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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 도감
묘엔 스구루.사사키 히나.마나코 지에미 지음, 이지수 옮김 / 서교책방 / 2025년 1월
평점 :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읽었다.
아니다.
좋은 사람이 될 그릇이 못된다면 적어도 좋은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이라도 갖고 싶어서 읽었다.
[좋은 사람 도감 / 묘엔 스구루외 2인 / 서교책방]
뭐 이리 평범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저자의 말이 나에게는 무색했다. 뭐랄까 이런 것까지 챙기는 걸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의문을 가진 경우가 훨씬 많았다. 그만큼 평범하지 않았다. 때론 숨 막히기까지.
책을 고를 때의 마음은 저리 가고 이렇게 살바에야 안 착하고 말지라는 말도 ㅋㅋ 몇 번이나 되새겼다.
부피가 큰돈을 내면서 미안해한다든지
통화 중에도 머리를 숙이며 사과를 한다거나
저당 무당 커피를 고를 수 있게 사다 준다는 등의 예시는
바로 읽었을 때 이렇게까지 하고 사는 게 이상한 거 아니야? 싶었고, 숨 막히더라.
그런데 책을 다 덮고 생각해 보니 이런 사람을 직접 보거나 겪게 되면 내 입에서는 분명 '좋은 사람'이라는 말이 나오겠구나 싶었고, 비로소 예시 속 사람들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됐다.
그런 사람들을 찾아내어 도감을 만들어낸 저자들이 대단하다.
좋은 사람들을 찾아내서 도감을 만든다는 아이디어만큼 찾아낸 사례들도 곱씹을수록 돋보인다. 다만 이 말은 여기서도 또 써야 할 것 같다. 저자들이 모두 일본 분이라는 점에서 예시에 일본 요소가 좀 있다. 그게 거부감 들 수도 있지만 한국이라면 이런 상황이겠구나 하고 보면 다 이해된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좋은 사람은 물을 쏟았을 때 시원해졌어라고 농담해 주는 사람이요.
실수를 참 좋아하는데,
실수를 재미있는 농담으로 무마해 주는 사람은 더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