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덜 아픈 마침표를 위하여 - 좋은 안녕을 위한 어느 이혼전문판사의 마음
정현숙 지음 / 푸른향기 / 2026년 7월
평점 :

이혼전문 판사로서 이혼의 과정을 한가운데서 지켜보며 적어간 이야기는 정제되긴 했지만 그 과정에 속한 모두의 아픔이 절절하게 묻어났다.
그 관계의 끝이 어떤 모양인지, 사람들은 그 끝에서 어떤 상처를 받고 또 어떻게 회복의 실마리를 얻어 가는지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나의 시선을 가장 아프게 잡아당긴건 <아이의 시간>이라는 챕터 속 이야기들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부분에서 시간이 느리게 흐를 것이라 생각한다. 이혼이라는 과정에 아이가 포함되면 가장 상처 받는 존재가 아이라는 걸 머리로는 알아도 세세하게 와닿지는 않는다.
이 책속에는 그렇게 상처받는 아이들이 계속 등장한다. 그 아이의 모습에 내 아이의 모습이 겹쳐서 더더욱 와닿는 이야기들이었다.
부부가 된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꼭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
부부가 된다는 건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어려운 일을 두 사람이 헤쳐나가기 어려우니 이런 사례들을 통해 관계를 맺고 푸는 방법을 배우면 좋을 것이다.
사랑의 동일시는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시간이 지나면 자아는 다시 분화를 요구하며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니콜이 말하는 "점점 작아졌다"라는 고백은 바로 그 지점에서 나온다. 그것은 단순한 불평이 아니라 오랜 시간 자신의 욕망을 뒤로 미루고 타인의 꿈을 지지해 온 사람이 느끼는 정체성의 축소였다. 한 사람은 확장되고, 다른 한 사람은 수축되는 구조가 고착되면 표면적 관계는 안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 갈등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평온은 균형 위에 선 것이 아니라 기울어진 채로 유지된 침묵 위에 서 있다. - P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