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가족과 해외로 여행을 하러 가면 대부분의 것들을 내가 책임 지곤 했다. 여행 준비에 필요한 모든 것부터 여행지에 가서 일어나는 모든 일까지 책임지다 보면 빠르면 여행 첫날 늦으면 여행 3일차에는 와르르 무너져 내려버렸다. 어느 순간부터는 어떤 여행이든 내가 여행을 하러 온 건지 일을 하러 온 건지 헷갈리곤 했다. 어디로 떠나도 사실 전혀 즐겁지가 않았다.
여행이 일처럼 느껴진 이후로는 아이들 방학과 휴가철이 가장 괴로웠다.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더 이상 준비를 하지 않았다. 짐을 싸는 걸 제외하고는 그때그때 닥쳐서 해결하기로 했다.
길을 찾는 건 지도를 꽤 잘 보는 첫째에게 맡기고, 길을 가다가 식당을 고르는 건 늘 운이 좋은 둘째에게 맡겼더니 마음에 여유가 넘쳐났다.
그제야 내게 여행지의 풍경이 쏟아져들어왔다. 어딜 가든 가족들과 웃으면서 수다를 떨 수도 있었다.
함께 떠날 때는 같이 나눠지는 게 다 같이 행복해지는 방법이라는 걸 나도 여러 번의 경험으로 깨달았다.
여행의 좋은 점은 이렇게 또 다른 나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배우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는 것인듯하다.
그나저나 여기 등장한 버블티와 펑리수가 너무너무 먹고 싶어졌다. 이따 버블티 사 먹으러 나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