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하게 때로는 다정하게
히데시마 후미카 지음, 오민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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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히 흘러나오는 라디오 음악 소리는 누군가와 함께 하는 듯 느껴진다. DJ 음성이 나즈막하게 조용한 공간 속 울려퍼지면 외로움은 덜어지는 듯 하다. 특별히 귀기울이지 않아도 언제든 소리내어 공간을 차지해 주는 힘이 있다. 밝고 명랑한 DJ의 음성은 지루하고 나른한 마음에 활기를 불어넣어준다. 말에 담긴 내용과 더불어 사람의 음성에 담긴 색깔과 온도 탓이다. 보이지 않는 공간 속 관계도 중요해진 요즘, 라디오 DJ로 오랜 시간에 걸쳐 사람의 마음을 오고갔던 소통의 기술을 내놓았다. #단정하게때로는다정하게 이야기에는 단순히 말의 기술이 아닌 소통의 방법과 공감의 마음이 담겼다. 소리와 여타의 것으로 구성된 말이 본인에게서 떠나 상대에게 와닿을 때, 화자의 의도대로 온전히 담기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화자가 주도하고 있는 듯 하지만 청자가 주체인 것이다. 일방적일 수 없고 상호 쌍방향이며 막히지 않고 서로에게 흐름이 이어질 때 비로소 대화가 된다. 말하기를 업으로 살고 있기에 말의 힘을 절감하면서 #히데시마후미카 저자가 말하는 단정과 다정함이 공감된다.

■ 저는 대화에도 첫인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상에서뿐만 아니라 일터에서도 상대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하려고 노력합니다. (17P)
□ 누구에게 들어도 상관없는 이야기는 공기 중 떠돌 확률이 높다. 특히 첫 마디는 짧게! 상대로 하여금 간단하고 명료하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 내 감정이 무엇과 닮았는지 생각해 보는 건 꽤 즐거운 일이에요. 거긱에 익숙해진다면 자연스레 머릿속에 비유 회로를 만들 수 있을 거예요. (36P)
□ 새로운 것에 대한 끊임없는 추구의 속성을 가진 인간이기에 남들과 다른 단어 선택은 중요한 능력이다. 혹은 적절한 비유와 단어로 채워진 문장은 대화를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 ■ 함께 수다를 떨며 웃음꽃을 피우는 친구, 닮고 싶은 선배, 마음이 맞는 후배 등 특정한 누군가를 떠올리며 그 사람에게 말을 건네듯 이야기해 보라는 거죠. (70P)
​□ 잘 하려는 마음은 경직된 태도를 가져올 수 있다. 빠르고 음역대가 높아진 말투보다는 차분하고 천천히 말을 하되 청자가 바로 앞에 누군가 특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분명한 대화를 할 수 있다. ​


당신의 목소리,
그 자리에 잘 스며들고 있나요?
-본문 87쪽 중에서

□ 한 사람의 특성을 한 마디로 다 규정할 수 없다. 목소리 역시 상황과 장소에 따라 우리는 여러가지 색깔을 드러낼 수 있다. 대화 상대에 따라 자신의 목소리 안에 색깔과 맛을 달리해보자. 귀에 닿고 마음까지 울릴 수 있다.


■ '당신의 마음이 다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라는 생각을 충분히 전달해야 합니다. 상대방을 긴장시키지 마세요. 충분히 경의를 표한다면 어떤 반응이 돌아오든 그 사람이 현재 마음이 깃든 대답일 겁니다. (140P)
□ 기분 좋은 대화만 주고 받을 수 없다. 얼굴을 마주한 순간에도 진심은 본인의 것이지, 상대의 것일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전달해야 한다. 어휘와 억양, 태도가 곁들어진 충분한 표현을 담아야 한다. 쉽지 않지만 닮고 싶은 누군가의 말을 따라 해 보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이다. ​


당신에게 변화를 준
책이나 글귀가 있나요?
-본문 195쪽 중에서

□ 주변에서 귀감이 되거나 영향을 줄 만한 사람이 없다면, 책을 찾자. 책 안에서 글귀 등을 통해 자신의 표현을 대신하는 것이다. 장황하고 산만하고 직설적이고 불편환 대화 속 "왠지 듣고 싶어지는 사람의 말투" 를 찾아가 보는 것이다. 마음의 거리를 좁히고 소통의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도서협찬 #단정하게때로는다정하게 #라디어DJ화법 #말투 #아니운서화법 #대화법 #대화 #화법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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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와 파도 - 제1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우수상 수상작 창비교육 성장소설 8
강석희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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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로 분류되는 군에는 연령에 따른 여성, 청소년 등도 포함된다. 과거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던 악습, 관행 등이 인격으로서 존중하지 않고, 동등한 선에서 대우하지 못하며 서열과 폭압적인 분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투 운동이 진행되면서 학교 내 미투도 확산되고 성적인 차별과 폭력 외에 운동 분야, 폭력화된 일상에 대한 묵인 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교사의 학생을 향한 성적인 차별과 발언, 폭력 뿐 아니라 운동의 전문성 향상을 빌미로 이뤄지는 비인격적 처분과 폭행, 성적인 비리까지 너무 많은 것이 묵인되었다. #꼬리와파도 이야기에서는 견고했던 관습과 악행의 벽을 처음으로 무너뜨리기 시작한 출발을 다룬다. 물론 사회 곳곳에 여전히 숨겨진 약자들을 향한 비열하고 비겁한 행위를 우리는 찾내고 들춰내서 도려내고자 한다. 썩은 부분을 도래내고 새 살이 돋도록 서로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있다. 침묵하지 않고 공감하며 연대하는 것이다. 당신을 응원하고 함께 한다는 메시지만으로도 가해자와 행위를 멈출게 할 수 있다. 언론을 통해 대중의 인기를 얻는 이들이 과거 가해 행위가 하나씩 밝혀지면서 퇴출되고 행위에 대한 댓가를 치루도록 만들고 있다. #더글로리 드라마 영향일 수도 있지만 시간과 기억 속에 묻히지 않도록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안전한 사회는 상처를 드러내고 회복할 수 있는 힘을 공동체에서 얻는다. 공동체를 구성하는 각 개인의 언행은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 파도를 타고 바다를 이루게 할 것이다.

​■ 무경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때 지선은 연습을 해 본 것뿐이었다. 뛰어내리는 연습이었다. 진짜 그걸 해야 하는 때가 오면 망설이지 않으려는 연습. 그러니까 지선이 하려는 것은, 죽는 일이었다. (54p)

□ 도저히 혼자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린 존재에게 우리는 상황을 알아차려주는 존재가 필요하다. 그게 어른이고, 때로는 친구이다. 그래서 홀로 고립되지 않도록 사회는 지켜주어야 한다. 벽에 부딪힌 그들이 선택 아닌 선택으로 남는 건 극단적인 결론에 이를 것이기 때문이다.


■ 그러나 그 말들보다 예찬을 더 심란하게 한 것은 침묵이었다. 약속이라도 한 것 같던 아이들의 침묵에서 오히려 더 많은 말을 들은 것 같았다. 소리는 없지만 들렸던 것. 그것은 폭력적인 행동을 위한 작당이었다. 우리는 너희가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을 순간을 보고 있다. (74p)


□ 강력한 악에게 부딪혀 승리는 영웅은 영화 속에 있다. 현실 속 영웅은 혼자가 아니다. 연대하고 함께 이들이 공동으로 내는 목소리이다. 침묵하지 않고 간단 명료하게 다같이 '안돼!' 라고 외치는 것이다. 누군가를 당신을 지켜보고, 묵인하지 않을 것이며 집단 행동을 통해 당신의 가해 행위를 처단할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 오타쿠 혹은 오덕. 그 말은 아주 정형화된 편견과 함께 퍼졌다. 아이들 중이 누군가는 자기 주변의 오타쿠를 찾아내기 우해 의식적이고도 무의식적인 노력을 했다. 재미로 그런 일을 했다. (87p)


□ #혐오 #차별_의 시작은 소소하고 작은 편견에서 비롯된다. 또한 상대에 대해 우위에 서려는 서열 의식이 상대를 짓밟고 올라서는 그릇된 욕망으로 표출된다. 그래서 인성은 상대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 그 순간, 다람쥐보다 몇 배는 큰 회색 짐승이 다람쥐를 물로 사라졌다. (128p)


□ 침묵하는 집단 속 개인은 결국 언젠가 스스로도 가.피해의 굴레 속에 자리하게 된다.

​■ "나도 처음엔 오해했던 것 같아. 아픈 사연이 있는 애니까 약할 거라고. 줄곧 무너져 있을 애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아니었어. 필요한 건 아파할 시간이었던 것 같다. (201p)


□ 무너진 인격에 대한 우리의 응원은 즉각적인 회복으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치유와 회복을 기다려주는 것이다. 믿고 응원하며 언젠가 이전과는 다르지만 또다른 자신의 모습으로 일어설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 아무리 그래도 있었던 일이 없어지진 않아요. 아이들은 무경을 통해 싸움의 방향과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쓸데없이 흥분하거나 무너지지 않고 목표를 위해 차분하게 말하고 행동했다. 외로웠으나 의연했고 두려웠으나 눈감진 않았다. 많은 것을 바꾸진 못했지만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 건 아니었다. (267p)


□ 시간과 기억이 멀어진다고 해서 벌어진 일이 사라지지 않는다. 작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결국 드러낼 것이고 작은 응원의 파도를 타고 큰 물결을 이룰 것이다.


◆ 창비미디어 서포터즈로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도서협찬 #청소년소설 #학교미투 #학교폭력 #혐오 #차별 #이해 #공감 #배려 #공동체 #학교폭력가해 #학교폭력피해 #청소년소설추천 #소설추천 #추천소설 #창비 #강석희 #꼬리와파도 #연대 #연대의식 #성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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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으로 산다는 것 - 조선 500년 역사가 답하는 리더십의 왕도, 개정판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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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신병주 교수님은 이야기꾼이다. 꾸밈이나 과장이 없고, 가만히 듣고 들여다 볼 수 있는 역사를 전한다. 특히 #왕으로산다는것 내용은 조선 500년 역사를 통해 리더십에 대해 답하고 있다. 삶은 정치의 연속이고, 결과에 대한 판단은 현 시점보다 더 먼 미래의 몫이다. 우리는 과거 역사를 통해 현 시점을 비추고 미래에 과오를 덜 남기고자 한다. 현재를 살아가며 주어진 상황과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간단하지 않다. 선과 악, 옮고 그름의 분명한 기준으로 나뉘어 지지 않기에 리더십은 매우 중요하다. 분명한 것은 뒷걸음 친 듯 하고, 다듬어지지 않은 혼돈 자체인 것 같지만 인류의 시간 전체로 보면, 엎치락뒤치락 하지만 역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전쟁의 폐허 속에도 답을 찾고 재건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이 있듯이 #조선500년역사 #조선왕 역사를 들여다보면서 리더십의 왕도를 찾아본다. 왕이 리더로서 가졌던 능력도 살피지만 시대를 읽고 리더로서 갖춰야 할 소양, 감각을 탁월하게 발휘하여 발굴된 인재와 함께 사회의 변혁을 이끌었던 역사적 판단 및 안목을 제시한다. 정치 및 사회 분야가 시끄러운 소식으로 가득할수록 고전과 역사 이야기를 찾는 이가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답없는 상황과 이들을 선별하는 능력을 우리가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맛깔나는 강의로 유명하고, 소탈한 웃음으로 가식없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저자 #신병주 교수님의 강의를 글로 보는 재미가 여기에 있다. 왕의 업적이나 제도를 외우는 것에 그쳤던 과거 역사 학습과 달리, 왕의 행적과 판단의 이유를 들여다보고, 시대적 상황 뿐 아니라 왕권과 신권의 대립 속 펼쳐진 역사적 사건의 이면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하였다. 단, 전문적 지식과 해석보다는 시대를 읽는 안목을 기르는 역사를 보여준다.

​■ 세조는 술자리를 정치의 장으로 활용하는 측면이 강했다. 홍윤성과 같은 측근 신하가 비리 혐의에 연루되어 탄핵을 받자, 세조는 직접 홍윤성을 불러 벌주를 내리면서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도록 했다. 또한 세조는 술자리를 신하들의 장점을 칭찬하는 자리로 활용하기도 했다. 궁궐 안에서 뿐만 아니라 흥이 나면 교외에서 신하들을 불러 술자리를 자주 베풀었다. (세조, 61p)

​■ 중종은 반정에 의해 추대된 왕이었으나, 왕권 추구라는 왕의 본능을 포기하지 않았다. 조광조는 '개혁'에는 동의했지만 왕권을 점차 제한하고 신권을 강화하려는 입장이었으므로, 점차 중종과 조광조의 사이는 멀어졌다. 조광조는 개혁정치의 완성을 위해서 신권을 포기하지 않는 소신의 정치인이었다. (중종, 97p)


■ 당파 간의 학문적인 경쟁과 대립도 심해졌다. 이 과정에서 성리학이 이론적으로 강화되고 이황, 조식, 이이, 성혼 가은 학자들이 배출되는 '빛'도 있었다. 하지만 조선 사회가 전체적으로 문을 숭상하고 무를 천시하게 되면서 국방 약화를 가져오는 '그늘'도 양산했다. (선조, 115p)

​■ 서인의 논리에는 효종의 왕통보다 가통을 우선시하는 입장과 함께, 신권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종, 206p)

​■ 1728년(영조 4) 의욕적으로 추진된 탕평책은 이인좌, 정희량, 박필몽 등 소론과 남인 급진파가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등지에서 일으킨 무신란(이인좌의 난)으로 위기를 맞았다. .....중략..... 영조는 당쟁이 백성들을 반란 세력에게 합류시킨 일차 원인임을 지적하고, 앞으로는 당과 사를 옹호하지 말고 모두가 한 마음으로 협력해 중흥의 기틀을 삼자고 호소했다. 무신란을 계기로 당파를 철폐하고자 하는 영조의 정치적 승부수였다. (영조, 252-253p)

​■ 어머니와 아버지의 회갑이라는 의미가 있는 해를 맞이하여, 화성의 행궁에서 어머니의 회갑연을 성대히 열며 지극한 효성을 표현했다. 또 어머니를 모시고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이 있는 화성의 현륭원을 참배했다. ...중략.... 정조는 이 행차를 통해 왕권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자신의 친위 군대를 중심으로 군사훈련을 실시하고자 했다. (정조, 313p)

​위대한 리더십을 발휘한 역대 왕으로부터 폭정으로 지탄받는 이들, 굴곡의 역사를 너머 변혁의 시대를 이끌어낸 이들, 경술국치 전후로 풍전등화였던 나라의 위기 속 역사까지 500년 역사를 담았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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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시간 - 100곡으로 듣는 위안과 매혹의 역사
수전 톰스 지음, 장혜인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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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을 제외하고 특별하게 피아노 앞에 앉아 있을 기회가 없다. 하지만 길을 오고 가며 어디를 가든 익숙한 음악은 피아노 선율을 포함하고 있다. 기계 음악에 익숙한 어린 세대 역시 피아노가 들려주는 동심부터 풍부한 연주곡까지 접할 기회가 많다. 들을 기회는 많지만 찾아서 듣지는 않는다. 교향곡 등 형식을 갖춘 음악을 듣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기 때문에 연주회를 찾는 것을 낯설어 한다. 정기적으로 교향악단의 연주를 찾아서 듣는 편인데 귀에 들리는대로 듣다가 연주곡 목록을 미리 듣고 영상을 시청한 후 연주회에 임했을 때는 그 감동은 달랐다. 그 뒤로 음악 서적을 찾고, 추천하는 곡이나 작곡가 별로 음악을 듣기도 하였다. 자신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연주곡을 선별하여 듣는 이가 많아졌는데 보는 음악, 듣는 음악, 느끼는 음악 등으로 더 다양해졌다.

#수전톰스 저자가 제안하는 #피아노의시간 이야기 속에는 피아노 연주곡 뿐 아니라 피아노 연주가 함께 하는 모든 곡이 담겨 있다. 독주곡과 협주곡, 실내악에서 재즈, 현대음악까지 피아노 연주로 떠나는 시간과 공간의 여행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곡은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지 궁금할 것이고 귀에 담아 두었던 음악 선율이 연주자의 입장에서 주안점을 두고 나아가는 지점도 알게 된다. QR 코드가 게재되어 저자 #수전톰스_가 제안하는 연주자의 연주곡 혹은 음반을 듣게 된다. #골든베르크변주곡 완벽함, #24개의전주곡 #쇼팽_을 만나고 스토리텔링 같은 곡 #드뷔시 #첼로와피아노를위한소나타 등 꼭 만나고 싶은 목록이 저장되어 있다. #쇼팽 곡은 7년 전 #조성진 연주인데, 산뜻하면서도 감동이었던 연주 그대로 들을 수 있다. 숨겨둔 보물을 찾듯이 하루 2-3곡씩 들으면서 편안한 휴식과 위로되는 시간이 되었다. #피아노의시간_은 전문적인 음악 지식은 물론 듣는 것만으로도 감동과 위로가 되는 선별된 곡으로 피아노 연주곡에 대한 종합선물 같은 이야기다.

■ 자수 놓는 사람이 능숙하게 한 땀 한 땀 수를 놓아 풍성한 효과를 내듯, 피아니스트는 악보 위 수많은 음표로 미세하고 섬세한 소리를 빚으며 피아노와 교감한다. (7P)

■ 바흐의 어떤 점이 그렇게 특별한가? 작곡 형식과 스타일이 이룬 높은 경지, 지적인 에너지, 성실함과 진지함, 일관된 작품 수준 모두 감탈할 만하다. 바흐는 작곡가의 개성보다 음악적 솜씨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기의 막바지에 나타났다.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25-26P)

■ 느린 악장은 베토벤의 가장 아름다운 주제를 이용한 변주다. 여기에서도 피아노가 먼저 건반 중앙에서 주제를 조용히 제시한다. 악장 전반에 걸쳐 장식은 더욱 다양해지고 내적 리듬도 점차 복잡해진다. 피아노는 리듬 진행을 담당하며 더욱 정교하고 우아한 반주로 주제를 감싼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 116P)

■ 브람스는 이제 본래 조성으로 돌아온 느긋한 제2주제와 빠른 제1주제를 엮어 엄격한 푸가토를 만든다. 엇박자와 정박자가 경쟁하며 마지막 코다를 향해 질주한다. 작품은 정신없이 날뛰는 현의 하향 아르페지오 위로 피아노가 마지막으로 모호한 느낌을 더하는 두 개의 4분음표 화음을 울리며 예기치 않게 마무리된다. (요하네스 브람스, 225P)

​■ 라흐마니노프는 한 옥타브에 5도를 더해 C음에서 열두 음을 넘어 G음까지 닿는 거대한 손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자기 작품에서 간격이 넓은 음표로 된 정교한 음형도 쉽게 연주할 수 있었다.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343P)

■ 왼손이 박자를 스케치하는 동안 오른손은 길고 복잡한 선율을 즉흥연주하며, 무거운 리듬은 베이스와 드럼에 넘겨주는 스타일을 개발해 이후 재즈에 영향을 주었다. (빌 에번스, 470P)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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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1
마치다 소노코 지음, 황국영 옮김 / 모모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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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설정, 다양한 군상의 삶에 대한 에피소드가 펼쳐지지만 사람들이 이야기를 계속 찾는 이유는 그것만의 매력 때문일 것이다. #바다가들리는편의점 역시 편의점을 찾아 오고 가는 사람들의 사연을 따라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소소하지만 아프고 일상을 떠나지 않는 슬픔 등으로 인해 힘든 이웃의 이야기이다. 동시에 가벼운 상품, 간식 등 소소한 몇 가지 물건을 사러 들르는 공간이지만 사소한 것을 놓치지 않고 바라봐주고 응원해 주는 누군가가 있기에 따뜻한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이야기다. 사회가 각박해지고 경제적 어려움이 확산될수록 우리는 이렇게 다정한 이야기에 목말라 할 것이다. 늙고 병든 사람들이 하루 일상을 보내는 안식처가 되고 안부를 물어주며 이웃과 만나는 접점이 된다. 대기업에서 만든 도시락이지만 집 밖으로 나와서 식사를 챙기고 편의점 탁자이지만 비슷한 처지의 이웃과 함께 끼니를 같이 한다는 것만으로도 따뜻함이 전해진다. 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나 일본 사회에서는 하루 중 한 끼니라도 이렇게 다이웃과 만나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를 통해서 깨닫게 된다. 편의점은 연령을 너머 서로 만날 수 있고 지역 사회의 작은 테두리 안에서 소통하는 기회가 되기에 에피소드 안에 익숙한 우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럴 줄 알았으면서도 따뜻하고 위로 받으며 오늘 하루를 응원받는 듯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 " 그 애 말을 듣고 최선을 다해 이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누군가의 인생에 단 한 조각만큼의 도움이라도 줄 수 있다면, 참 좋은 일이니까요." (79p)

​■ 나름대로 강사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은 한쪽 발만 담근 채, 아이들을 상대하는 일을 우습게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마음가짐을 아이들에게 들키고 말았다. (105p)

■ 요시로는 손에 든 컵을 가만히 들여다봤다. 마스터는 이미 허리가 구부정한 노인이다. 몸도 가늘고, 지난번에 들렀을 때는 다니는 병원이 많아졌다며 어깨를 움츠리고 있었다. 그런 노인이 이런 모험을 하다니, 그게 가능하다니. (137p)

​■ "아즈사가 내 사정을 캐묻지 않고 함께 있어 줘서. 달콤한 디저트를 같이 먹어 줘서. 그게 나한테 힘을 주는 유일한 시간이었어. 덕분에 후회 없이 아빠를 보내 줄 수 있었어. 고마워……."(193p)

​■ " 그 애 말을 듣고 최선을 다해 이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누군가의 인생에 단 한 조각만큼의 도움이라도 줄 수 있다면, 참 좋은 일이니까요." (79p)

​■ 아마, 모르고 있을 것이다. 직장에 다니고, 돈을 벌지 않으면 아이를 키울 수 없다. 아이들에게 열심히 일하는 아빠의 뒷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이런 생각에 빠져 살다 보면 아이의 생각까지 헤아릴 여유가 없다. 자신의 삶이 그랬다. (224p)

■ 그 후로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되어 버렸다. 나처럼 계산적인 데다가 자기 연민만 가득한 인간이 무슨 수로 연애를 하겠는가. 좋아하는 감정이 드라마나 만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예쁘고 아름다운 것이라면 나와는 영원히 먼 이야기겠지. (277p)

■ 그 눈빛은 앨범을 함께 펼쳐 보던 때와 변함이 없었다. 아아, 아빠와 엄마 사이에는 변하지 않는 무언가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다. 그것을 깨닫자 고세의 가슴속에 온기가 퍼졌다. 그리고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해 나가는 두 사람을 존경하는 마음이 들었다. 좌절할 때도, 뜻대로 되지 않는 일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의 인생을 지켜 나가고 있다. (303p)


삶을 살아가는 긍정의 마음과 이웃을 대하는 다정한 태도를 배울 수 있는 행복 동화 같은 이야기이다. 행복하고 따뜻한 마음이 절로 스며들어 금새 미소 지어 진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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