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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속
양진욱 / 부크크 / 2023년 9월
평점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속‘이라는 책제목을 보고 정말 숨막히는 치정물일 줄 알았다. 하지만 이야기 초반부터 호러물에 가깝다. 어느 한 살인자의 고백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하게 되니 말이다.
한수는 남의원을 칼로 찔러 죽이고 자수를 한다. 경찰은 곧바로 한수를 체포한다. 하지만 명백한 범인이 있음에도, 범인이 모든 범죄를 진술했음에도 사건은 의문투성이었고, 박형사는 뭔가 찝찝했다. 한수를 친자식처럼 키워 준 강목사도 한수가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었다. 그런 박형사와 강목사는 사건에 의문을 품고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위해 고군분투한다. 정말 한수가 사람을 죽였단 말인가...
읽는 내내 예전에 보았던 연극 <열여덞어른>이 생각났다. 보육시설에서 지내던 아이들이, 열여덞이 되면 사회로 나가게 되는 내용의 연극이었다. 아무런 준비없이 사회로 나가게 괸 아이들은 사기를 당하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되는 내용이었다. 현실도 별반 다를 것 없이, 보육시설에서 나온 아이들은 어디에도 의지할 곳이 없다. 아이들은 자연스레 어둠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고 타락하게 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도 다행히도 한수는 강목사의 품 안에서 의지할 가족이 있었다. 어떠면 한수가 끝까지 교회를 다니라고 전도한 이유는 단순한 신앙심이 아닌, 의지할 가족이 필요했기 때문이 아닐까. 자꾸만 엇나가는 세상에 하나뿐인 동생 한규에게도 의지할 가족을 만들어 주고 싶었던 마음이 아니였을까.
사실, 이야기 전반적으로 종교적인 색채가 강해 무교인 나로서는 힘들었다. 한수가 너무 천국에 집착하는 것 같아 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한수가 처한 상황을 보면, 천국은 한수가 느껴보지 못한 안도감이 아닐까. 한수는 본인의 힘듦과 아픔을 천국에서 보상받기를 원했을지도 모른다. 때로는 종교가 안도감을 주기도 하니까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속’은 처음부터 무서운 살인 고백으로 시작하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살인 사건이 궁금해서 읽다보면 한수와 한규의 삶이 너무 기구하여 해피엔딩을 기도하게 된다. 또한, 에필로그까지 읽어봐하는 책이다.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