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아가는 중입니다 - 세상과 소통하고 싶은 그녀의 생생하고 진솔한 이야기
조민 지음 / 참새책방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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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도나아가는중입니다 표현이 와닿았다. 애쓰고 수고하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고, 노력하지 않았는데 성취되는 건 없다. 가장 큰 병은 자신이 앓는 병이고, 최악의 상황은 자신에게 닥친 문제이다. 인간은 거의 대부분 자기중심적 사고를 한다. 저자인 #조민_의 이슈는 정치 기사에서 들었다.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과정이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던 그가, 이전과 이후 삶이 어떠한지 궁금했다. 최근 유투브 활동 역시 언론을 통해 접했다. 색깔이 너무도 다른 포털사이트 두 곳에 게재된 기사를 보면 전혀 다른 두 사람 이야기 같다. 관찰자의 관점이 농후하게 뭍어나는 것이다. 이슈에 대한 정치적 관점을 떠나서, 청년 조민이 지난 시간을 어떤 생각으로 보냈으며 맞이할 시간에 대한 이야기도 읽고 싶었다. 떨치기 어려웠을 시간에 대한 미련을 접고 앞으로 나아가기로 한 그를 응원한다. 스무해 가까이 교육현장 속 많은 사연들 중에도 이와 비슷하게 자신이 선택하거나 결정할 수 없었던 많은 이들이 있었다. 응원과 격려를 보내지만 안타까웠고 이겨낼 수 있는 바람만 담았다. 저자의 다부진 생활 모습을 보며 앞으로 그의 길이 어떠할지 모르지만 그의 진심을 응원한다. 올곧은 생각과 의지, 단단한 정신과 바른 행함이 느껴진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아끼며 채워 나아가는 모습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

■ 사랑받는 것, 대우 받는 것이 과연 나에게 있어서도 행복의 지표가 될 수 있을까? 절대 아니다. 왜냐면 그것들은 내가 조절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주는 것, 내가 존중하고 싶은 사람을 대우해주는 것은 내 의지로 가능한 일이다. (34쪽)

​■ 내 인생에서 사람들의 평가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의 시선을 내 인생의 판단기준으로 삼아버리면, 그 순간부터 내 삶은 남의 것이 된다. (68쪽)

​■ 부산대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에서도 문제 서류 중 동양대 표창장만 제출되었는데, 표창장은 입하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발표한 만큼(2021.9.30.), 행정소송만큼은 계속해야 한다면서 주변에서 말리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더는 법적 굴레에 묶여 생활하고 싶지 않았다. 문제가 된 학력과 경력 없이 새로이 출발하고 싶었다. (83쪽)

​■ 학교와 병원을 벗어난 밖의 세상은 굉장히 넓고도 깊었다. 이런 일이 없었다면 편안하고 순탄하게 살았을 테지만, 나는 요즈음 내가 몰랐던 '밖의 세상'을 경험 것 역시 내 삶을 단단하게 해준 초석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 모두가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과정이 아닐까? (98쪽)

​■ 처음에는 막막함과 동시에 앞으로 무얼 해서 먹고살아야 하나, 하면서 두려웠다. 하지만 내가 그토록 원했던 의사의 길도 인생에 놓인 여러 길 가운데 하나일 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120쪽)
□ 길지 않은 생이지만 자신의 삶 중에 시간의 대부분을 쏟은 길을 놓고 돌아서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생각과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인생사가 인과에 의해서만 흘러가지 않듯이, 인정과 수용의 과정을 거쳐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대로 또한 흘러가기도 한다.

​■ 내가 아직 부모가 되어보지 못해서 그런지, 나는 나 위주로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내가 부모님에게 도움이 되는 한 가지가 있다면 생각을 정말 단순하게 한다는 것이고 모든 문제를 아주 간단하게 정리해버리는 것이다. 이처럼 같은 상황을 완전히 다른 관점으로 보는 것은 순전히 내 몫이자 나만의 특장점이다. (183쪽)
□ 그의 장점에서 삶의 지혜를 배운다. 시선에 묶이지 않고 문제의 상황에 몰입되어 자신마저 놓아버리지 않는 단단한 심지를 배운다.


#조민에세이 #에세이 #조민에세이 #오늘도나아가는중입니다 #청년에세이 #응원 #격려 #좌절 #고난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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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 - 평생을 수치심과 싸워온 우리의 이야기
로라 베이츠 지음, 황가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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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시기만 되면 온라인 카페를 달구는 이혼 및 양가에 대한 험담 등이 난무하다. 제사가 문제라며 유교의 구시대적 발상은 조선으로부터라며 조상탓도 한다. 미투 운동이 확산될 무렵, 사법 및 교육 현장 등 영향을 미치지 않은 곳이 없었다. 이 상황은 여성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간혹 날 것의 비난 중에는 여자들의 징징거림은 전근대적 사고 발상, 피해의식에서 비롯되었다고 일축하기도 한다. 양성 평등이 거론될 때면,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병역 문제를 양립하여 토론장에 올려놓는다. 인류 역사 발전 과정에서 남성 위주의 권력이 형성되었고 근대 사회에 이르러 여성의 역할이 두드러지고 인권에 대한 인식의 변화로 이러한 문제는 화두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편향적인 권력 구조로부터 소수 혹은 약자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음을 살필 수 있다. 여성뿐 아니라 장애인, 성소수자, 아동, 난민, 흑인 등 사회적 우위를 점하지 못한 이들의 열악함을 대변하는 이야기다.

영국의 최근 실태 조사 결과 등을 반영하여 성토하듯 써내려간 이야기가 다소 거칠고 날 것 그대로 느껴진다. 2000년대 영국의 현실이라고 믿고 싶지 않은 상황이나 통계치가 게재되어 다소 충격적이다. 현실에서 느낄 비애, 좌절, 절망 등에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거대하고 체계적인 대안이 제시된 것도 아니다. 이전부터 제기되었던 가부장적 구조에 대한 인식 제고, 다양한 계층의 생각을 반영한 정책 등이 실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개인이나 소수의 주장이 아닌 '일상 속 성차별 프로젝트 사이트'에 게재된 사례처럼 결코 개인의 문제, 사적이고 우연이 아니라고 말한다. 변화하지 않거나 더디게 변화 중인 사회도 있을 것이다. 거대한 흐름의 방향을 거스를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고한 권력 구조의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서는 날 선 공격과 갈등보다는 대화의 장을 이끌고 더디지만 합의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그 둘은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와 성희롱과 억압이 흔한 사회, 대개 백인 이성애자 비장애인 남성의 우위와 특권이 공고한 사회에서만 나타난다. 우리는 이런 이야기들이 개인의 문제라고, 사적이고 우연한 목록이라고 생각해왔다. (27쪽)
□ 여성 스스로도 개인의 문제, 사적이고 불운하여 발생한 일이라고 생각하여 침묵해왔다. 소수의 용기있는 발언이 다수의 침묵을 깼다.

■ 사회에서 뭔가를 당연시하면 우리 자신도 그것을 당연시하게 된다. 우리는 '네 잘못'이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그 말이 사실이라고 믿기 시작한다. (62쪽)
□ 완벽한 피해자의 구성 요소를 갖추지 않는다면, 자신의 옷차림, 이성관계, 생활패턴 등이 가해자로부터 성관련 폭력에 노출되도록 원인 제공자로 비춰진다. 스스로조차.

■ 목적은 여자들에게 어떤 책임도 없다고 선언하거나 아무런 노력도 하지 말라고 부추기기 위함이 아니다. 여자들에게 불리하게 설계된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이미 성취한 것을 상찬하고 지금껏 그들이 직면해왔으면서도 콕 집어 말할 수 없었던 장벽에 대한 정당한 분노를 표출하라고 말하기 위함이다. (70쪽)
□ 목소리를 내야 한다. 가장 먼저 자신이 들을 것이고 자신 탓이 아닌 것을 인지하게 될 것이다.

■ "그녀는 집에 걸어가고 있었을 뿐이다"와 "그녀는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다"가 한동안 트위터 트렌드에 머물렀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가 남성 폭력에 희생된 여자들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정확히 말해준다. 그들 중 일부는 애도받을 권리가 있다. 착한 여자. 완벽한 피해자. 상냥하고 예쁘고 순수하고 신중하고 길을 벗어나거나 빨간 모자처럼 늑대와 이야기하지 않았던 여자.(111쪽)
□ 애도하면서 사회의 시스템이 작용된다. 규범 속 피해자만이 완벽한 피해자로 작용되도록. 혹시 새벽길 귀가였던지, 마약 복용자라던지 했을 경우 성폭력을 행사하는 가해자보다 그 피해자의 행위와 상황이 주목받는다. 이에 대한 대책도 마찬가지로 사회의 시스템이 적용된다. 여성의 귀가를 재촉하고 예방을 위한 도구를 소지하도록 한다. 성별이 뒤바꾼 사건에서 남성에게 이와 같은 대책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이 문제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 경찰은 내가 성폭행당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폭행 전에 내가 그 남자에게 키스했으므로 그 뒤에 이어진 모든 성적인 행위에도 동의했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146쪽)
□ 너무 먼 과거의 사례라고 지적할 수도 있다. 책에 실린 사례는 '일상 속 성차별 프로젝트 사이트'에 기재된 내용을 토대로 2022년 최근까지 기록이 담겼다. 성관련 피해자가 실제 용기를 내어 신고하는 기간이 제법 걸리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과거와 달라진 점이 거의 없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용기내어 신고하였지만 사건화되지 않고 기소되지 않는다. 2020년 '독립사건'이라는 제목 아래 쓰여진 통계표에 따르면 가해자의 98.6퍼센트가 무죄 선고를 받는다.

■ 우리가 이런 범죄를 묘사할 때 사용하는 표현도 우리의 접근 방식에 성 고정관념이 얼마나 깊이 뿌리박혀 있는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강간을 "합의되지 않은 섹스"라고 부르지만 절도를 '합의되지 않은 대여'라고 하지도, 납치를 '합의되지 않은 여행'이라고 하지도 않는다. 한마디로 수사와 기소를 하는 데 잇어서 피해자에 대한 편견히 성범죄만큼 견고하게 뿌리박혀 있는 범죄는 없다. (159쪽)

■ 우리는 이미 성기노출 사건이 재판까지는 가는 경우가 얼마나 드문지,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 수와 법적 정의를 실현한 사람 수 사이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를 봤다. (172쪽)

■ 다양한 시스템 간의, 다양한 권력 및 억압 형태 간의 교차성을 한번 인식하고 나면 한 분야의 억압을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다른 분야들과 중첩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함을 알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성별을 기반으로 한 억압을 식민지지배 또는 원주민 억압 또는 기후 재난 또는 카스트제도 또는 해로운 종교적 근본주의 또는 가난 또는 기괴한 부의 양극화를 만들어내는 자본주의적 상업화와 분리될 수 없다. (224쪽)
□ 젠더 차별에 인식한 성희롱, 억압은 사회·경제적 약자의 상황과 교차되어 한 가지 기준만으로 인식되지 않고 해결되지 않는다. 열거된 사례의 #목록_은 피로감을 준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포기하기에는 너무 많은 여자의 삶이 위험에 처해 있다. #글로리아스타이넘_이 말했듯이 "권력이 있는 곳에서 눈을 떼지 않는" 다면, 우리의 관심이 표출되고 꾸준히 전달되어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믿어보려 한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도서협찬 #목록 #여성인권 #인권도서 #페미니즘 #페미니즘도서 #장혜영 #하미나 #소수자 #연대 #로라베이츠 #황가한옮김 #영국여성 #영국페미니즘 #인문교양 #인문도서추천 #양성평등 #여성문제 #여성학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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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인공지능을 만나다 - 진화학자가 바라본 챗GPT 그 너머의 세상 아우름 56
장대익 지음 / 샘터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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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에 과연 지식과 기술 전수의 교육은 필요할까? 이 질문 하나로 사라질 직업, 영역이 많다. 차이는 관점이다. 인간의 문명은 지식과 기술의 전수이지만 그것만 담지 않았다. 과정의 현장에는 수많은 관계로 이뤄졌다. 학습자 간의 상호 협력 및 갈등이 있고, 주어진 정보를 검색하는 것과 달리 전수받는 과정은 더디고 내면화 되기까지 확인과 절차가 필요로 하다. 인류가 이룬 문명은 지능적 차원의 진보뿐 아니라 수평적 차원의 배분을 위한 확산이 있었다. 이는 지식의 진보 너머 공동체를 바라보는 무언의 의식이 작용된 것이다. 진화학자인 저자가 바라본 동물과 인간의 세계의 차이점은 여기에 있다. 인류의 역사에 파괴적인 서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상대를 공감하여 함께 끌어안고 나아가고자 하는 인류애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다른 존재로 규명하게 만들었다.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하더라도 인류는 여전히 독서를 통해 지식 습득 과정과 공감을 익히고 사람에게서 감정의 교류를 배워갈 것이다. 독서의 형태가 달라지고 사람 비슷한 존재와 교류하는 형태일지라도. 기술적 진보의 방향과 목적이 결국 사람일 것이므로.


■ 우리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우리가 어떻게 이 자리에 있게 되었는지, 그리고 무엇이 성공을 가져다주는지와 같은 큰 그림도 중요합니다. (10쪽)

​■ 검색의 시대를 넘어 지식이 생성되는 시대가 왔습니다. (22쪽)
​■ 2015년 9월 2일 아침, 터키의 휴양지 보드룸에서 해변으로 밀려온 3살짜리 아이의 싸늘한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78쪽)
□ 타국의 내전에 외교적으로 휘말리기 원하지 않았고, 자국 내 난민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이었던 유럽이 이 죽음으로 말미암아 변화를 맞이한다. 공감을 바탕으로 한 인간의 행위에는 이해타산을 넘어선다.


■ 인공지능 스피커가 아무리 깡통 같아도, 우리의 요구에 잘 대응하지 못해도 상호작용을 어느 정도 하면 정이 든다는 것입니다. (101쪽)
□ 다양한 실험을 통해 인간은 기계에게도 인간에게서와 같은 동일한 공감과 감정을 느낀다. 미래 사회에 대한 우려 중 하나가 인간 비슷한 인공지능이 감정적 교류까지 가능해질 때,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만 이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점이다. 올바른 방향, 즉 기술적 한계가 아닌 이용자의 의도를 믿지 못하는 것이다.

​■ 사람들은 인간의 정체성 중 알파고로부터 위협받은 단면을 '합리성'과 '정교성'이라고 여겼습니다. 이 부분은 이제 AI에 지는구나, '정교성'과 '합리성'을 인간의 특성이라 말하기 곤란하겠구나 깨달은 것이지요. (111쪽)
□ 동물의 세계가 만들지 못한 문명을 과학과 기술의 진보로 설명한다면 기계보다 못한 인간은 다시 동물처럼 한 단계 격하될 것이다. 인간과 문명의 특성을 초사회성으로 규명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협력하고 배려하는 문명의 정신적 조건.

​■ 사탕을 꺼낸다는 목표에만 관심이 있는 침팬지와 달리, 아이들은 '이게 뭔가 이유가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절차를 따라 합니다. 지식을 축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지요. (119쪽)
□ 획득에 따른 성취만을 인간 교육의 목적에 두지 않는 이유다. 인공지능 시대를 앞두고 교육의 방향이 공감과 배려 등 인성을 더욱 강조하고 정보의 홍수 시대에 독서를 학습 방법으로 두는 이유다.

​■ 이 사회적 지능, '공감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책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은 독서가 유능함을 준다고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독서는 공감력을 길러 주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146쪽)

​■ 정보를 검색하는 능력은 화려해졌지만, 사고력은 오히려 감소했지요. 그런데 AI를 잘 활용하려고 해도 질문은 잘해야 합니다. '질문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인데, 내가 지금 정말 알고 싶은 게 무엇인지 알려면 결국에는 '사고력'이 관건이지요. (152쪽)

​□ 스마트 기기 활용 방법 습득이나 빈도가 디지털 에듀테크의 목적이 아니다. 교육 현장에 스마트 기기가 보급되고 각 가정마다 기기의 보유량이 증가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신의 필요에 따라 사용 시간 및 빈도를 조절할 수 있고,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에듀테크의 목적이다. 인공지능 시대에도 여전히 사고력은 유효하고 이를 위해 독서와 내면화 과정은 필수다. 우리는 기계를 상대로 뛰어넘는 경쟁자가 아닌 활용하는 존재이다.

◆ 샘터사의 물방울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도서협찬 #다정한인공지능을만나다 #아우름 #인공지능 #샘터사 #청소년과학 #청소년인문 #청소년교양 #AI #인공지능 #챗GPT #청소년추천책 #책추천 #장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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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의 눈물 - 대한검국에 맞선 조국의 호소
조국 지음 / 다산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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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 시기, 경국대전의 완성은 유교적 통치 이념과 법치 실현이었다. 물론 시대가 달랐기에 대부분 지배층의 이익이 반영된 법치였다. 법에 의한 통치도 목적과 방향을 잘 살펴야한다. 성종 시기부터 중앙에 등장한 사림은 사화의 고난을 지나 선조에 이르러 붕당 정치로 확고하게 자리 잡는다. 붕당의 대립이 격렬해지자 왕권의 제한을 받는다고 여긴 숙종은 환국을 주도한다. 급작스러운 정권 교체가 정국을 혼란케 했으며 상대 당을 부정하게 된다. 정권 교체를 통해 당을 길들이는 숙종은 과연 왕권 강화를 통해 진정한 통치를 했다고 볼 수 있겠는가. 붕당 정치는 상대 당의 존재를 통해 합리적인 정책 결정 과정에 그 의의가 있다. 법치, 길들이기, 환국. 역사 속 유물이 환생한 듯하다. 저울의 추가 기울이면 균형은 무너진다.


훈구 세력의 권력 독점과 부패를 맞서기 위해 사림은 삼사를 통해 독점된 권력을 견제하고 균형을 추구하였다. 정의 추구가 목적이라던 사림 역시 정권을 장악하고 상대 당에게 권력을 뺏기지 않고자 제왕의 질서에 굴복하고 아부하며 상대 당을 제거하는데 혈안이 되었다. 역사는 알고 있지 않는가. 제왕이 만든 무질서와 그들의 무도함을.

​■ '법을 이용한 지배'가 아닌 '법의 지배'의 시간이 오리라 믿는다. (13쪽)

​■ 플라톤은 이렇게 경고한 바 있다. "정치참여를 거부하는 데에 대한 벌 중의 하나는 당신보다 저급한 자들에 의해 지배당하게 되는 것이다." (17쪽)

​■ 대한민국 검찰은 OECD에 속한 다른 국가의 검찰과 달리 '수사권',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 '기소권', '영장청구권' 등을 독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엘리트 집단을 손쉽게 제압할 수 있었다. (33쪽)

​■ 도대체 검찰 출신 인시가 차지하는 영역의 한계가 어디까지일지 궁금하다. (73쪽)

​■ 한편, 한반도를 둘러싼 4대 강국 간에 국익 중심 실리외교를 펼치는 정책 대신, '가치동맹'의 이름 아래 미국과 일본의 하위 파트너로 한국을 배치하고 중국 및 러시아와의 대결 구도를 강화하는 외교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92쪽)

​■ 집권 세력의 의지가 수사를 통해 관철되는 현실, 수사가 정치를 압도하는 현실, 수사가 법치와 동의어처럼 오용되는 현실을 계속 목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123쪽)

​■ 아무리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는 독재자라 해도 자유와 인권의 목소리를 완벽히 봉쇄할 수는 없다. 우리는 이미 최악의 독재 속에서도 변화를 일궈냈다. (135쪽)

​■ 법학은 정치가 다 반영해 내지 못한 사회·경제적 소수자들의 목소리도 법률에 온전히 반영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없다면, 법률은 '다수파의 전제'를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소수파'는 직간접적인 억압과 차별에 따라 정치·사회적 게토 안에 갇히고 만다. (141쪽)

​■ 법 공부를 잘하려면, 제일 먼저 사람과 세상을 보는 눈을 정립해야 한다. 법학은 '가치지향적 학문'이지 '가치중립적 학문'이 아니다. 어떠한 가치를 중심에 놓을 것인가를 스스로 분명히 하고, 다른 가치와의 소통과 타협을 추구해야 한다. (146쪽)

​■ 우리 사회에서 "법에 대한 존경"은 과잉 강조되고, "정의에 대한 존경"은 과소 강조되고 있다. (155쪽)

​■ 안토니오 그람시의 유명한 말을 되새긴다. "이성으로 비관하되 의지로 낙관하라." (210쪽)

​■ 소수 부유층 자녀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는 데 비용이 들더라도 공짜로 밥 먹는 아이와 제 돈 내고 밥 먹는 아이를 구분함으로써 발생하는 교실 내 부작용을 없앨 수 있다면 이 정책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225쪽)

■ 실업이 사회적 재난이라는 점을 외면하고, 불안정한 일자리 상태로 고통받는 국민들을 폄훼하면서 확인되지 않는 예를 들어 실업 상태의 국민을 모욕한 것이다. (228쪽)

​□ 복지를 시혜의 관점으로, 수치적 중간을 균형으로 아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가치가 아니다. 관점이 다를 수 있다에 방점을 찍어서 이것도 가치라고 우긴다면 역사의 수레바퀴는 과거로 회귀할 것이다.

#조국 #디케의눈물 #한국사회비평 #비평에세이 #칼럼 #시사칼럼 #정치에세이 #검찰 #대한검국 #조국교수 #다산북스 #정치에세이추천 #추천에세이 #교양도서 #교양도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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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조금씩 자란다 -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사랑의 말들
김달님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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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속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그 속의 소리에만 귀기울이다보면 에너지를 뺏길 때가 많다. 속해 있지만 밖에 두는 마음이 있어야 살아가기도 한다.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사랑의 말들이라는 부제처럼. 평범한 하루 속 한 장면, 일상의 단어와 문장들이 우리에게 사랑의 힘이 되어 준다. 1부 마음이 자라는 방향과 2부 사랑할수록 더 선명해지는 이야기는 라디오 디제이의 오프닝 멘트처럼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에피소드로 가득하다. 작정하고 가닿기 위한 대본은 아니지만 어제와 오늘, 우리가 지낸 날 중 하나로 마주한다. 그래서 지나와보니 더 소중하고 애틋하며 지켜내고 싶은 그것이 있다.

​대박난 주식 보다 시장에서 발견한 싱싱한 채소에 기뻤던 이야기, 우연히 쳐다본 가을 하늘이 좋아서 친구에게 사진을 보낸 이야기, 말갛게 웃는 아이의 모습이 좋아서 눈물이 나고, 멋부려 하는 말이 아닌데 잊혀지지 않는 한 마디에 감동하는 우리네 이야기가 담겼다. 그렇게 쌓인 매일이 우리는 자라게 하는 힘이 아닐까 싶다. 십대가 지나 성장이 멈춰버린 줄 알았던 어른, 어른이에게 죽는 날까지 자라는 삶을 가르쳐주고 일깨워주는 일기 같은 이야기이다. 이 글을 누구에게나 소중했지만 놓쳤던 누군가와 그 무엇을 돌이켜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 내가 살아보지 못한 여든 너머의 삶. 그 삶에도 여전히 기대하고 실망하는 일이 생긴다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도 여전히 나만 아는 기쁨을 간직하게 된다는 것. 그것을 잊지 말라는 것처럼. (25쪽)
□ 나이듦이 정지선을 향해 느릿한 발걸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삶은 마지막 그 날까지, 그 누구에게나 멈춰있지도 않다.


■ 멀리 사는 여동생에게 맛있는 쌀을 보내주고 싶어서였다. 남은 지원금은 몇 년 전 돈을 빌려주었던 고마운 이웃을 찾아가 빚을 갚는 데 썼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할머니는 내내 무거웠던 마음이 날아갈 듯 홀가분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 후로 나는 재난지원금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모처럼 좋은 쌀을 사서 밥을 짓는 사람을 떠올린다. (86-87쪽)
□ 누군가는 지원금을 수혜 대상과 금액으로 떠올릴지 모르겠다. 일방적이고 우울감을 주었을지 모를 단어에 따뜻함과 특별한 마음을 기억하도록 만든다. 건조한 이성으로 만든 정책의 단어가 사람 사이에 녹아드니 촉촉한 감성이 된다.


■ 참 이상한 일이죠. 갑자기 눈물이 핑 도는 거예요. 잘 익은 토마토를 보는데 왜 눈물이 나는 건지. (105쪽)
□ 어렵고 힘든 시기를 지나와서 누군가의 아픈 기억일까봐 두려웠던 시간과 장소, 다시 돌아가 서보니 지나왔음에 안도하고 감사하게 된다. 어제와 오늘의 힘든 날이 내일의 희망찬 미소가 되길, 동화같지만 현실 안에서 기대해 본다.

​■ 하다 보면 문장 대부분을 고친 흔적으로 한 페이지가 가득 채워지는 때도 있다. 그 종이들을 버리지 않고 오래도록 간직한다. 오직 나만 아는 시간이, 무언가가 되게 하기 위해 애써본 흔적이 여기에 남아 있으므로. (121쪽)
□ 누군가 집필한 글을 감수하고 심의할 때, 본래의 글을 앞뒤로 고치고 단어를 잘라내기도 한다. 지워낼 수 있도록 연필로 조심스레 흔적을 남긴다. 당신이 썼고, 내가 얹었지만 '되어지는 글'을 위해, '되어지는 과정'이기에.

​■ 어떤 여행은 기분으로 남는다. (150쪽)
□ 어떤 기억은 사람으로 남고, 어떤 사람은 기분으로 남는다. 나무와 하늘, 가을을 보면 어떤 사람이 떠오른다. 누군가를 떠올리며 따뜻하고 고마운 마음이 스며든다.

​■ 누군가가 전해준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더 많은 사랑을 누리지 못한 것이 아깝게 느껴진다고. 더 많은 사랑을 누리지 못한 것이 아깝게 느껴진다고. (242쪽)
□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일상이 주는 소소한 기쁨과 행복을 기억하며. 지나와 깨달은 것을 내일은 풀어낼 수 있기를 소망하며.

​◆ 창비서포터즈로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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