려동물들(강아지 두 마리와 앵무새 한 마리)을 관찰하면서 얻은 삶의 여러 교훈이 담겨있는 책이다. 각기 다양한 개성을 지닌 동물들을 통해 함께 관계 맺고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 따스한 문체로 표현되어 있다. 수녀님은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영성생활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동반자인 동물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동물 친구들은 인생에 대한 또다른 차원의 의미와 비전을 일깨워주었다고 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이라면 이 책을 통해 동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삶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동물을 키우지 않는 분이라도, 현대 사회는 다양한 이들이 모여 살기에 다름으로 인한 어려움은 늘 겪을 것이다. 수녀님이 동물을 통해 얻은 인생의 깨달음은 우리 삶과 인간관계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참고로, 가톨릭 출판사에서 나온 반려동물을 다룬 책으로 다시 만날 거야(고양이, 강아지 편)”이 있다. 이 책은 특히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돕는 책이라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에게 매우 공감을 줄 것이다.

 

<책 속으로>

 

노자는 이런 글을 남겼다. “삶은 자연적이고 자발적인 변화들의 연속이다. 여기에 맞서지 말라. 그러면 슬픔만 생길 뿐이다. 현실은 현실이 되도록 내버려두라. 모든 것이 어떤 방식이든 원하는 대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하라.”.....우리가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의도치 않은 성장을 계속해 나갈 수 있다.

삶을 우리 계획에 맞추려고 끊임없이 애쓰기보다는 우리 자신을 삶에 맞춰 나가야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삶의 도전 중에서 무엇이 바뀌거나 받아들여져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

 

상처를 입을 때마다 우리에게는 자신을 더 많이알아낼 기회가 주어진다. 이럴 때 우리는 있는지조차 몰랐던 우리 자신의 일부를 발견하기도 한다. 자신에게서 최고의 모습을 끌어내려면 될 수 있는 것이 되겠다고 결심해야 한다. 될 수 없거나, 할 수 없는 일을 슬퍼하거나 후회하고 분개해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우리는 삶이 그저 주어지는 선물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조금씩 성장해나간다. 그러나 우리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삶은 한꺼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무슨 일이 닥칠지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모른다. 달리 말하면 우리가 늘 안다고 생각했던 것도 실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의미다.

 

모든 것에 아름다움이 있지만, 모든 사람이 이를 보는 것은 아니다. 아름다움을 볼 수 있을 때 인생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변화는 삶을 송두리째 뒤집어 놓는다. 변화로 인해 편안하고 예측가능하며 익숙한 것들이 사라진다. ..삶을 지탱하던 정신적 지주들이 눈앞에서 해체되는 걸 목격하면서 공포감을 느낀다. ..그럼에도 변화는 마음의 지평을 넓혀 주고, 우리 안에서 더 많은 걸 끌어내고 자유롭게 해준다. ..변화에 필요한 것은 과거에 대한 감사와 미래에 대한 신뢰다. 우리를 묶은 사슬을 벗어버리고 모든 가능성을 바라보아야 한다.


<이 책은 서평 작성을 위해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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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대건 바로 살기 -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 도서
생활성서사 편집부 지음 / 생활성서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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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림 제1주일(2020, 11.29)부터 내년 대림 제1주일 전날까지 (2021, 11. 27)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이 선포되었다.

 

생활성서사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을 맞아

<성 김대건 바로 알기><성 김대건 바로 살기> 2권의 도서를 출간했다.

 

<성 김대건 바로 알기>는 김대건 신부님의 전기와 업적, 그리고 영성이 오늘날을 사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와 교훈을 주는지 소개하는 책이다.

 

그리고 지금 소개할 <성 김대건 바로 살기>는 김대건 신부님 삶에서 중요했던 순간들과 영성을 26가지 주제로 요약해서 소개하면서, 그 주제를 기반으로 한 묵상 기도와 삶의 실천을 이끌어주는 책이다.

바로 알기바로 살기를 동시에 읽어야 김대건 신부님의 영성은 비로소 각자의 삶 속에서 구현될 것이다.

 

이 책은 성 김대건 신부의 삶과 주요 영성을 주제로 26(6개월) 동안 묵상하고 기도하도록 구성되었다.

 

주제마다 다음의 5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주제- 김대건 신부님의 생애(에피소드)와 영성의 소개 및 묵상글

흔적 찾기- 각 주제와 연관된 신부님의 편지와 실제 기록을 통한 주제 내용 이해 및 심화

마음에 그려보기- 주제와 연관된 당시 상황과 신부님의 마음을 상상하기

말씀 읽기- 주제와 연관된 성경구절 소개, 예수님의 생애와 연관짓기

주간 묵상- 주제와 관련한 질문과 실천방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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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간 묵상 내용이 좋아서 일부만 소개하고자 한다.

 

<1: 대를 이은 신앙>

김대건 신부, 마더 데레사..이 분들은 오롯이 자신이 아닌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사셨습니다......내가 부모라면 자녀에게 가장 먼저 물려주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요?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산다는게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는 한 주가 되었으면 합니다.

 

<2주 가족피신>

불이익을 당할 것을 예상하면서 신앙을 지킨닺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나 자신과 가족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19주 옥중에서 1>

예수님께서도 김대건 신부도 고통과 죽음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온전히 겪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어떠한 방식으로 고통을 대면하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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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김대건 바로 알기가 전 생애를 다루기에 읽기가 다소 부담스럽다면, 소책자(140페이지)지만, 모든 삶의 궤적과 영성을 액기스만 모아 소개하고 묵상으로 인도하는 성 김대건 바로 살기부터 먼저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시중에 나온 묵상 기도서는 다양하지만 김대건 신부님을 주제로 한 책은 드문 것 같다.

김대건 희년을 맞이하여,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성당 모임보다는 개인 혼자하는 묵상 기도생활이 중요해진 만큼 이 책은 신앙 및 기도 생활의 좋은 지침이 될 것이다. 특히 종교조차도 개인의 탐욕을 부추기는 수단으로 전락해가는 현 시대에, 진정 하느님을 믿는 삶이 무엇인지 알고, 그 올바른 신앙관에 따라 살고 싶은 분들은 반드시 이 두 책을 읽어야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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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대건 바로 살기 -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 도서
생활성서사 편집부 지음 / 생활성서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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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건 신부님의 삶과 영성을 기반으로 26개의 주제로 구성된 기도 묵상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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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대건 바로 알기 -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 도서
김정수 지음 / 생활성서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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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림 제1주일(2020, 11.29)부터 내년 대림 제1주일 전날까지 (2021, 11. 27)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이 선포되었다. (참고로 희년50년마다 돌아오는 해로서, 가톨릭에서는 이런 의미와 정신을 담아 의미있는 해를 희년으로 선포해왔다. 이번 희년 선포는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교황청에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는 해를 희년으로 선포해줄 것을 요청해 이루어졌다.)

 

생활성서사는 이 희년을 맞이하여 김대건 신부님의 삶과 영성을 알 수 있는 성 김대건 바로 알기와 김 신부님 영성을 기반으로 한 묵상 기도서 성 김대건 바로 살기를 출간했다. ‘바로 알기는 전기적, 교훈적 측면이라면, ‘바로 살기는 실천적 측면을 다룬다고 볼 수 있다. 이 두 권을 함께 읽으면 각 장점이 극대화되기에 둘 다 추천한다.

 

성 김대건 바로 알기에서는 김대건 신부님의 모든 면을 총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1장부터 3장까지는 16세기 이후의 조선과 조선 천주교회, 김대건 신부의 어린 시절과 유학생 시절, 저작물과 선교 활동, 순교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를 간결하게 조명하고 있다. 4장에는 김대건 신부님이 구체적으로 어떤 영성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셨는지와 신부님의 행적이 오늘날 신자에게 주는 의미와 교훈이 들어있다. 진정한 어른이 없고 가치관이 부재한 우리나라를 생각해볼 때, 김대건 신부님의 삶은 많은 면에서 신자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새로운 가치와 롤모델을 제시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여러 용도로 가능하며, 소장가치가 있다.

 

우선 이 책을 통해 신자들은 김대건 신부님의 삶 속에서 보여준 신앙과 순교정신을 읽으면서, 자신이 천주교인으로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돌아보고 변화하도록 이끌어 줄 것이며, 신부님을 모르는 분들에게는 좋은 소개서가 될 것이다. 또한 주일학교나 성경공부 등 각종 모임에서 김대건 신부님에 대한 참고 자료로 쓰기에 좋다.

특히 묵상기도서는 그 자체만으로 김대건 신부님에 대해 에피소드별로 간략하게 알 수 있으며, 묵상기도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이끌어주기에 매우 유용하다. 묵상기도에 변화를 주고 싶거나, 기도 방법을 모르는 이들에게 선물해주어도 좋다.

 

특히 이 두 책을 읽고 기도하면서 성지순례를 한다면, 영적으로 알찬 희년을 보내게 될 것이다. 만일 조만간 코로나가 종식된다면, 내년 봄부터 신자들의 본격적인 성지순례 시즌이 다가올 터인데, 그 전에 반드시 이 두 책을 읽고 난 후에 방문해야 성인의 가르침을 올바로 깨닫고 삶으로 실천할 수 있다. 아는만큼 보고 느낄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성지를 아무 준비없이 가는 것과 미리 성인의 영성을 공부하고 가는 것은 그 효과가 아주 다르다는 것을 항상 체험했다.

 

또한 국내에는 잘 조성된 성지순례지가 많은데 코로나로 외국 여행이 어려운 이 시점, 일반인(비신자)도 이 두 안내서와 함께 김대건 성지 순례길 코스로 자신을 돌아보는 작업을 한다면 정신적으로 많은 성장과 함께 삶의 올바른 방향을 찾게 될 것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출판사 서평을 참고하기를 바란다.

 

성 김대건 바로 알기의 생활성서사 출판사 서평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0073585&memberNo=24876910&vType=VERTICAL

 

<책 속으로>

 

한국 천주교회는 2021년 김대건 희년 주제를 당신이 천주교인이오?”로 정했다...희년주제가 된 물음은 관아에 체포된 김대건 신부에게 한 관장의 물음이었다. 이에 김대건 신부는 망설임없이 그렇소. 나는 천주교인이오.”하고 답했다....175년만에 소환된 이 물음은 이제 우리 모두를 향해 던져진다...나는 천주교인에 걸맞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한국 주교단은 이 질문을 통해 성인이 지녔던 확고한 믿음을 오늘날 우리로 하여금 되새기도록 초대한다. -p.123

 

김대건 신부가 만난 하느님의 모습을 어떠했을까? 그는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하느님께 도움을 간청하면서, 하느님을 인간 문제를 해결하러 오시는 분으로, 필요할 때 당신을 드러내시면서 인간과 함께 하시는 하느님으로 이해했다. 그는 주님을 향한 열정으로 위험과 고난, 굶주림과 건강의 위험, 박해 등을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헌신했다. -p.133

 

그는 하느님이 부르시는 곳이라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떠났다. .모든 성인들의 특성은 하느님께서 부르시면 즉시 자기가 몸담고 있던 곳을 떠나는 것이다. 그것은 신앙인들의 특성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떠남은 결코 쉽지 않다. ..진리를 위해서 떠난다는 것은 자기 목숨을 걸고 떠나는 것이다. -p.136

 

신앙인들이 제일 두려워해야 할 것은 나는 신앙을 가졌다.”라며 안주하거나, “내가 가진 신앙보다 큰 힘은 없다.”라는 자만에 빠지는 것이다. 그런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끊임없이 새로운 것, 다가오는 위험과 고통 심지어 어둠까지도 모두 듣고 보면서 마주할 수 있는 마음을 지니며 살아야 한다...잘 떠날 수 있다는 것은 부르심에 충실하다는 뜻이다...김대건 신부는 떠남에 충실하다보니 순교에 이르는 종말론적인 삶까지 다다른 것이다..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하느님을 소유하려는 마음도 버린다는 의미이다. ..그렇지 않으면 하느님을 우리 편한대로 이용하려는 우상숭배에 빠지게 되고 온 백성을 살피시는 하느님의 뜻과는 전혀 다른 허상의 삶을 사는 위험에 빠질지도 모른다. -p.137

 

<참고>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을 맞아

신자들의 희년살이를 위해 특별 온라인 페이지를 오픈하고 희년살이 안내서를 발행했다.

 

희년 특별 페이지에는 신년 담화와 기도문, 희년 개막 및 폐막 의사를 비롯한 다양한 기념행사, 성령대회, 신앙대회 정보,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 추기경들의 메시지, 그리고 전대사 조건이 상세히 안내되어 있다. 전국의 희년 순례의 성지와 성당 정보도 검색가능하다.

 

특별 온라인 페이지 주소:

https://cbck.or.kr/jubilee-of-200th-StAndrewKim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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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와 젤리
엘렌 몽쟁 지음, 조연희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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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와 젤리 가장 평범한 그러나 위대한 성인

 

나는 오래전 가톨릭출판사에서 나온 [꼭 읽어야 할 그리스도교 고전] 시리즈 중 하나인 [성녀 소화 데레사 자서전]을 감명 깊게 읽었다. 그 후 성녀의 작은 길의 영성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해설서 격인 [소화 데레사의 삶과 사랑], [소화 데레사 사랑의 엘리베이터] (출판사: 바오로딸)도 읽었다.

 

그 전까지는 성인이 되려면 대단한 신앙심과 영웅적 모습(예언, 치유, 기적의 은사, 탈혼, 순교, 신학적 이론 정립)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런 능력이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는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면 평신도로서의 삶과 신앙관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소화데레사 성녀가 찾아낸 성인의 길은, 아주 작은 일도 사랑으로 행하는 일, 내 뜻보다는 하느님의 뜻을 우선으로 선택하는 길이었다. 성녀는 우리에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상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이 가장 본질적인 신앙임을 일깨워주었다. 이 책들을 보면 평범한 신자가 일상을 봉헌한다는 것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가톨릭출판사 신간 [루이와 젤리]는 최근 가톨릭 최초로 부부 성인으로 시성된 소화데레사의 부모님, 루이와 젤리에 관한 책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성인이라고 불리는 소화데레사 성인의 부모인 루이 마르탱젤리 마르탱부부를 성인품에 올렸고 결혼생활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했다. 교회가 이 부부를 성인으로 선정한 것에는, 가정 해체가 심각한 우리 시대에서 성가정이 나아갈 길과 진정한 겸손과 신앙심이란 어떤 것인지 알려주려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 부부는 성덕이란 엘리트, 수도자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닌, 모두에게 주어지는 은총임을 보여준다. 그들은 신앙심이 투철했지만, 인간으로서 겪게 되는 삶의 고통, 소소한 기쁨, 일상 속 시련, 자녀의 죽음, 심한 질병 등을 모두 겪었다. 그런데도 이 부부가 성덕에 도달한 이유는 어떤 시련에도 불평하지 않고 무슨 일이든 하느님의 사랑이라는 하나의 근원과 목표만을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신앙을 가지면 고통 없고 남보다 나은 삶을 살게 된다는 환상을 갖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고통뿐 아니라 삶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자세, 즉 삶에 대한 충실성인 것이다. 이 부부도 고통 앞에서 나약할 때도 있지만, 결국은 하느님의 뜻에 맡기는 모습을 항상 보여준다.)

 

코로나로 인해 가정교회(교회와 소규모 단체 중심이 아닌 가정-중심적 신앙생활)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이 부부의 생애와 남긴 편지들, 그리고 저자의 친절한 해설을 통해 성가정의 모습, 자녀교육, 봉사와 전도, 평신도로서의 신앙생활, 고통을 대하는(삶을 대하는) 신앙인의 자세 등에 관한 많은 교훈을 얻게 될 것이다. 하느님 앞에서 겸손한 삶을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게 될 것이다. 소화데레사나 루이와 젤리 부부 모두, 인생과 신앙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거나 단순한 소확행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삶의 매순간을 하느님의 뜻을 구하면서 충실하게 사는 것'만이 중요하다는 매우 현실적인 가르침을 주는 분들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은, 신앙과 겸손 그리고 고통의 신앙적 의미를 알고 싶은 분, 신자면서도 다른 세속적 가치에 우선을 두는 분, 다원화된 가치가 만연된 현대사회에서 가정과 부부의 소명과 사명 및 올바른 자녀교육에 관한 가르침을 얻고 싶은 분, 신앙에 대한 왜곡된 관점을 가진 분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책 속으로>


루이와 젤리는 그 어떤 일에서든 하느님의 뜻이 드러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이 뜻을 따르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뜻을 단념하였다. 이는 당시 흔히 볼 수 있는 태도는 아니었다. 성급한 이들은 자신의 뜻을 단념하는 것이 자유를 상실하는 것이라고 혼동했다. ..두 사람은 가장 큰 자유란 이기적인 결함이 담긴 자유 의지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 하느님의 뜻에 예속된 상태라고 가르쳐 준다. 진짜 노예는 죄에 예속된 사람이다....이 부부는 인생에서 고통을 마주하더라도 계속해서 피앗Fiat” 이라고 말했다. 고통과 마주하며 하느님 사랑 안에서 그 고통을 감내하겠다는 의미이다...이 부부는 영혼의 구원을 위해 일상의 사소한 불편함을 봉헌하는 습관을 들이면서 큰 역경을 봉헌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그들 자신을 봉헌할 수 있었다. -p.81~83. 3장 모든 것을 하느님을 위해

 

자녀의 죽음 앞에서 보여준 마르탱 부부의 모습은 인상적이었으나, 그들도 불사조는 아니었다. 젤리는 고백했다. “하느님, 고통스러워하는 것도 진절머리가 납니다! 제게는 조금의 용기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다른 아이들도 잃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 속에서 젤리의 불안은 커져갔다.....두 사람의 인생관 속에서도 이 시련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가장 불행하지 않은 사람일 뿐이야. 가장 지혜롭고 순수한 사람은 언제나 하느님의 뜻을 감수하고 가능한 한 가장 용기있게 자신의 십자가를 질 준비를 하는 사람이야.” 쓰라린 경험을 했지만, 원통해하지 않고 본질을 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말이다...그들은 어떻게 원통해하지도 않고 분노하지도 않은 채 이 모든 죽음을 견딜 수 있었을까? 답은 시련을 겪으면서 미약하게나마 고통의 신학을 만들어낸 두 사람의 깊은 신앙에 있었다. ..삶과 죽음의 주인은 자신이 아니었다. “주인은 선하신 하느님이야. 그 분은 내 허가를 받지 않으셔도 돼.” -p.160. 7장 시련의 시간.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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