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소설.

라디오 스타
카트린 본가르트 지음, 조국현 옮김 / 아일랜드 / 2008년 5월

요즘엔 청소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책이 참 많은 것 같다. 

내가 최근에 그런 책들을 많이 읽어서 그런가?  

청소년기에 사람들이 삶의 어떤 의미를 찾기 때문인가? 

한 사람의 인생을 이야기할 때 청소년기가 가장 할 얘기가 많아서인가? 

아마도 가장 가변적인 시기라 그렇겠지. 뭔가 정해지지도 않았고, 많이 아프고 많이 다치고 많이 변하는 시기니까...(뭐 이런 당연한 얘기를 줄줄...)  

아무튼 요 '라디오스타'도 그런 청소년기의 이야기다. 

나의 혹은 내 또래의 청소년기와 닮기도 했고, 다르기도 하고 그렇다. 특히, 독일의 그 개방적인 성문화와 청소년들의 성생활이 다소 낯설기도 하지만..(읽는 내내, 어린 노무 시키가... 헉...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ㅋ) 우리 나라 문화랑은 많이 다른것 같다. 다르다고 믿고 싶다.

사실 이 이야기의 핵심 줄거리는 뮌헨에서 베를린으로 전학온 로코가 우연히! 라디오 방송을 듣고, 또 우연히! 라디오 진행을 맡게 되는데... 아주 잘 해서 라디오 스타가 된다는 뭐... 그저 그런 스토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내 맘에 든 이유는 이 로코의 생각이나 심리가 우리의 모습과도 참 많이 닮아있기 때문이다. 절대 완벽하지 않은, 뜬금없기 까지한 이 엉성하고 유치한 생각들이 너무 가깝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릴 때 즐겨보던 드라마 '사춘기'나 영화 '몽정기'에 나오는 주인공들 같다. 딱.  

 [사람은 왜 진짜 중요한 인생의 순간에 그런 하찮은 일을 머릿속에 떠올리는 걸까? 나중에 그런 일은 전혀 기억나지 않을테지만, 이 순간에는 가장 중요한 것처럼 보였다.]-암, 그렇고 말고.

기대없이 읽어서 더 감동했던 책

샘에게 보내는 편지
대니얼 고틀립 지음, 이문재.김명희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9월

음... 

이렇게 세상을 보는 눈이 커지기 위해선 그렇게 큰 상실이 있어야 하는 것일까? 

보통의 자기계발 서적에서처럼 그렇게 훈계하듯이... 나를 나무라듯이... 빨리 행동하라고 다그치는 책들보다 더 나를 움직이는 책이라 말할 수 있겠다.  

그냥 우리 할아버지 얼굴을 떠올리며 약간은 시큰한 콧등을 문지르며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던 책인데 사실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다. 저자에게 주어진 그 많은 시련, 고통. 얼마나 힘들었을까?  

사고, 장애, 이혼,.. 게다가 사랑하는 손자의 자폐증.... 기가 막혔다. 

그럼에도 저자는 "나같은 사람도 이렇게 사니까 너 좀 열심히 살아봐라" 이런 식으로는 절대 말하지 않는다.  

그냥 사랑하는 손자가 이 세상을 잘 헤쳐나갈 수 있기를. 덜 상처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글인 것 같다.  

그래도 나는 책을 덮으며,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덧붙임) 책 뒷표지에 나오는 샘의 표정이 너무 너무 귀엽다 >.< 저렇게 사랑스럽게 웃을 수 있다니.. 그런 웃음이라면 샘은 충분히 이 세상을 씩씩하게 헤쳐나갈 수 있을거라 생각하면서 샘의 건투를 빈다. 더불어 나도...!

성장소설

스쿼시 - 그림자 소년, 소녀를 만나다
팀 보울러 지음, 유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8년 7월

뭐..'리버보이' 읽고 이 소년은 대체 누구지?

도무지 이해 못하고 끝냈던 차(원문으로 읽어 그런가?)에 준혁이가 건네준 스쿼시.

첨엔 애들이 쓴 소설인가했는데 팀보울러란다. 왠지 신비스런 분위기만 자아내고..별 공감안되는 얘기 될까 의심반 기대반으로 읽었는데... 꽤 재밌었다.

나쁜 아자씨들 땜에 살짝 긴장도 하고...

어린 나이에 가출해서 너무 큰 시련을 겪는 여자애와 아버지의 폭력과 강요받는 꿈때문에 가출하는 주인공.. 결국 주인공도 어머니를 잃게 되지만...

어린 애들이 겪는 시련치고는 너무 크고 아프겠단 생각이 들었다. 난 이런 시련을 겪은 적이 있었던가... 암튼 아이들이 참 안됐단 생각만 했다.

어른

꽃피는 고래
김형경 지음 / 창비 / 2008년 6월

내 고향 울산이 나오는 소설이라 출간때부터 읽어야지 하고 맘 먹고 있었는데 친구가 줬다.

열여덟에 부모를 모두 잃은 니은이.(이름 참 이쁘다)

생애 한번 겪을까 말까 한 너무나 큰 상실에... 속에서 무언가 부글부글 압력솥처럼 끓어넘치는 걸 주체하지도 못하고 내뿜지도 못하고... 그렇게 시간에 맡긴 채 처용포로 내려온다.

그곳에서 만난 장포수할아버지와 왕고래집 할머니 덕에 어른이 된다는 게 뭔지를 생각하게 된다. 사실 니은이가 그들의 삶에서 어른 된다는 것의 의미를 알게 됐는지 아닌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사실... 나도 아직 어른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니 말이다.

그래도 내 손으로 내 밥을 해 먹을거라고 다짐하는 니은이가 참으로 장하고 대견하다.

허허.. 거..참

漢字 암기 박사 - 바로바로 외워지는 신기한 암기 공식!
박원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05년 7월

처음엔... 어이없음 ㅡㅡ; 뭥미?

좀 더 읽다보면 허허.. 거.. 참 웃게 됨.  

간혹 박장대소하기도 함.(久에서 쓰러졌다.ㅍㅎㅎ)

마지막엔 저절로 외워 짐. 

화장실에서 두고 온 가족이 읽고 싶은 책.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