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와 파도 - 제1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우수상 수상작 창비교육 성장소설 8
강석희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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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로 분류되는 군에는 연령에 따른 여성, 청소년 등도 포함된다. 과거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던 악습, 관행 등이 인격으로서 존중하지 않고, 동등한 선에서 대우하지 못하며 서열과 폭압적인 분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투 운동이 진행되면서 학교 내 미투도 확산되고 성적인 차별과 폭력 외에 운동 분야, 폭력화된 일상에 대한 묵인 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교사의 학생을 향한 성적인 차별과 발언, 폭력 뿐 아니라 운동의 전문성 향상을 빌미로 이뤄지는 비인격적 처분과 폭행, 성적인 비리까지 너무 많은 것이 묵인되었다. #꼬리와파도 이야기에서는 견고했던 관습과 악행의 벽을 처음으로 무너뜨리기 시작한 출발을 다룬다. 물론 사회 곳곳에 여전히 숨겨진 약자들을 향한 비열하고 비겁한 행위를 우리는 찾내고 들춰내서 도려내고자 한다. 썩은 부분을 도래내고 새 살이 돋도록 서로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있다. 침묵하지 않고 공감하며 연대하는 것이다. 당신을 응원하고 함께 한다는 메시지만으로도 가해자와 행위를 멈출게 할 수 있다. 언론을 통해 대중의 인기를 얻는 이들이 과거 가해 행위가 하나씩 밝혀지면서 퇴출되고 행위에 대한 댓가를 치루도록 만들고 있다. #더글로리 드라마 영향일 수도 있지만 시간과 기억 속에 묻히지 않도록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안전한 사회는 상처를 드러내고 회복할 수 있는 힘을 공동체에서 얻는다. 공동체를 구성하는 각 개인의 언행은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 파도를 타고 바다를 이루게 할 것이다.

​■ 무경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때 지선은 연습을 해 본 것뿐이었다. 뛰어내리는 연습이었다. 진짜 그걸 해야 하는 때가 오면 망설이지 않으려는 연습. 그러니까 지선이 하려는 것은, 죽는 일이었다. (54p)

□ 도저히 혼자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린 존재에게 우리는 상황을 알아차려주는 존재가 필요하다. 그게 어른이고, 때로는 친구이다. 그래서 홀로 고립되지 않도록 사회는 지켜주어야 한다. 벽에 부딪힌 그들이 선택 아닌 선택으로 남는 건 극단적인 결론에 이를 것이기 때문이다.


■ 그러나 그 말들보다 예찬을 더 심란하게 한 것은 침묵이었다. 약속이라도 한 것 같던 아이들의 침묵에서 오히려 더 많은 말을 들은 것 같았다. 소리는 없지만 들렸던 것. 그것은 폭력적인 행동을 위한 작당이었다. 우리는 너희가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을 순간을 보고 있다. (74p)


□ 강력한 악에게 부딪혀 승리는 영웅은 영화 속에 있다. 현실 속 영웅은 혼자가 아니다. 연대하고 함께 이들이 공동으로 내는 목소리이다. 침묵하지 않고 간단 명료하게 다같이 '안돼!' 라고 외치는 것이다. 누군가를 당신을 지켜보고, 묵인하지 않을 것이며 집단 행동을 통해 당신의 가해 행위를 처단할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 오타쿠 혹은 오덕. 그 말은 아주 정형화된 편견과 함께 퍼졌다. 아이들 중이 누군가는 자기 주변의 오타쿠를 찾아내기 우해 의식적이고도 무의식적인 노력을 했다. 재미로 그런 일을 했다. (87p)


□ #혐오 #차별_의 시작은 소소하고 작은 편견에서 비롯된다. 또한 상대에 대해 우위에 서려는 서열 의식이 상대를 짓밟고 올라서는 그릇된 욕망으로 표출된다. 그래서 인성은 상대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 그 순간, 다람쥐보다 몇 배는 큰 회색 짐승이 다람쥐를 물로 사라졌다. (128p)


□ 침묵하는 집단 속 개인은 결국 언젠가 스스로도 가.피해의 굴레 속에 자리하게 된다.

​■ "나도 처음엔 오해했던 것 같아. 아픈 사연이 있는 애니까 약할 거라고. 줄곧 무너져 있을 애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아니었어. 필요한 건 아파할 시간이었던 것 같다. (201p)


□ 무너진 인격에 대한 우리의 응원은 즉각적인 회복으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치유와 회복을 기다려주는 것이다. 믿고 응원하며 언젠가 이전과는 다르지만 또다른 자신의 모습으로 일어설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 아무리 그래도 있었던 일이 없어지진 않아요. 아이들은 무경을 통해 싸움의 방향과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쓸데없이 흥분하거나 무너지지 않고 목표를 위해 차분하게 말하고 행동했다. 외로웠으나 의연했고 두려웠으나 눈감진 않았다. 많은 것을 바꾸진 못했지만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 건 아니었다. (267p)


□ 시간과 기억이 멀어진다고 해서 벌어진 일이 사라지지 않는다. 작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결국 드러낼 것이고 작은 응원의 파도를 타고 큰 물결을 이룰 것이다.


◆ 창비미디어 서포터즈로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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