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도 못 끓이는 자취생이 만드는 요리
김경미 외 지음 / 파프리카(교문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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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고픈데 무엇을 해먹을까? 라면은 지겹고, 김치찌개는 한번 끓이면 5일은 먹게 되고 된장국, 참치국, 계란 국 ... 아 이젠 지겹다.. 도대체 무슨 요리가 있지? 기억이 안난다. 김으로 한 국도 있고 만둣국도 있고.. 또 뭐가 있더라? 그러다 눈에 띈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젊은 아가씨들이 모여 만든 이 책. 그래서인지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는 반찬과 국거리 간식거리들이 가득하다. 자취생들이 요리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뭘까?

 

 그것은 첫째. 재료값과 재료구입이 편한 것. 제일 중요한 것이 자취생도 쉽게 살 수 있고 한번 사서 썩히지 않고 빨리 먹거나 요리하기 쉬운 재료들이어야 한다는 것.

 두 번째. 요리가 쉬워야 한다는 것. 아무리 맛나도 자취생이 어려운 요리 뚝딱거리면 한번하고 지쳐서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세 번째. 빨리 그리고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 자취생들 요리 해먹을 수 있지만 한번 요리 시작하면 대공사다. 그래서 귀찮아서 안 해 먹는 게 대부분일터 쉽고 빨리 해 먹을 수 있는 요리가 필요.

 그동안 시장을 지나올 때면 반찬가게에 들러 일주일 정도 먹을 수 있는 찬거리들을 2천원씩 주고 한 팩씩 구입해서 먹었다. 그런 반찬들을 보며 이런 거 만들어 먹을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 책을 펼쳐보자. 간식거리들도 쫙 나오는데 이런 럭셔리한 간식은 별루, 찬거리로.. 아~ 2천원주고 사는 찬거리들이 여기 가득 들어있다. 우와~ 나도 찬거리로 먹을 걸 해 먹을 수 있겠구나 싶다.

 

 가장 구하기 쉬운 재료들로 할 수 있는 요리들이며 자주 먹는 요리들이 담겨져 있다. 기본적으로 들어갈 재료 + 소스 재료로 구분해서 소스 만드는 법, 그 외 재료 양과 요리 순서가 나와 있다.

 

 아쉬운 부분은 색인 있었으면 한다는 것. 어떤 요리를 찾으려면 요리 리스트를 일일이 뒤져야 한다. 그냥 가나다라로 요리 ‘김치찌개’는 'ㄱ‘에서 몇 페이지 찾으면 쉽게 찾을 텐데 요리 찾기가 쉽지 않다. 두 번째는 절대 라면도 못 끓이는 자취생은 이 책 보고 따라할 수 없다.

 요리의 소스 만들 때 몇 숟갈 등 양이 나오지만 냄비 크기에 따른 양의 비율, 물의 비율이 나오지 않는다.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의 양일 텐데 물에 따라 소스양도 차이가 나는데 ‘적당히’ 넣으라는 문구가 있어 아쉽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구할 수 있지만 어떤 음식을 만들어먹어야 할지 모를 때 한번 보면 오늘은 요걸로 하자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부족한 부분은 인터넷을 뒤져서 좀 더 자세한 레시피를 얻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 만드는 요리들, 요리에 흥미가 생겨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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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 키라의 만화 경제 교과서 1 - 알기 쉬운 경제 원리, 75개 키워드로 만나는 경제의 모든 것 열두 살 키라의 만화 경제 교과서
최선규 글, 추연규 그림 / 을파소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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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조카들에게 줄 선물을 고르는데 아이들 용으로 나오는 책이 어른들 책만큼이나 분야도 형식도 무척이나 다양해 한권을 고르기가 힘들었다. 아이들이 어떤 책을 좋아할지, 우리 어린 시절에 보던 책은 이제 수준 낮아서 애들이 안 볼지도 모르기에 더욱 책을 고르는데 조심스러웠다.




 두껍기만하고 재미없을 수 있고, 너무 얇아 돈 아까운 책도 보이고, 애들이 좋다며 앉아서 읽고 있는 책은 그저 만화책이고, 영어책, 미술책, 과학책, 역사책, 자기계발서 - 어린이용 자기계발서가 있다는 게 놀랍다- 등등 그 많은 책들 속에서 고르라는 건 참 암담하기만 했다.




 그런데, 경제 관련된 만화책이 한권 있어 펼쳤는데 굉장히 놀라웠다. 경제, 경영, 일반 상식에 해당되는 내용을 만화로 쉽게 풀어써둔 것이다. 아이들 교육으로 NIE 신문활용교육을 도입하는데 신문은 아직 딱딱한 맛이 있다. 경제 경영 용어도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질 아이들을 위해 만화로 쉽게 풀어서 우리나라 경제와 자본주의, 시장경제 등에 대해 이야기 해 주기 때문에 재미있게 보면서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교사들은 적극적으로 아이들의 실생활과 연결 지어 경제 교육을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내가 생활하고 있는 이것이 바로 경제’임을 깨닫게 해 줘야합니다.”




 책을 사다주고 며칠 뒤 다시 갔을 때 아이들이 이 책을 읽기에는 조금 어린 나이지만 책을 펼쳐들고 엄마와 화폐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엄마, 돈이 왜 생겼는지 알아?” “엄마에게 돈이 왜 생겼어?”를 묻는 게 아니라 돈이 왜 생겨났는지, 엔젤 지수라는 게 무엇인지? 자기는 아는데 엄마는 알아? 하는 식으로 배움을 자랑하는 모습을 보였다. 말 그대로 잘은 모르지만 무엇인가 새로운 한 가지를 배웠다는 걸 자랑하고 싶어 하는 모습임에 틀림없다. 그것은 책을 통해 경제에 대해 흥미를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이렇게 경제를 쉽게 접할 수 있고 기본적인 경제에 대한 개념을 정리할 수 있어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책이다. 내가 읽어도 가끔은 생소한 단어들, 우리도 두루 뭉실 알고 있었던 내용들이 쉽게 설명되어 있어 어른이 봐도 지식에 도움이 될 내용들이 가득하다.




 이 책을 읽고 어린이 신문이나 어린이 잡지속의 경제 용어들과 기사들을 정리해 함께 비교해 가며 공부하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아이에게 책을 보여주며 엄마도 옆에 앉아서 인터넷 검색을 해 가며 공부해보자. 아이들이 책을 통해 경제에 대해 흥미를 보이면 같이 공부하며 아이들이 쓰는 돈과 돈을 왜 모아야 하는 지아이들의 소비생활과 저축 습관까지 경제와 연관 지어 습관을 들이게 하자. 아껴야 한다가 아니라 왜 돈을 쓸 때 고민을 해야 하고 무조건 원하는 것을 사지 못하는 이유, 엄마저금통이 아닌 은행이나 금융기관에 저금하는 이유 등 아이들에게 생활경제를 알려주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단, 아이들에게 조금 어려울 수 있으니 엄마나 아빠도 같이 보며 서로 의견을 주고 받으며 토론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아이들도 무척 좋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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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체 게바라 선집 2
체 게바라 지음, 홍민표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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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한 달 전까지 이 불쌍한 여자는 헐떡거리는 심장을 끌어안고 살기 위해 돈을 벌어야했다. 하지만 이제는 환자가 되어 가족의 원망의 대상으로 전락되어버렸다.”

 

  남미를 여행 중이던 체 게바라가 한 마을에서 진찰 활동을 하는 동안 가난에 찌들려 고통스러움을 참으며 가족을 부양하던 한 여자가 이제는 더 이상 가족부양을 하지 못하자 가족들에게서조차 적의가 가득한 부정적 요소로 취급당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체 게바라가 프롤레타리아계급의 거대한 비극적 삶을 이해하게 되는 시기가 바로 이때였다. 


 체 게바라는 쿠바 해방운동에 나서 피델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 해방혁명을 성공시키고 아프리카 콩고, 남미의 볼리비아등지에서 해방 운동을 하다 볼리비아 군에 의해 숨진 혁명가다.

 최근 상영 중인 영화의 원작이기도 한 “체 게바라의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는 체 게바라가 혁명 전선에 뛰어들기 전인 23살의 의과 대학생시절 남미를 여행하며 자신이 겪은 삶과 문화의 다양성, 그리고 인간의 삶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23살의 열혈 청년 체 게바라, 그의 젊은 시절 여행에 대해 “나는 가난, 기아, 질병 그리고 가진 게 변변치 않아 치료 할 수 없는 사람들과 밀접히 접촉하면서 연구자가 되거나 의학발전에 어떤 중요한 기여를 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 바로 그들을 돕는 것이었다”고 그는 훗날 말한다. 

 

  아직은 혁명가로서의 길을 들어서지 않은 체 게바라의 모습, 젊은 나이에 세상의 진실을 알고 싶다는 목적 하나로 포데로사라는 오토바이 하나를 타고 망설임 없이 자유롭게 떠난 그의 여행은 훗날 그가 혁명가로서 가지게 될 정신적 틀이 이 시기에 갖추어 짐을 알 수 있다.

   체 게바라가 나병환자 촌에서 나환자들을 돌보며 그들이 감사의 표시로 손가락이 없는 손으로 들려주는 작별의 세레나데에서 체 게바라는 세상 그 어떤 곳에서 느끼지 못했던 감동을 받는다.

 남미를 여행하는 동안 페루의 잉카 유적, 유장한 안데스 산맥 등 거대하고 아름다운 남미의 자연을 보며 자유와 젊음을 만끽하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에서는 대주주의 횡포에 땅을 잃은 가난한 부부, 하루벌이에 목을 빼는 탄광 노동자, 평생을 뼈 빠지게 일했으면서도 약 한번 써보지 못하고 죽어가는 노인, 손발이 뭉개진 나환자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사람들의 따스한 민심 그리고 그와 상반되는 현실적인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들이 여행객의 눈으로 세상에 대해 눈 떠가는 젊은이의 시각에서 묘사되고 있다.

 

  저항적이며 자유로운 영웅 체 게바라, 그의 젊은 시절은 한 대의 오토바이와 친구와 떠난 여행에서 세상을 알고 그의 혁명가적 기질을 키우기 시작한다. “체 게바라의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체 게바라의 혁명가가 되기 전 세상을 순수한 젊은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그의 순수한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전 세계 젊은이들을 매혹시킨 영웅 체 게바라의 젊은 시절에 빠져드는 것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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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과학수사대 별순검
이수광 지음, 정윤정 외 극본 / MBC C&I(MBC프로덕션)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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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 흙 같이 어두운 밤, 요즘 시간으로 8시만 되어도 길을 오가는 사람이 보이질 않을 정도로 일찌감치 한산해지는 거리, 사람이 드물고 민가가 드문 곳에서 한밤중에 살인사건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사건을 해결할까? 탐문수사를 하고자 해도 사람이 없으니 누구를 찾는단 말인가?

 그런 궁금증을 안고 펼친 별순검. 개화기 시대를 배경으로 전통적인 수사 기술의 노하우가 당당하게 드러났다. 현대판 CSI의 과학 기술에 의존한 조사가 아닌 수사관의 직감과 철저한 현장의 재구성, 주변 사람들의 관계 파악과 사체부검의 과학과 직감이 조화를 이룬 조선판  CSI가 펼쳐졌다.

 최근 방영된 csi에 보면 신발 데이터베이스가 존재한다. 현장에 남은 신발을 대조해 범인 검거의 범위를 좁히는 것이다. 별순검에도 신발의 모양들을 본떠 비교자료를 남겨 범인을 조사하고, 여러 가지 용액에 담궈 혈흔을 발견하는 방법들은 현대판 CSI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어수선한 나라, 국가가 외세의 탄압에 휘청 일 때 우리 서민들의 삶 역시 순탄치만은 않았으리라. 어수선함 속에서 수많은 범죄들이 나타나고 별순검들은 철저히 진상파악과 사건조사로 하나씩 해결해 간다. 책의 서문에 나왔듯이

“사회에 대한 불만과 욕망,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광포한 충동이 계기가 된다. 방황하는 조선인들의 영혼을 만나게 될 것이다.”

 책 한권 속에 단순한 과학적 수사기법만 담긴 것이 아니라 시대적 서민들의 모습과 다양한 계층의 삶과 오랫동안 유교적 습관을 지녀왔던 조선이 개혁과 개방으로 인해 변해과는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범죄와 삶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일본인 상단에 맞서는 조선 상단에 위협하기 위해 조선 제일 상단의 중심인물을 청부 살인한 일본인, 치외 법권으로 처벌 할 수 없다는 말에 안타까워하는 별순검들. 그런 내용 속에서 억울하고 울분에 찬 우리 선조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흥미진진한 수사 기법이 재미가 있다. CSI를 보며 어떻게 범죄자를 추리할 지 누가 범인일지 상상하듯이 이 책을 읽으며 범인이 누구일지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경쾌하고 재미있는 역사소설과 추리가 만난 소설을 찾았다. 별순검 드라마를 보지 못했지만 이정도 시나리오면 정말 볼만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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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 전설적 포토저널리스트 로버트 카파의 2차대전 종군기
로버트 카파 지음, 우태정 옮김 / 필맥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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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썩이는 파도소리, 'GoGoGo'를 외치는 중대장의 목소리, 장갑차의 문이 열리고 노르망디해변에 첫 발을 디디는 순간 저 언덕위에서 날아오는 기관총 탄환들 그리고 독일군이 외치는 '그라나데(막대수류탄)'소리,  바로 옆의 병사가 총탄에 맞아 쓰러진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그 참혹한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담아내 전쟁의 참혹함에 놀라야 했던 사람들. 그러나 이제는 PC방에만 가도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만 죽어도 3초 후 다시 살아나 돌격을 외치며 싸우러 간다는 모습만 다를 뿐.






로버트 카파, 카파이즘, 종군기자, 포토저널리즘의 한 획을 그은 인물 등 다양한 문구로 그를 표현하지만 이 한권의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그가 누구인지, 그리고 어떤 사진을 찍었는지조차 몰랐다. 도서관에서 무심코 선택한 책을 읽는 순간 그의 매력에 그리고 전쟁의 참혹함에 몸을 떨어야했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카파는 전투비행단에서 카메라를 든다. 같이 비행을 나간 전우들이 죽고 불에 탄 채로 불시착한 비행기의 곁에서 있는 조종사를 렌즈에 담던 중 카파는 “이것이 당신이 원하는 사진인가?”라며 경멸하는 군인의 말에서 종군기자에 대한 회의를 느낀다.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한 파파라치들의 열띤 취재와 분명 죽음의 모습을 찍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난다. 


그러나 카파는 이겨낸다. “장의사나 해야 할 일을 내가 하는 것 같아 역겨운 생각마저 든다. 그러나 병사들이 다치고 죽어가는 장면은 빠뜨린 체 그저 한가하게 비행장 주변에 앉아있는 모습만 찍은 사진은 사람들에게 진실과는 동떨어진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전쟁의 실상을 제대로 보여주려면 전사자와 부상자까지도 여과 없이 찍은 사진을 보여줘야 한다.”며 스스로 다짐을 한다.

 “14일 동안 독일군에 맞서 용감하게 싸우다 숨진 어린 나폴리 아이들 모자를 벗고 카메라 렌즈를 오열하는 어머니에게 맞추고 영원히 잠든 아이들의 사진을 몇 장 찍었다.”는 그의 말에서 굳은 의지가 느껴진다. 살아서 연합군을 외치는 마을 주민보다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들어야 했던 저 아이들의 모습이 더 소중하다고 외치고 있었다. 


카파의 사진에는 전쟁의 참혹함이. 언제 무엇이 나와 덮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때로는 적과의 만남, 점령군과 지역주민의 평화로운 모습까지 생존에 대한 두려운 순간과 평화의 순간이 아찔하게 나타나 있다. 하지만 그의 글 속에는 따스한 인간미가 그리고 전쟁을 통해 총칼을 겨누고 있는 군인이 아닌 제 3자의 눈으로 묘사해 더욱 전쟁의 현실감을 느끼게 해 주었다.


 긴장된 작전상황, 피 터지는 전장에서도 그는 다른 군인들이 총에 총알을 장전할 때 자신의 무기인 카메라를 어떻게 쏠 것인지(담을 것인지)만을 고민하고 모든 상황을 자신의 유머로 표현했다.

“어둠 속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자기 앞의 동료가 내는 발자국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한발 한발 걸음을 내딛을 때 마다 군화는 점점 더 무거워지고, 공포감은 위장을 작은 공 크기로 오그라들게 했다. 얼굴에서 흘러내린 땀이 이른 새벽의 이슬과 뒤섞였다. 그때부터 편안한 집이 사무치게 그리워지기 마련이다.” 전쟁의 한복판, 그곳에 카파가 있었다. 군인들과 같이 잠자고 같이 카드놀이를 했고, 같이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렸고, 같이 울기도 했다.


 수많은 사상자를 낸 노르망디 상륙작전, 영화 라이언일병구하기의 처참한광경이 카파의 사진에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도 죽을지 모르는 상황. 당시 신문은 그의 사진을 ‘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로 표현했다. 독일군에 동조한 여인들이 삭발당하는 장면, 언젠가 2차 세계대전을 다룬 영화에서 봤던 장면들이다. 유명한 작가 헤밍웨이가 작전사령관이 되어 전장을 누비는 모습.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피어나는 국경을 초월한 사랑까지....


 자기희생과 위험을 무릅쓴 취재 정신을 일컬어 카파이즘이라 한다. 전장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쟁의 참상을 사진으로 고발한 로버트 카파의 기자정신을 기린 말이다. 한국전쟁 당시 죽은 23명의 외신기자. 그러나 그 속에 한국인 기자는 없었다. 지금은 이라크전쟁에도 동원호 피랍사건 현장에도 종군기자들이 달려가 현지 소식을 전해오고 있다. 대중 매체의 한계가 있었던 시절. 로버트 카파의 사진과 기사는 유럽인들의 눈과 귀가 되었을 것이며 전쟁의 생생한 모습을 후대에 전해주는 역사적 자료가 되었을 것이다.
 

 베트남 전쟁에서 지뢰를 밟고 사망한 로버트 카파의 죽음에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지금도 로버트 카파와 같은 죽음의 현장에서 취재 중인 종군 기자들의 모습을 보며 2차 세계대전 당시 사랑하는 연인을 떠올리며 전쟁의 공포를 이겨내며 취재했을 로버트 카파의 모습을 그려본다.

 

*사진출처: 세계일보 로버트카파사진전 기사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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