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만은 그러지 않았죠. "불을 끄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해 봐야겠어!" 말한 벌새는 가까운 물가에 가서 부리에 물 한 방울을담았죠. 그리고 불길 위로 날아 그 물방울을 떨어뜨리는 일을 반복합니다. 주변 다른 동물들이 비웃자 벌새는 이에 굴하지 않고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어."
당시 연설을 통해 이 이야기를 들려준 그는 덧붙여 이렇게말했습니다.
"60억 인류가 벌새가 되어 한 사람 한 사람이 평생 나무 열그루를 심는다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 - P10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상한 이어폰 사과밭 문학 톡 8
이혜린 지음, 손수정 그림 / 그린애플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학의 발달로 우리의 생활을 보다 편하게 해주는 첨단 기기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죠.

여기 신기한 능력을 지닌 '만능 이어폰'을 소재로 한 창작동화가 있어 소개해 보려 합니다.



줄 달린 이어폰을 쓰고 있던 초5 윤호는 같은 반 친구에게 "고대 유물이냐!"라는 소리를 듣게 돼요.

우연히 중고마켓에 올라온 저렴한 무선 이어폰을 발견해 거래하게 되고, 또래로 보이는 판매자는 자신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행운을 빈다는 알쏭달쏭 한 말을 남기고 갑니다.

이어폰의 테스트를 위해 귀에 꽂자 갑자기 들려오는 "멈추세요!"의 목소리!

이어폰 덕에 눈앞에서 사고를 면하게 된 윤호는 그 이후로도 여러 일에 도움을 받게 돼요.

얼마 후 학교에서 이어폰 판매자였던 여자아이 오세라를 만나게 되고, 신기한 능력의 이어폰에 대해 이것저것 듣게 됩니다.

이어폰이 하라는 데로, 말하는 대로 하니 좋은 일만 생겼던 윤호는 어느 날 길에서 현금이 두둑이 든 지갑을 줍게 되요.

윤호는 그 돈을 자신을 위해 쓰고 싶었지만, 이어폰은 파출소에 신고해야 한다고 하죠.

결국 이어폰이 시키는 대로 지갑 주인을 찾아주게 되었고 소문은 빠르게 퍼져 학교에서도, sns 상에서도 칭찬을 받으며 윤호는 유명 인사가 되어요.

이어폰 덕에 매일이 즐거웠던 윤호는 우연히 마트 앞에서 주인을 잃어버린듯한 강아지와 함께 있는 세라를 발견해요.

주인을 찾아주려는 아이들은 다음날 마트 근처에 강아지를 찾는다는 전단을 보게 되고, 주인에게 연락을 하는데요.

주인은 오히려 귀찮다는듯한 말투로 저녁때 만나자는 말만 남기고 끊어요.

뭔가 찜찜한 마음이었지만 강아지에게 잘된 일이라 생각하고 약속 장소로 간 윤호는 강아지가 멀리있는 주인을 보고 숨어 버리는 모습에서 꺼림직한 느낌을 받아요.

그냥 보내기 찜찜했지만 강아지를 주인에게 돌려보내야 한다는 이어폰의 재촉에 또 마음과 다르게 행동해요.

그리고 다음날 세라와 윤호는 이웃 주민의 신고로 잡힌 동물 학대범이라는 기사를 보게 돼요.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있었지만 똑똑히 느껴지는 강아지와 주인의 모습에 둘은 망연자실합니다.

강아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이어폰의 선택이 언제나 정답은 아닌 걸까요?



윤호는 위험도 감지해 주고, 문제의 답도 알려주며, 자신에게 필요한 건 다 이야기해 주는 이어폰이 그저 좋기만 했어요.

이어폰만 있으면 자신의 인생은 탄탄대로라고 생각했죠.

그러다 점점 자신의 생각과 다른 것을 지시하는 이어폰과의 충돌이 생겼어요.

다행히 어떤 일은 더 좋은 일이 됐지만, 어떤 일은 후회로 남는 일이 되고 말아요.

정답만 말하는 이어폰이 사람에게 어느 정도 도움은 되겠지만, 복잡한 인간의 문제에 해답을 줄 순 없다는 걸 강아지의 이야기에서 여실히 보여줬어요.

이 책을 같이 읽었던 둘째는 자기에게 이런 이어폰이 생긴다면 선택적으로만 사용하고 싶다고 했어요.

너무 많은 간섭은 싫다면서 말이죠.

또 세라는 이어폰이 선택하고 결정해 주는데 익숙해져 중독된 상태라 무시할 수도 빼버릴 수도 없었다고 했는데, 만약 이어폰이 하라는 데로 안 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해했어요.

마지막에 이어폰을 만든 과학자 이용진에 대한 내용이 짤막하게 등장해요.

아이들이 터키 아이스크림 아저씨로 유명한 개그맨 이용진 아저씨가 생각난다며 어찌나 웃던지 저도 덩달아 한참을 웃었네요.

큰딸은 이 책이 분명 시리즈로 나올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무슨 소린가 물어보니, 이 이야기는 이용진 박사가 만든 발명품 중 하나인 신기한 이어폰이라는 하나의 에피소드에 불과하다며 분명 다른 발명품을 가지고 다시 돌아올 거라는 거예요.

다소 엉뚱하지만 그럴싸하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저는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이용진 박사의 연설에 다 담겨있다고 생각했어요.

"로봇은 로봇일 뿐입니다.

우리는 로봇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으면서도 그것을 만드는 주체가

바로 우리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로봇의 창조자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본문 153p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의 본성을 첨단 기기가 대신할 수 없음을, 그 무엇도 완벽한 정답을 줄 순 없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 읽기는 귀찮지만 독서는 해야 하는 너에게 - 집 나간 독서력을 찾아줄 24편의 독서담 우리학교 책 읽는 시간
김경민.김비주 지음 / 우리학교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에서부터 저의 눈길을 끌었던 이번 책은 전직 고등학교 국어교사였던 김경민 쌤과 아들인 김비주 군의 독서담을 토론식으로 담고 있어요.

한 작품을 엄마와 아들이 읽고 각자가 느낀 생각을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책의 줄거리를 앞부분에 간략하게 소개해 주고 있어요.

엄마와 아들의 독서담이라길래 책을 잘 보는 친군가 보다 싶었는데 웬걸요~

저자는 게임에 빠져있는 아들에게 게임 시간을 늘려준다는 명목으로 책 읽고 대화 나누기를 제안했더라고요.

김비주 군은 올해 고1 이긴 하지만, 책의 내용은 대략 중2-3학년이었을 때 엄마와 독서 토론을 한 것을 토대로 집필한 것 같았어요.

제가 놀랐던 건 '중학생이 책을 읽고 이렇게까지 깊게 생각할 수 있나?'라는 점이었어요.

단지 게임시간 때문만은 아니고 본래 책을 좋아하는 아이인 것이 분명해 보였다고 할까요?

이 책은 문학 12편과 인문, 사회, 과학에서 각각 4편씩 총 24편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어요.

초등학생들을 위한 동화책에서부터 어른들이 보기에도 어려운 책까지 다양하게 섭렵하고 있어요.

제가 읽었던 책도 있고 처음 보는 책들도 있는데, 워낙 유명하지만 쉽게 손대지 못하고 있던 책도 소개하고 있어 좀 놀랐어요.

'중학생이 정말 이 책을 읽었다고?'라는 의문이 먼저 든 게 사실이에요.

책의 구성은 앞부분에 작가에 대한 짧은 설명과 작품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뒤에 엄마와 아들의 생각을 대화체로 보여주고 있어요.

작품 소개로 대략적인 내용은 알 수 있지만 이왕이면 같은 책을 읽고 대화를 참고하면 금상첨화겠죠?

나중에 작품을 읽어볼 독자를 위해 스포 부분도 미리 알려주니, 본인의 판단으로 걸러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어요.

첫 페이지 넘기고 조금만 읽어보면 빠져들게 되는 게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빠른 매체에 익숙한 아이들에게는 그 약간의 노력도 굉장히 어려운 일인 듯하더라고요.

고학년이 될수록 다른 것들을 핑계로 책 읽는 시간은 더 줄어드는데, 그때 이런 책이 도움이 많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모든 책을 완독해야 독서토론도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몇 부작에 걸친 대작들이나 어려운 주제는 굳이 다 읽히지 않고도 토론을 했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도 충분히 아이의 생각을 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전 너무 완독에만 신경을 썼나 반성이 되더라고요.

이 책을 읽으며 제일 크게 느꼈던 건 저도 나름 아이들과 책 좀 본다고 생각했는데 그 깊이가 너무 얕았다는 점이었어요.

비록 첫째가 이제 중1 이긴 하지만 '우리 아이도 중2-3 땐 저 정도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니 '아니오'라는 답이 나오더라고요.

저부터가 저 토론에 끼었다면 저런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까 싶은 것이, 저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짚어주고 있어 읽는 내내 감탄하며 보았네요.

저자가 국어쌤이었기에 전문적인 지식으로 좀 더 많은 것을 끌어냈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 모자의 이런 대화가 전 너무나 부러웠습니다.


저는 미술을 전공했어요.

아이들과 그림을 보고 느낌을 말해보라고 하면 다 비슷한 대답을 해요.

딱히 집중도 못하고요.

그런데 작가와 그림에 대해 설명을 조금 붙여주면 아이들의 관심이 확 올라가고 질문도 풍부해져요.

전 이 책에서 바로 그런 걸 느꼈습니다.

문학계의 도슨트!

'여기에 소개된 책을 꼭 읽어봐야겠다.' , '전체 내용이 너무 궁금하다'라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어요.

이 책에선 24편만 소개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청소년들과 부모님이 꼭 함께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음・・・・・. 남을 도우면 그게 나한테 다시 돌아온다는 거,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고 예쁘게 말하면 그 사람과 관계가 좋아진다는 거, 준비만 잘 돼 있으면 언제든 자신 있게 발표할 수있다는 거. 그리고・・・・・・ 결과가 어떻든 내 일은 나를 믿고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거, 그래야 후회가 없다는 거." - P14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상한 집 우케쓰 이상한 시리즈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에서 오컬트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올린 [이상한 집]의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소설로 만들어지고, 드디어 한국에서도 출판이 되었어요.

일본 현지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이미 일본의 부동산 괴담이라며 많은 이슈를 불러일으켰는데요.

정말 앉은 자리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한 번에 읽어 내려갈 만큼 몰입도가 엄청납니다.

집의 도면만으로 이렇게 오싹할 수 있다는 것도 처음 느꼈습니다.

한국은 동선을 많이 생각해서 구조가 대부분 비슷한 편인데, 일본은 그렇지 않나 봅니다.

제가 이 책을 읽기 전에 책 앞에 있는 큐얼 코드를 먼저 찍어봤어요.

건축 전문 유튜버가 이 이상한 집의 도면과 괴담을 들려주더라고요.

내용을 요약해 전해주기에 사실 들으면서 너무 허무맹랑하고 억지스럽다고 생각했어요.

1,2층 도면을 겹쳐 생기는 공간이 비밀통로로 이용됐을 거라는 것까진 이해가 되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그곳으로 아이가 오가며 살인을 저질렀다니 앞뒤 맥락이 너무 없었죠.



책을 펴서 평면도를 좀 더 자세히 보았어요.

1층은 누가 보아도 이상할 것 하나 없는 여타의 집과 다르지 않았어요.

주방 쪽 빈 공간을 제외하면 말이죠.

그런데 2층은 비전문가인 제가 보아도 어딘가 이상하더라고요.

가운데 들어앉은 창문 없는 아이 방... 진짜 뭔가 오싹했어요.

계단에서 아이 방으로 가는 문을 바로 만들지 않고 빙 둘러 들어가는 구조도 이해할 수 없었고요.

화장실, 욕실, 샤워실의 위치도 한국에선 절대 볼 수 없는 동선이었어요.

이 이야기는 저자의 지인이 도쿄에 집을 사기 위해 알아보다 뭔가 묘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오컬트 전문이었던 저자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시작돼요.

저자 또한 이쪽엔 문외한이었기에 건축설계사인 또 다른 지인 구리하라 씨에게 상담을 하죠.

인터뷰하는 듯 내용의 대부분이 대화체로 되어 있어 빠르게 쭉쭉 읽어 나갔어요.

설명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평면도 그림에 표시를 해 보여주는데 왜 이런 괴담이 나오게 되었는지 오목조목 따져 잘 설명해 주더라고요.

어느새 저도 괴담이 사실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며 흠뻑 빠져들었어요.

다음날 그들의 망상이 다 맞았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상한 집 근처에서 왼손이 사라진 토막 난 시체까지 발견되죠.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소설인지 알 수가 없더라고요.

사실이라면 믿기지 않고, 소설이라면 정말 대단한 작품이라는 감탄 밖에 나오질 않았어요.

저자는 구체적인 지역과 집의 겉모양새를 숨긴 체 이 내용을 기사로 내보냈는데요.

이 집에 대해 짚이는 구석이 있다며 한 여성이 연락을 해와요.

자신의 배우자가 이런 방법으로 희생된거 같다며, 저 집의 본 주인이었던 사람들이 전에 살았던 집의 도면이라며 보여주죠.


사이타마현에 위치한 이 집의 구조 또한 괴이하긴 마찬가지였어요.

아이 방, 욕실, 침실 등 창문이 전혀 없다는 점과 어색하게 밖으로 튀어나온 용도를 알 수 없는 삼각형의 방이 있다는 점이었어요.

이 집 근처에서 자신의 배우자가 왼손이 잘린 체 발견되었다고 해요.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비슷한 점이 많은 기막힌 사건 아닌가요!

저자는 피해자들의 사라진 왼손에 주목했어요.

그리고 무언가 사이비 종교의 의식과 관련되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스포가 될까 싶어 조심스럽지만, 이와 관련해 기묘한 집의 도면이 하나 더 발견돼요.

건축가인 구리하라 씨가 그때의 상황과 목격자의 증언을 토대로 도면의 숨겨진 부분을 수정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이 부분에서 어찌나 소름이 돋던지요.. 구리하라 씨는 건축가가 아니라 명탐정 아닌가요?

책을 다 읽고 너무 여운이 남아 이상한 집에 대해 좀 찾아보았어요.

한국의 건축가 한 분이 도쿄의 집 도면을 보시더니 1층에 있는 빈 공간은 집의 구조상 생길 수밖에 없는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2층을 지탱하는 벽 면적이 너무 적어 무게를 감당할 수 있도록 두껍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공간일 수밖에 없다고요.

하지만 2층의 구조는 아무리 봐도 정상적인 구조는 아니라고 하네요.

무언가 secret 한 공간일 수밖에 없다고요.

그러면서 이런 괴담이 생길 수 있는 다양한 평면도가 나오는 일본의 주택문화가 부럽다고까지 하시더라고요.

저도 일본의 독특한 집들을 실제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도면들의 숨겨진 진실이 정말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새로운 스타일의 미스터리를 읽고 싶다면 [이상한 집] 꼭 한번 읽어보라고 추천드리고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