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펴서 평면도를 좀 더 자세히 보았어요.
1층은 누가 보아도 이상할 것 하나 없는 여타의 집과 다르지 않았어요.
주방 쪽 빈 공간을 제외하면 말이죠.
그런데 2층은 비전문가인 제가 보아도 어딘가 이상하더라고요.
가운데 들어앉은 창문 없는 아이 방... 진짜 뭔가 오싹했어요.
계단에서 아이 방으로 가는 문을 바로 만들지 않고 빙 둘러 들어가는 구조도 이해할 수 없었고요.
화장실, 욕실, 샤워실의 위치도 한국에선 절대 볼 수 없는 동선이었어요.
이 이야기는 저자의 지인이 도쿄에 집을 사기 위해 알아보다 뭔가 묘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오컬트 전문이었던 저자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시작돼요.
저자 또한 이쪽엔 문외한이었기에 건축설계사인 또 다른 지인 구리하라 씨에게 상담을 하죠.
인터뷰하는 듯 내용의 대부분이 대화체로 되어 있어 빠르게 쭉쭉 읽어 나갔어요.
설명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평면도 그림에 표시를 해 보여주는데 왜 이런 괴담이 나오게 되었는지 오목조목 따져 잘 설명해 주더라고요.
어느새 저도 괴담이 사실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며 흠뻑 빠져들었어요.
다음날 그들의 망상이 다 맞았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상한 집 근처에서 왼손이 사라진 토막 난 시체까지 발견되죠.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소설인지 알 수가 없더라고요.
사실이라면 믿기지 않고, 소설이라면 정말 대단한 작품이라는 감탄 밖에 나오질 않았어요.
저자는 구체적인 지역과 집의 겉모양새를 숨긴 체 이 내용을 기사로 내보냈는데요.
이 집에 대해 짚이는 구석이 있다며 한 여성이 연락을 해와요.
자신의 배우자가 이런 방법으로 희생된거 같다며, 저 집의 본 주인이었던 사람들이 전에 살았던 집의 도면이라며 보여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