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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의 영역 ㅣ 새소설 10
이수안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월
평점 :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제4회 자음과모음 경장편소설상을 수상한 '시커의 영역'.
새소설 시리즈 열 번째 작품으로 출간된 '시커의 영역'은 2019년 김유정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이수안 작가가 세상에 선보이는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대학시절, 취업과 연애, 대인관계 등이 힘들고 불안해지면 어김없이 찾아나선 타로점이 생각나 읽기 시작했다. 어김없이 타로가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라면서 읽어나간 '시커의 영역'은 내 예상과 아주 빗나간 책이였다. 시커들이 타로를 보러 오면, 사건이 발생하고, 주인공들은 그 사건을 해결하는 미스터리 추리소설 이야기일 줄 알았다. 하지만 '시커의 영역'은 엄마를 마녀로 둔 '이단'이라는 소녀의 성장기와도 같았다.
엄마 이연은 '마녀'다. 일찍 부모를 잃고 케르케에게 입양된 이연은 자연스레 마녀가 되었다. 그녀는 마녀라고 하지만 우리가 아는 마녀하고는 달랐다. 마녀이라고 해서 엄청난 마법을 쓰지도 않고, 괴상하게 생기지도 않았다. 빗자루도 없다. 아, 조금은 눈에 띄는 특이한 옷을 입긴 한다.
아버지없이 엄마와 지내던 단이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이 아버지 '에이단'을 찾았다. 세 사람이 가족을 이루어, 마녀와 기타리스트와 단이가 한 집에서 해피엔딩이 되었으면 좋았겠지만... 단이는 아버지 에이단을 잃는다. 영원히.
한동안 단이는 아버지의 죽음을 엄마 연이의 탓이라며 원망하며 지낸다. 단이는 에이단을 아버지라고 한 번도 불러주지 않은 죄책감에, 그의 불행을 행운으로 바꾸어 주겠다는 욕심에 엄마를 미워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심정과도 같았을까, 어쩌면 진짜 위로가 필요했던 사람은 엄마였을지도 모르는데...
단이는 엄마와 떨어져 지내려고 뉴욕으로 떠난다. 그리고 우연히 만나게 된 '류이'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단이와 류이, 둘은 운명과도 같은 사랑으로, 하루하루 평화로운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류이가 사라진다. 아무런 말도 없이.
단이는 또 도망을 간다.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으로 엄마를 떠났 듯이. 류이를 잃었다는 슬픔에 뉴욕을 떠난다. 단이는 '도망쟁이'이다. 병들어가는 엄마를 모르는 척 했으며, 류이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본인의 슬픔과 아픔만 보였기 때문에... 단이는 엄마의 유품을 받고 나서야 깨닫는다. '운명'이라는 것을. 때로는 그 운명의 선택을 받아드려야한다는 것을.
이야기 중반까지 난 단이의 마녀성장기가 될 줄 알았다. 단이는 엄마를 동경하기도 하고, 타로 카드에 대한 지식도 많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야기 끝이 나고, 마녀의 길도 운명의 선택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운명은 나에게 어떤 선택을 하였을까. 내가 운명의 선택대로 잘 흘러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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