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셸비 반 펠트 지음, 신솔잎 옮김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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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볼륨으로 비유하자면 늦은 밤에 듣게 될 라디오 DJ 음성과 같다. 날씨 예보에 비유하자면 완연한 봄의 한밤중과도 같은 소설이다. 포근하지만 사위가 조용한 공원에 서 있는 느낌이다. 벚꽃이 하늘하늘 떨어지면 괜시리 작은 미소를 짓게 되듯이 펼쳐지는 에피소드 마다 살며시 웃게 만드는 이야기다. 하필 사월이어서 그런지, 다 키운 아이를 상실한 부모, 그것도 30여 년이 지나도록 가슴에 묻고 살고 있는 인물의 독백과 같은 이야기는 가슴을 아리게 하면서도 기나긴 세월에 묻혀 아픔을 쉽게 꺼내지 못하는 망설임이 느껴진다. 토바는 열여덟 살 아들을 바다에 뺏겼다. 사건은 제대로 조사되지 못하고 자살로 종결되었다. 그 아이가 살아있었다면, 행복했던 아이가 정말로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면 사유라도 알고 싶은 아픔과 슬픔이 세월에 숨겨져 있다. 얼마전 병마로 남편까지 잃게 되면서 토바의 삶은 상실의 연속이었다. 또 다른 등장인물 캐머런은 아홉살에 유일한 부모인 엄마마저 떠난다. 약에 빠져서 엄마의 언니인 진 이모가 양육자가 된다. 충분한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하지만 평범하고 보통의 삶을 시작하지 못한 자신의 삶은 계속 어긋나 있었다. 직장 생활을 꾸준히 해 본 적도 없고 제대로 된 관계를 맺은 적도 없다. 그런 그가 우연히 친부를 찾을만한 단서를 얻게 된다. 그래서 소웰베이로 향하게 된다. 그곳 소웰베이 아쿠아리움 청소부 토바를 만나게 되고, 캐머런 역시 그곳에서 일하게 된다. 이 아쿠아리움에는 인간의 지능과 감성을 넘어선 거대태평양문어 마셀러스가 있다. 두 인물의 연결고리이자 현실 세계에서 가질 수 없는 따뜻하고 유쾌하면서도 다정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판타지 같은 요소가 바로 마셀러스의 시선이다. 550여 쪽을 읽는 내내 다정하고 따뜻한 포옹이 느껴지는 이야기다.

​■ 평범한 가족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밧줄 같은 게 주어지는 걸까. 캐머런은 평생 가질 수 없었던 것이. (94-95P)

​■ 바다가 깊숙이 간직한 비밀이란 이런 것들이다. 내가 다시는 탐험할 수 없는 것들. 그때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스니커즈 밑창과 끈, 단추, 복제 열쇠를 모두 챙길 것이다. 전부 다 그녀에게 전해줄 것이다. 그녀의 상실에 위로를 전한다. 이 열쇠를 돌려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다. (155P)

■ 생명체들이 자신만의 작은 구멍을 누리게 두자고. 그렇게 생각하며 토바는 소리 내어 웃었다. (170P)

​■ 그런데, 전에 있던 청소부와 새로 온 청년은 말이다. 걸음걸이가 똑같다. (297P)

​■ 대체로 나는 구멍을 좋아한다. 내 수조 위에 있는 구멍이 내게 자유를 준다. 하지만 그녀의 심장에 생긴 구멍은 싫다. 심장이 세 개인 나와 달리 그녀의 심장은 하나뿐이다. 토바의 심장. 그 구멍이 메워지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할 생각이다. (368P)

■ 내 수조까지 그 짧은 여정에도 기력이 달렸다. 나날이 약해지고 있다. 무거운 반지를 챙겨 내 동굴 안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다음 여행을 위해 체력을 보충해야 한다. 내 마지막 여행 말이다. (501P)

​◆ 창비미디어 서포터즈로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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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감정
김용태 지음 / 미류책방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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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이성, 감정 등을 포함한 자신의 정체성을 세워가는 과정일 것이다. 먹고 일하고 자는 등 생존을 위해 여타 동물과 같은 행위를 하고 있지만 이성과 감정 등으로 의미 부여하는 것은 다르다. 분노조절장애, 우울증 등으로 기사화된 사건만 보아도 감정은 인간으로서 살아가는데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과거와 달리 자산의 감정과 정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자발적으로 정신과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궁극은 자신에 대한 이해를 더하는 것이다. 겉으로 드러난 화, 분노, 슬픔 등의 감정 밑에 자신의 진짜 감정이 무엇인지 이해를 더하여 삶의 부담을 덜어내고 싶은 것이다. #김용태 저자가 말하는 가짜감정은 타자에게 투영된 감정이 아닌 감정의 소유자가 자신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에 대한 인정, 상황과 감정에 대한 분리 등이 앞으로 한 발짝 나아가는데 도움을 준다. 사례를 들어 상황과 대화 속에서 처리되지 못한 감정을 보여준다. 내버려진 감정으로 인하여 관계가 무너지고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서 비슷한 감정과 공감을 공유한다. 그리고 한 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게 만든다. 목차의 제목만으로도 우리가 갖는 고민, 벽에 부딪힌 상황을 알 수 있다. 알고 있다고 착각한 자신과 자신의 감정을 알아채고 그 감정의 주인인 자신에게 말을 걸고 대화하면서 나아지길 희망 갖는다. 상황과 환경이 좋아질 수 없지만 그 속에 처한 자신만큼 변화함으로써 다르게 대처할 수 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감정을 이끌고 가는 주체적 자아를 만들어가는 #가짜감정 #김용태 저자의 이야기가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 당위적인 사람이었다. 당위적인 사람들은 '~~해야 한다' 같은 형태의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이들은 누가 요청하거나 자신이 뭔가를 계획하면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요청이나 계획을 성실히 이행하고 남들에게도 같은 것을 기대한다. (33p)

​■ 본인이 괜찮은 사람이라고 믿고 살았는데 알고 보니 자신이 욕했던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임을 받아들이는 것은 맷집이 필요한 일이다. 본인은 그 사실을 받아들임으로써 위축되는 느낌이 들겠지만, 그것을 볼 수 있는 내적인 통찰력이 생긴 것은 성장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95p)

■ 다른 사람의 잘못을 바로잡으려면 마음을 가라앉힌 평온한 상태에서 상황 판단을 해야 한다. 그것도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으로 얘기해야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다. 그러지 않으면 반발만 키우게 된다. (142p)

​■ 자신의 주제를 알고 나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서 분명한 이미지를 갖기 어려워한다. 지금까지 자신이라고 믿고 살았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자신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212p)

​■ 많은 사람들이 악을 미워하기 때문에 자신은 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악에 대한 미움도 미움이기에 역설적으로 이미 악의 세계에 들어왔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결국 이 생각이 악이 아니려면 악을 행하는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그들을 포용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218p)

​■ 많은 사람들이 모순된 것이 동시에 존재하는 세상을 받아들이지 못해 파편화된 삶을 산다. (224p)

■ 어떤 감정을 느끼든 감정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부정적 감정이든 긍정적 감정이든 감정을 느끼게 된 이유가 있고 그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다. 감정에 얽매여 왜곡된 삶을 살지 않으려면, 역설적으로 어떤 감정이든 환영해 주고 돌봐 줘야 한다. (224p)

자신 안에 부정적인 감정을 내버려두지 않고, 깊게 들여다보고 실체를 깨달아 끄집어 낼 수 있어야겠다. 옳고 그름이 아닌 부정과 긍정적인 자신 안에 여러 모습을 인정하고 보듬아 안아 양팔 저울에 놓을 수 있는 진솔함이 필요하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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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변호인이 만난 사람들 - 사건 너머 마주한 삶과 세상
몬스테라 지음 / 샘터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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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더글로리 인기로 인해 학교 폭력의 가.피해 현실을 좀 더 깊게 볼 수 있었다. 그 속에 몸 담고 있는 입장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이뤄지는 일은 가해자도 피해자도 학생이기에 양쪽 모두에게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가해 학생에게 처벌 뿐 아니라 이후 반복되는 일이 없고, 바르게 커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법범자를 변호하는 입장도 마찬가지다. 가해 및 범법 행위에 동의 해서, 그들을 돕는 것이 아니다. 부제처럼 #사건너머마주한삶과세상 그 진실을 바라보는 것이다. 극악무도하여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 및 그들에 대해 논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내용과 사람을 벌하기 위해 법이 존재하는 것인가 싶은 경우가 있다. 때로는 이런 이들을 도와야 하는가, 피해자의 인권은 도대체 어디서 보상받아야 하는 것인가 의문이 들때도 있다. 우리가 만든 기준이지만 진리가 될 수 있는 법 앞에서 우리는 고민하고 그 속에서 허우적대는 이들을 바라본다. #어머님같은변호사 라고 불리는 존재, 누군가에게 어른이고 보호자이기도 했으며 한번도 축하받지 못한 생일을 알아채주는 존재이기도 했던 이의 고백 같은 이야기다.

■ 우리는 법정 앞에서 각자 다른 것을 기억하며 한참을 소리 없이 서 있었다. 어느새 뒤돌아선 노인의 뒷모습을 눈으로 좇다가 할아버지가 다음번에 어떤 기억을 떠올린다면, 그 기억은 할아버지를 안심시키는 기억이기를 바랐다. (32-33p)

자신과 삶을 잊어버린 이는 범법 행위를 기억하지 못하고 억울하다며 호소한다. 누군가의 남편으로, 아버지로, 사회인으로서 살아온 세월을 다 잊어버린 이가 법정에서 뒤돌아선다.

■ 부들부들 떨며 아버지의 목을 조르고 있는 그 아들에게서 나는 어린 남자아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만 본 것은 아닐 것이다. 분명 소년의 모습이었다. 서럽게 울며 '죽어버려, 죽어버려'라고 말하는 소년에게 피고인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 (66-67p)

삶의 고난에 인과관계가 있다면 논리적으로 풀어나갈 것이다. 하지만 행과 불행이 순서없이 가혹하게 찾아오는 것이 인생이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서로 고를 수 없듯이 고통을 주는 존재가 가족일 수 있다. 약자가 일방적인 폭력과 억압 속에 살아가지 않도록 우리의 관심과 사회안전망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언론에서 다루는 이야기가 공기 중에 흩어지지 않도록 사람들의 눈과 귀를 거치고 제도로 안착되도록 힘써야 한다.

■ "아들이 쉽게 돈 벌려고 이 일을 한 거잖아요. 엄마가 남한테 피해 주지 않으려고 이렇게까지 하는 모습을 아들이 보면 깨닫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73p)

교육 현장에서 가해자 부모의 태도도 천차만별이다. 애쓰고 노력해도 어긋나기에 포기했다며 '나몰라라' 하는 경우, 사람과 상황이 좋아질 가능성은 제로다. 부모가 바르고 올곧다고 하여 자녀도 반드시 결이 같지는 않다. 하지만 잘못된 일을 누군가는 바로 잡고 저지른 자가 책임지지 않을 때, 그의 부모가 나서서 바로 잡으려는 그 책임이 사회를 지탱하게 만든다. 피해자를 더 멍들게 만들지 않고 누군가는 용서를 배우고, 누군가는 더 큰 잘못을 저지를만한 길로 빠져들지 않게 된다. 쉽지 않지만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 "아, 솔직히 사람 싸다구 때리는 게 죕니까? 네?" 그 순간 나는 가슴속에서 삼선 슬리퍼를 꺼내어 파파팟 까치발로 바닥을 딛고 공중 부양해서 피고인석으로 날아간다. 그리고 슬로우 모션으로 슬리퍼를 든 손으로 위로 치켜올렸다가 그 난동남의 오른쪽 뺨에 쫙 날리고 "싸다구 때리는 게 죄가 아니라며"라고 말하며 착지한다. 이런 상상을 하며 나는 품위를 잃지 않은 자세와 표정으로 계속 서류를 훑었다. (96p)

진상. 사회 어디서나 진상은 존재한다. 총량의 법칙이 존재하듯 진상은 진상짓을 통해 의욕을 꺾고 좌절시키며 내적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진상은 마주하는 것이 아니다. 피해야 한다.


■ 변호인이 그 사람이 잘못되는 일 없도록 내 가족의 일처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오로지 그 사람에게서 풍겨 나오는 것이다. 기록에 나타난 그의 지난 삶과 현재 그에게서 드러나는 자연스러운 성품과 태도 그리고 마음가짐이다. (108p)

■ 나는 그가 오기 전에 선의로 무장하고 그의 편에서 싸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에게는 전의를 상실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은 그가 내 방에 들어오는 순간에 생긴 게 아니라 그의 생 내내 만들어지고 쌓인 것일테다. (111-112p)

선한 이들의 공조와 유대가 우리 사회를 좀 더 밝게 이끌어 갈 것이라는 희망을 읽게 한다. 업으로 삼은 교육현장에서도 마음을 열고 열심을 다하는 것은 그런 희망을 읽어서이다.


■ 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세상 물정 모르고 무지한 것이 '고의'가 된다. 상식 역시 각자의 상식이 다르다. 법이 말하는 상식을 가지지 못한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여전히 법은 알지 못하는 것 같다. '가난은 어떻게 죄가 되는가'에서 맷 타이비는 "가난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온 세상이 법률적 지뢰가 묻힌 지뢰밭이다"라고 썼다. (135p)

사회적·경제적 약자에 대한 공동체의 끊임없는 지원과 유대는 결국 우리 사회에 대한 정체성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신분제에 맞서 싸운 이유는 사람으로서 권리를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차별하고 인간으로서 존엄을 존중받지 못해서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과 기회 박탈을 묵살한다면 우린 또다른 시민혁명을 맞이할지 모른다.

■ 아버지의 탄원서를 접지 않고 소중하게 품에 안고 돌아가는 피고인의 작은 등을 보면서 알 수 있던 것은 피고인에게 필요했던 건 돈이 아니라 어른이라는 사실이었다. (164p)

기관의 보호 속에서 성장하여 어른이 덜 된 채로 사회로 나온 어린어른. 버림 받은 줄 알았지만 사실 양육할 수 없던 아버지의 고백 같은 탄원서를 품에 품은 피고인 사연은 우리가 만들어 갈 사회안전망의 방향을 제시한다.


■ 심장과 혈관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심지어 아주 깨끗했다. 혈압도 정상이었다. 그때서야 깨달았다. 가슴 아픈 일이 자꾸 생기면 진짜 가슴이 아프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171p)

피고인의 악행에 힘들고, 악의 없이도 범법 행위를 하게 된 피고인으로 인하여 마음이 아프면서 변호인은 진짜 병을 얻게 된 것이다. 사선변호인으로서 일 할 때 만나지 못했던 이들을 국선변호인으로서 만나게 된 피고인을 통해 사회의 넓고 깊은 관계를 더욱 바라보았다는 고백. 발 딛고 있는 이 사회를 우리 모두는 아직 다 모르는 것일 거다. 정책을 제안하고 제도를 만드는 이들이 사회의 목소리에 더 귀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 그러나 가엾고 불쌍한 삶에는 진입 장벽이 없다. (183p)

평범하고 보통의 삶을 사는 대부분 사람들에게도 언제든지 피고인과 같은 불행을 마주할 수 있다.

■ 나는 늘 내가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법적 지식과 시간, 마음, 때로는 애정까지 나만이 피고인들에게 항상 무엇을 주고 있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때때로 나도 그들에게 이런저런 마음과 위안, 용기와 힘 등 무형의 선물을 받는다. 종종 예상치 못하게 받는 이런 선물은 또다시 내 속을 주는 마음으로 가득 채운다. (236p)

#국선변호인 이야기는 감사의 마음을 갖게 했다. 일로서 마주하는 이들에게 위로와 격려할 수 있으며 직접 겪지 못한 이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스스로 성장할 기회이기도 하며 사회에 대한 이해를 키워갈 수 있기 때문이다. 범법자 피고인이 아닌 그 삶이 어렵고 힘들었기에 이해하고 위로하는 자로 거듭나게 되고, 돕는 손을 더하는 존재로서 오히려 성장하게 된다.

​◆ 물방울 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물방울서평단 #샘터 #도서협찬 #국선변호인 #국선변호인이만난사람들 #몬스테라 #국민참여재판 #변호사에세이 #에세이추천 #추천에세이 #샘터사 #재판 #법정 #변호사 #재판에세이 #사건너머진실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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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장, 인생 그림 - 아트메신저 이소영이 전하는 명화의 세계
이소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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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있을 때 받는 편안한 느낌과 비슷한 또 하나의 휴식처는 그림이다. 바쁜 일상 중 그림 한 장이 주는 풍경 안에 스며들 때면 소란스러운 마음이 가라앉는다. 특히 #구스타브카유보트 #파리의거리비오는날 그림 안 사람들은 서로에게 무심한 듯 갈 길을 간다. 비가 내리지만 한 쪽 손에 든 우산 안에 몸을 숨긴 사람들은 바삐 움직이지 않는다. 거리의 바닥은 빗물이 스며들어서 축축하고 걸을 때마다 비내음이 올라오는 듯 하다. 그림 뒷면 전체 배경은 건물이 차지 하지 있지만 도시의 비오는 풍경 안에서도 차분하고 조용한 장면을 눈에 담을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아트메신저 #이소영 저자의 #인생그림 중에서 한 가지 나의 #인생그림_을 만났다.

​#프레드릭차일드해섬 #비오는자정 그림이다. 소개된 그의 작품 외에도 검색하여 살펴보니 비오는 날의 풍경이 유화와 수채화로 다양하게 남겨졌다. 보는 이의 마음을 따라 보여지고 해석되는게 그림의 풍경이라는데 비오는 늦은 밤의 풍경은 그리움과 평안함이었다. 저자는 고독함을 이야기했지만 마음은 날씨만큼 변화무쌍하지 않는가. 비오는 창 너머로 살피는 바깥 풍경은 뚜렷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흐릿하다. 하루를 끝맺음하는 시각, 되짚어보면 그럭저럭 괜찮았다고 마무리 맺어본다. 미술사적 의미와 기법, 작가의 철학과 이념, 작품의 가치를 떠나 오로지 그림의 장면 안에 보는 이가 함께 담기는 풍경 만이 진실을 마주하는 순간이지 않을까 싶다. #하루한장 #인생그림 이야기가 건네는 진실한 이야기는 작가의 에세이기도 하지만 #미술이야기 중에서 가장 깊은 #그림이야기 이기도 하다.


누구나 하나의 작품을 평생
같은 온도로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림이라는 것은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감정에 따라
매번 다르게 해석되고 읽힌다.
본문 19쪽, 저자 이소영

■ 누구나 다 힘든 날이 있다. 하지만 유독 이유 없이 힘들고 억울한 날은 좀처럼 자신의 마음도 이해하기가 어렵다. (49p)

■ 클레는 스위스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의 국적을 따라 독일 국적으로 독일에서 활동했다. (170p) 클레가 그린 많은 추상화에는 색채에 대한 끝없는 탐구, 도형들의 미학과 질서에 대한 이상이 돋보이지만, 그가 만든 손 인형은 순박하고 자유롭기에 새롭다. (175p) 클레에 대해 알아갈수록 그를 어떠한 장르로 분류한다는 것이 무의미함을 깨닫는다. 그는 추상과 구상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내적 심상을 표현했고, 움직임과 리듬 그리고 회화를 시처럼 구현해낸 작가다. (176p)

#파울클레_는 가장 사랑하는 작가 중 하나이다. 그림에 대한 형식, 수준, 가치 등을 그림 자체로 가장 자유롭고 순수한 정신을 담아낸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그릴 수 있고 바라볼 수 있으며 이야기하도록 이끈 이라고 생각한다. 그에 대한 저자 #이소영 글은 좀 더 클레의 그림을 아끼고 오래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심어주었다. 현학적인 글은 권위가 느껴질지 모르지만 지지 받기 어렵다. 권위보다 지지 받는 클레의 그림은 사랑스럽다.

​■ 화가란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을 매일 보고 포착하는 사람이 아닐까? '매일 작은 것에 감동받는 사람이 되자'는 나의 또 다른 삶의 목표이기도 하다. (213p)


#클로드모네_의 눈오는 풍경 중 일부이다. 같은 주제이지만 매일 달라지는 빛을 따라 그린 그림은 일상과 꾸준함을 보여준다. 일상의 변화와 바라보는 작가의 변화도 함께 담겼을 것이다. 젊은 시절, 목적의 대상으로 바라보던 시각은 이제 자신조차 일부가 되어 그림 속에 녹아들었을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모네의 작품이 스며들듯 자꾸 떠오르는 이유도 이와 같을 것이다.


■ 나의 작품은 무엇인가를 명확히 밝히기 위한 것이 아니다. 내 작품은 마치 음악처럼 영감을 주고 인과관계가 없는 애매모호한 세계로 인도하기 위한 것이다. -오딜롱 르동 (246p)

#키클롭스 눈과 시선, 수줍은 미소는 자아를 들여다보게 한다. 외향은 부족하고 나서기 힘든 조건을 가진 존재이지만 요정 갈라테이아에 대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사랑스러운 마음 자체에만 초점을 맞춰서 그림을 그려 낸 #오딜롱르동 작품은 시선에 대한 생각을 갖게 한다. 괴물 키클롭스가 사랑할 줄 아는 존재로 해석되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사물과 사람에 대한 해석이 일률적이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 보여지는 것에 대한 편협한 생각을 버려야겠다고 다짐한다.


#피에트몬드리안 작가는 #브로드웨이부기우기 작품만 떠오른다. #이소영 저가는 #아트메신저 이름처럼 작가의 의외성을 찾아준다. 소풍날 보물찾기에서 찾은 소소한 기쁨처럼 작가가 생애를 거쳐서 만들어진 스토리텔링 가운데 우리가 놓쳤을지 모를 소소한 기쁨같은 보물을 꺼내 보여준다.


■ 결국, 세상은 '알아봐 주는가?'와 '왜 몰라 주는가?'의 끝없는 반복이 아닐까? (526p)

알려진 그림 사이에 숨겨진 그림을 세상으로 내보내고, 익숙한 그림과 작가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작품의 주체로서 바라볼 수 있도록 그림의 풍경 안으로 이끈다. #하루한장 #인생그림 책을 읽는 동안, 아주 천천히 시간을 들여 책장을 넘겼다. 직업 특성상, 3월은 익숙한 낯설음이 넘치는 시간이다. 자칫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일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고, 지치고 힘든 마음은 그림을 통해 치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렇게 한 데 모아둔 전시회가 흔치 않을 것이다. 59명 작가의 수 많은 작품이 계절마다 다르게 읽히며 눈으로 마시는 힐링 타임을 만들어 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주관적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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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의 통찰 - 국제질서에서 시대의 해답을 찾다
정세현 지음 / 푸른숲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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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국제 사회의 민낯을 보고 있다. 저자의 표현을 따르자면 조폭의 질서와 다르지 않다. 우리는 북한과의 관계로 인해 국제 질서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자국 중심적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느 나라이든 자국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겠지만 우리나라는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했음을 역사적으로 살펴보고 통일 문제, 북핵 문제 등을 핵심으로 두고 앞으로 나아갈 외교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는 남북대화 운영부장, 대통령 통일비서관, 통일부 차관, 통일부 장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으로 일했다. 그는 남북관계를 국제정치와 연계시켜 분석하고 대책을 세우는 일을 업으로 삼았다. 남북관계와 관련된 국제관계 중 주요 사건을 거침없는 표현과 예리한 칼날 같은 시선으로 정리하였다. 외교사적 관점에서 우리나라 외교의 향후 방향, 통일 문제 및 북핵 문제를 풀어나갈 방향에 대해서도 저자의 견해를 가감없이 솔직하게 드러냈다. 핵심은 대한민국 외교의 자국 중심성이 더욱 강화되어야 하고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이유를 피력하고 있다. 저자의 견해이므로 다른 견해를 가진 이들의 논리와 반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쟁의 폐허에서 출발한 우리가 달라진 경제적, 군사적, 정치적 위상을 갖게 되었다. 저자의 통일, 외교, 안보 분야 견해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정치 입장에 따라 북한의 문제 해결 방식은 왜 다른가. 북한이 실질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미국의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 더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이 미국에게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중국과 미국 사이의 우리나라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북한 등 사이에서 우리는 어떻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가 등을 살핀다.


주제가 무거울 수 있으나 사건을 일목 요연하게 정리하고 저자가 위치한 자리에서 보고 들은 것을 바탕으로 가독성 높게 서술하였다. 또한 국제 관계 속 관련 회담 진행 과정 및 결과, 성명안과 같은 자료가 의미하는 바를 아주 쉽게 설명하고 해석하여 우리나라 현 시점의 국제관계를 바라보는 큰 틀, #통찰_이 담겼고, 냉철하고 예리한 #통찰 안목을 만들어준다. 국민으로서 통일, 외교, 안보에 대한 기본적 안목을 길러주는 지침서 같은 책이다.



■ 미국은 최근 중국을 억누르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동아시아 지역에서 구축해 놓은 절대적인 지위, 헤게모니가 흔들린다는 판단하에 중국을 포위해 들어가고 있는데, 여기에 한국, 일본 등 여러 동아시아 국가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바로 이런 사실이 미국의 힘이 빠지고 있다는 증거다. -23쪽


■ 미국의 대중정책이고 더 근본적인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라는 설명을 해도 그게 무슨 소용 있겠나. 중국을 미워하는 마음이 자연스러울 수 있지만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싫고 좋은 것이 결정되면 그다음부터 선악으로 대체해 버리게 된다. ..중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안 보인다. 못 찾는다. -79쪽


■ 한국 외교가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 속에서 순종하면 살 수 있었던, 대미 편향 외교를 지향하는 시대는 끝나간다고 봐야 한다. -192쪽



■ 핵이나 미사일 문제 등 한반도 상황 악화와 관련하여 행위자는 북한이지만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이나 전문가는 많아도 미국을 원인 제공자로 지목하거나 비판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227쪽


■ 종전 선언의 핵심 주체는 뭐니 뭐니 해도 미국이다.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 선언의 핵심은 북미 간에 군사적 불가침을 약속한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쪽에서는 "종전선언을 하려면 대북 적대시 정책을 먼저 철회하라. 이중 기준 적용하지 마라, 우리가 하면 도발이고 너희가 하면 억제고 자위냐"라고 따지며, 군사적 적대시 정책으로 가장 대표적인 한미연합훈련을 하지 말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259쪽



■ 미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는 협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릴 거다. 우리는 그게 가능성 낮은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대비해야 한다. ...중략....우크라이나 사태를 지켜본 북한은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277쪽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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