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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의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1월
평점 :

'웨하스 의자'는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의 작품이다.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은 1989년 『409 래드클리프』로 페미나상을 수상했고, 동화부터 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 나가면서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은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무라사키시키부 문학상(1992), '나의 작은 새'로 로보노이시 문학상(1999), '울 준비는 되어 있다'로 나오키상(2003), '잡동사니'로 시마세 연애문학상(2007), '한낮인데 어두운 방'으로 중앙공론문예상(2010)을 받았다.
학창시절 '울 준비는 되어 있다'를 읽고 큰 감동을 받은 기억이 있다. 내용이 무엇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웨하스 의자'를 읽기 전에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를 읽고 청소년 시기의 섬세한 감성을 보았다. 같은 작가님의 작품이라 또 어떤 묘사와 표현으로 감성을 표현했을까 싶어 기대감을 안고 읽기 시작한 책이다.
사실, 일본 문학은 지루하다는 편견이 있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일본 문학은 추리소설 아니면 읽지 말자는 주의였지. 하지만 '웨하스 의자'를 읽고,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를 읽고 편견을 조금은 버릴 수 있었다. 사실, '울 준비가 되어 있다'도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의 직품이란 것에 놀라기도 했지. 아마 작가님이랑 나랑 감성이 비슷한 듯.
'웨하스 의자'는 독신 여성과 그의 애인의 이야기이다. 사실, 이야기하기보다는 주인공의 일기장같기도 하고 독백같기도 하다. 주인공의 감성과 쓸쓸함, 외로움을 느낄 수 있었지.
주인공은 애인을 매우 '사랑'하는 듯하다. 애인을 하루종일 기다리기도 하고, 애인과 해외로 이민을 갈 계획도 세우고, 주인공의 인생에서 애인은 없어서는 안될 존재처럼 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그 애인이 '유부남'이라는 것이다. 주인공은 한 눈에 애인과 사랑에 빠지었다. 그리고 그 애인은 '유부남'이었지.
절망. 주인공의 사랑은 과자 '웨하스'에 비유된다. 네모 반듯하게 각지고 하얀색인 과자. 웨하스. 쉽게 약간의 힘을 가하면 금세 무서지는 과자. 웨하스. 물에 닿으면 금세 녹아버리는 과자. 웨하스.
이야기 중반까지 주인공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웨하스'같다는 걸까 싶었다. 하지만 끝까지 읽고 난 지금은 주인공의 사랑뿐만 아닌, 주인공 인생 자체가 '웨하스'같다는 것 아닐까 싶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하고, 남들과 다를 것 없어 보이는 인생을 산 주인공이지만 그 안에 끝없는 외로움과 고독이 있었다.
'웨하스 의자'는 잔잔한 여운이 남는 그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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