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피, 열
단시엘 W. 모니즈 지음, 박경선 옮김 / 모모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읽은 소감을 말하라면 경악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겠다. 좋고 나쁨의 뜻을 떠나서 확실히 뜨악스럽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작가의 놀라운 데뷔작"이라는 책 띠지와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보스턴글로브] 격찬!!이라는문구에 나도 들뜬 마음으로 한껏 기대를 품으며 책을 시작했다.

열한 편의 단편들로 구성된 책. 그리고 처음 시작되는 단편이 바로 표제작 "우유, 피, 열"이다. 이 조합들은 도대체 무언가 상상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사춘기 소녀들의 우정을 다룬 이 글의 소재로 마구 이용이 된 우유와 피, 열... 다 읽은 후의 느낌이 "????!!!!" 이랬다. 격찬 속의 소설인데 내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지 이해를 못하는 건지 잠시 의문의 구렁텅이에 있다가 다음편을 연이어 읽었다. 그렇게 한 편, 한 편 끝이 왔는데도 사실 아직 잘 모르겠다.

첫 단편부터 비릿하고 메스꺼운데 이게 또 멈출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계속 읽어나갈 수밖에 없는 책이다. 매 편은 모두 다른 내용의, 다른 화자들로 이야기를 구성해 나가지만 정도의 차이지 불편함과 비릿함, 얼굴을 찌푸리게 되는 약간의 충격들을 늘 담고 있다. 글을 읽을 뿐인데도 그 생생한 색감과 냄새, 그리고 숨이 막히는 듯한 촉감까지 그대로 전달이 된다. 화자는 대부분 약하고, 무언가 잘못 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분노하고 열을 내면서도 제대로 해결할 수 없는 그 답답한 심정들이 내게도 온전히 느껴진다.

벨벳 코팅으로 계속 만져보고픈 촉감의 책인데다가 표지까지 강렬한 색감의 디자인으로 너무 예쁘다고 만지작거렸는데 다 읽고 난 지금은 표지 디자인들이 다시 보인다. 뒷 표지의 뼈까지... 작가는 열한 편의 단편들 순서도 정교하게 배열했다고 하니 조용히 작가의 흐름의 몸을 맡겨 집중해 보는 것도 좋겠다.

'만일 여자들에게 궁금해할 자유가 더 많이 허락되었더라면 세상은 지금 어떤 모습이 되었을까?'라는 뒷표지 구절이 가슴에 깊이 박히지만, 아마 그랬더라면 이런 글은 탄생할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

🔖20. 열세 살이 되기 전까지는 공허가 짊어질 만한 무언가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 공허는 대체 누가 거기에 넣은 것일까? 때로는 공허로부터 기어이, 언젠가는 벗어날 수 있을지 궁금해하면서도 때로는 그것을 절대 반납하고 싶지 않기도 하다. 공허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니까.

🔖72. 혐오는 대부분 자신이 심리적으로 인지한 위험, 그러니까 우리의 죄책감이나 고통을 은폐하는 거예요. 두려움인 거죠. 우리는 두려운 대상을 어떤 식으로 다루나요?

🔖79. 제이 자신은 이류二流가 아니며 아담의 갈비뼈도 아니라는 것, 그리고 자신의 존재 자체가 신이라는 것도 이제 안다. 목사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계속해서 연단에서 소리를 지르며 동생 더크와 같은 소년들을 혐오와 공포에 가득 찬 인간으로 키워내고 있다는 것도.

🔖303. 그런데 우리가 뭘 할 수 있지? 그들의 은식기가 방. 안을 음악으로 채웠다. 하나님 맙소사, 카나리아가 양손으로 입을 가리며 양에게 말하는 걸 우리는 들었다. 우리는 알았다. 그들은 먹을 수만 있다면 그분까지 먹어치울 사람들이라는 것을.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주차장에서 각자 차에 올라타며 서로 시선을 피한 채 어깨만 으쓱였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런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늘 어린 것을 먹어오지 않았던가?

🔖329. 집에서 길들여진다는 건 짐승들한테나 해당되는 얘기야. 그리고 사실, 짐승들도 그럴 필요 없어. 모든 건 순리대로란다. 네 자신으로 있는 법을 배우는 거야. 그렇지 않으면 너 아닌 다른 누군가로 살다 죽는 거고. 간단해.

🔖331. 100년이 지나면 고고학자들이나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나를 땅에서 파내 쪼개진 내 대퇴골에서 흙을 털어내고 농담의 실마리를 찾으려 내 상완골을 찬찬히 살펴보겠지. 그들은 절대 알아내지 못할 거다. 전체를 볼 수는 없으니까. 내 척추를 감쌌던 맹렬한 기이함이라든가 안절부절하지못하던 흐름 같은 것을 알아내지 못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돈이 되는 공간 - 서울 직장인 강릉에서 에어비앤비로 제2의 연봉 만들다
최인욱 지음 / 파지트 / 202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온라인 마케팅과 IT 서비스 기획일을 하고 있는 3형제의 아빠가 직장 말고 또다른 연봉을 만들어 내고 있는 일이 있다는데...누구나 혹 할만한 이야기다. 그 비법은 바로 에어비앤비!

코로나 시절에 강릉에서 촌집을 하나 사서 리모델링을 하고 마당을 꾸며 가족끼리 별장처럼 쓰다가 방을 쓰지 않을 때는 에어비앤비를 돌려 초기에 들었던 자본금을 회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직장인 평균 연봉을 조금 웃도는 수익까지 내게 되면서 땅을 사고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에어비앤비 시스템을 이용해서 쌓아온 노하우를 고스란히 이 책에 담았다. 어려운 부분은 없고 풀어서 차근차근 설명해 주는 책이라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사실 관심이 많은 분야였기에 이 책을 읽으려고 시작을 했던 만큼 대부분은 아는 내용이 많았지만 에어비앤비 시스템에 대한 부분은 새로운 점을 많이 알게 됐다.

에어비앤비에서 수수료를 챙기는 만큼 호스트가 악성 게스트로 인한 공간이나 숙박 예약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 '에어커버'라는 시스템으로 보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호스트에게는 꽤 좋은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게스트(손님)의 점수도 호스트(주인)가 매길 수 있다는 점!은 놀랐다. 난 몰랐다ㅋㅋㅋ 호스트들끼리도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세계가 있었구나.

누구나 제 2의 집,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나만의, 우리 가족만의 탁 트인 공간을 갖고 싶어한다. 그와중에 수익까지 덤으로 따라온다면 두 말할 나위 없이 좋겠다. 에어비앤비 세계의 Q&A를 정확히 짚어 주고 독자들(새로운 호스트)들을 응원하는 책이지만 사실 결단이 제일 어렵다.

직장도 손에 쥐고 얼마든지 에어비앤비로 제 2의 연봉을 꿈꿀 수 있다라는 건 분명 쉬운 일은 아닐 테지만 매력적인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나도 한번?'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권한다. 에어비앤비 공식 1:1 무료 코칭 시스템도 있다하니 적극 활용해 보아도 좋을 듯!

➰️➰️➰️➰️➰️➰️➰️

🔖54. 결국 우리 가족이 원하는 것이 게스트에게도 좋겠다는 결론에 닿았습니다. 안전, 마당, 프라이버시가 강릉 마당집을 꾸밀 때의 콘셉트입니다. 집을 알아볼 때 자신의 콘셉트를 가지고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90. 목적지로서의 스테이 자체 특성을 살리면 '일부러 찾아오는' 게스트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입지가 좋지 않은 곳에 있는 스테이는 반드시 특징이 있어야 한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92. 에어비앤비를 잘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한다면, 저는 '실행력' '모르는 것을 학습하려는 자세' '다른 사람의 의견과 생각에 공감하는 태도' 이 세 가지를 꼽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배니시드
김도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2 BIFF 부산스토리마켓 IP 선정작"으로 이름을 올린 소설! 영상화로의 가능성을 이미 입증한 소설이다. 화제의 소설인 만큼 역시나 재미있다. 꽤 묵직한 책인데도 빨리 읽어낼 수밖에 없다. 오랜만에 느끼는 페이지 터너 소설. 서사도 탄탄하고 인물묘사도 섬세해서 빨려 들어간다 그냥.

남편의 비밀스러운 순간을 우연히 보게 된 아내는 못 본 일로 덮어두기로 한다. 오로지 나를 위해, 내 아이들을 위해. 그 일 이후 갑작스레 사라진 남편, 10년 후 아들마저 사라지게 되는데... 순간의 선택이 얼마나 많은 일의 연결고리가 되는지 머리가 복잡하다. 하지만 소설 마지막에는 내가 했던 그 선택들이 누군가의 교묘한 설계속에 '그렇게 되어질 수밖에 없었던 일'이었던 것도 같다.

극중 화자는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연정하"다. 평수가 다양하게 존재하는 아파트에 살면서 겪게 되는 불편감, 이웃들과의 소통 부재, 자존감 따위는 한 방울도 없는 '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남편, 그리고 타인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 실감나서 속이 시원하기도 하면서 가슴이 답답하기도 했다. 연정하가 사는 현실은 얼마나 외롭고 고독하고 감옥 같았을까.

애정 없는 결혼 생활, 알고 있지만 모르는 척 살아야만 했던 현실들이 이미 지옥같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고통만 안겨줬던 현실 속에서 나를 지켜줘야 할 마땅한 보호자가 없이 컸던 정하는, 자식에게 자신과 같은 삶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애쓰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가족에게 필요했던 건 무엇이었을까? 배려라고 생각해서 표현하지 않았던, 표현하지 못했던 순간들이 쌓여서 그 작은 틈이 영원히 메워지지 않았던 건 아닐까? 하긴 소통의 부재만으로 설명 되기에는 정하의 첫 번째 남편 오원우가 너무 무책임하고 이기적이고 찌질한 새끼이긴 하다. 마지막까지도 인간말종이었던 정하의 전 남편 오원우.

사실 완독을 하고 나서도 마음이 복잡한 소설. 너무나 재미있고 빨리 읽히지만 끝무렵엔 읭? 하게 되는 여운이 자꾸 남는다. 정하는 자신을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애정과 표현이 넘치는 새로운 남편을 만나게 되는데 이게 그렇게 해피엔딩 같지는 않아 보이는 게 내 찜찜함의 원인. 원우는 원우대로 파렴치하지만 우성은 우성대로...무섭다 나는. 한 놈은 무책임함의 극치고 한 놈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잘 포장되었지만 집착과 광기의 수준으로밖에 안보인다. 어디까지가 사랑인지 자꾸만 생각하게 된다. 왠지 속편이 나온다고 해도 재미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정하와 우성의 뒷 이야기, 사라진 아들과 전남편의 행방, 나머지 자식들의 더 자세한 이야기들, 카메오로 자영이 엄마의 이야기까지. 나혼자 너무 깊게 가나?ㅋㅋㅋ

➰️➰️➰️➰️➰️➰️➰️

57. 남편이 밖에서 무슨 일을 저지렀든 위험이 나와 아이들에게까지 미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차올랐다. 고민은 불과 몇 초였다. 난 그 몇 초의 마지막 초침이 채 움직이기도 전에 결심했다. 모르는 척을 하기로. 내가 모르고 아이들이 모르면 아무도 모르는 거다. 무슨 일이 있었든지 간에 그건 남편 혼자만의 일이었다.

95. 이런 모임을 만들어서 모이는 사람들은 뭘까. 영어 공부를 핑계로 연애를 하고 싶은 걸까. 단합을 핑계로 술을 마시고 싶은 걸까. 자기만족을 위해서 만드는 연극과 죽을 맞춰주러 온 사람들. 초등학교 학예회만도 못한 공연을 선보이고도 무대에 섰다는 것만으로 스타가 된 것처럼 착각하면서 들뜨는 사람들. 축하를 하면서 자기들도 무대 위의 '특별한' 사람들과 일행이라는 것을 은근히 드러내고 우쭐함에 취하는 사람들.

103. 문학도라는 것은 낭만적이지 않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우수에 젖은 남자는 현실에서는 절대로 남자 주인공 역할을 꿰찰 수 없다. 자격 미달이니까. 당장 먹고살 게 걱정인데 앵무새처럼 시를 읊어대는 남자를 두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할 여자는 없다.

206. 모르는 척하고 물었다. 잘난 척 떠드는 사람 앞에서 바보인 척 연기하기. 그러면 상대방은 적선하듯이 말을 풀어놓는다.

214. 완벽하게 맞아서 꽉 채워진 퍼즐의 판 같은 가정이 세상에 있기는 한 것일까. 그런 가정이 있다고 해도 그것은 결국 외부에서 볼 때만 '그렇게' 보일 뿐이다. 가정의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은 아무도 모른다.

218. 몹시, 몹시도 슬펐다. 앞 동 남자의 호의를 받으면서 나는 그제야 깨달았던 것이다. 남편은 나와 아이들을 위해서 간식 한 번을 사 온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제 아빠에게 불평 한마디 없었다. 혹자는 아이들이 잘 교육되었다고 여기겠지만 그건 아니다. 아이들은 제 아빠의 무관심에 익숙했을 뿐이다.

267. 돈을 많이 쓴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새 남편과 백화점을 걷는 동안 긴 시간 마음에 담아두었던 억하심정도, 억울함도, 언젠가 꼭 되갚아 주겠다고 곱씹고 곱씹던 악한 감정들도, 미처 깨닫기도 전에 나의 마음속에서 지워져 버렸다. 돈이 있으면 사람이 착해진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329. 나는 너무 오랫동안 아물지 않은 상처를 숨겨왔다. 상처를 좀 더 일찍 드러냈어야 했다. 실질적 보호자가 없는 나를 보호해 줄 존재는 오로지 나였는데 방어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를 학대하는 쪽을 택했다. 어리석었다. 결국 비뚤어지고 모나게 된 것은 나였다.



#김도윤 #배니시드 #팩토리나인 #쌤앤파커스
#소설책 #소설추천 #스릴러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후위기인간
구희 지음, 이유진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세상 사람 모두가 필독해야 할 책이다. 기후와 환경에는 항상 관심이 많아서 관련 서적을 종종 읽긴 했는데 가장 가독성이 좋아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고 내용도 알차다.

최근에 계속 대두되는 기후위기에 대해서 귀엽고 아기자기한 웹툰으로 '구희'의 일상을 그린다.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된 주인공은 이제 더이상 이전의 상태로 살 수는 없다. 그렇다고 또 환경에 해악을 끼치지 않는 완벽한 삶을 살 수도 없다. 우리는 이미 존재만으로도 탄소를 뿜어내고 있다.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 문화, 친환경이라는 말로 눈가림만 할 뿐인 거대 기업들, 조경이나 미학을 위한 불필요한 거리 설치물들, 육식 문화.. 사실 너무나 많은 것들이 환경을 해치고 있다. 일회용품을 쓰게 될 때는 항상 찜찜하고 불편한 마음은 들지만 어떤 식으로, 어떻게 환경에 도움되는 삶을 살아야 하는지 제대로 몰랐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작가는 이야기한다. 너무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러나 알고 실행하는 것과 여전히 모른 채 사는 것과는 분명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재활용을 잘 하는 것, 그것만으로 환경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재활용을 해야 하는 물건들을 애초에 소비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배달 음식 한 번에 무수히 사용되고 쉽게 버려지는(재활용되는) 물건들을 보면서 마음의 불편함을 느끼고 소비 자체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어림도 없다. 육식을 줄이고 전기와 물도 아끼고 쓰레기를 만들어내지 않는 삶을 위해 개개인의 목소리가 쌓이고 쌓여 결국 정부와 거대 기업에서부터 서서히 바뀌어 나가야 한다.

친환경을 위해 텀블러를 십수 개 사는 것, 환경을 위한 에코백이 수없이 만들어지고 쓰임 없이 버려지는 행태는 대체 어떤 환경을 위한 일인지 모르겠다. 우리 개개인 모두 제대로 알고 더 '잘' 살기 위해 더이상의 노력을 늦추지 않아야겠다. 개개인이 계속 목소리를 내고 전 세계적인 움직임을 만들어 나가야 할 때이다.정말 모두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기후위기는 우리 모두의 일이기 때문이다.

➰️➰️➰️➰️➰️➰️➰️

27.조만간 계절의 아름다움은 동화책에서나 존재하게 될지도 몰라요. 우리가 알던 봄의 모습은 변했고 심지어 봄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봄바람의 따뜻함이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올해 여름은 또 얼마나 더울까? 다가올 날씨를 걱정하는 나 비정상인가요?

80. '기후위기', '환경보호' 사람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단어다. 멀쩡하게 잘만 사는 내게 현실을 들이민다. 솔직히 모른 척하고 싶다. 살던 대로 사는 게 편하니까. 그러나 모르던 시절의 나로 살 수도 없다. 나는 어디까지 외면할 수 있을까? 기후위기 시대, 나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내가 살던 그대로 사느냐. 알게 된 만큼 변화하며 사느냐.

118. 대멸종 시기에는 언제나 급격한 '기후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지금, 지구는 이산화탄소 증가로 급격한 기후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그럼 요새 지구에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탄소량이 늘었나요? 바로,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와 산업의 발전 때문입니다. 자연 상태에서는 재해가 일어나지 않는 한 이산화탄소가 크게 발생하지 않는데 인간이 그 재해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렇게 들으면, 산업혁명 시기부터 지구온난화가 시작됐다고 생각하겠지만 배출된 탄소 중 절반 이상이 불과 30년 사이에 배출되었다고 합니다.

185. 고기와 생선을 먹는 것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라 생각하는 게 야생동물들도 동물을 사냥해 먹고 예전 조상들도 수렵해서 먹었으니까. 지금 다만 우리는..너무 많이 먹고 있지. 그러니까 싸고 쉽게 많-이 고기를 얻기 위해 이루어지는 공장식 축산이 제일 문제라는 거지? 저렴해지니 온갖 음식, 가공식품에 들어가고...흔하고 간편한데 심지어 맛있다고 생각하는 걸 어떻게 자제하지?

280. 욕망에 따라 사회는 더 빨리, 더 많이 생산했다. 욕망과 탄소 배출량은 비례했다. 수단을 가리지 않는 욕망은 자연을 고갈시켰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풍요롭게! 더 '잘' 살아보려는 우리 인간들의 오랜 욕망은 어쩌면 '기후위기'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324.쓸데없는 자원 낭비보다 더 걱정인 건 계절마다 갈대숲을 밀어버리는 일이다. 다큐멘터리 속 뱁새는 분명 갈대숲에 둥지를 틀었다. 지저분하다며 밀어버리는 갈대숲은 뱁새의 서식지이다. 서식지가 사라지면 새들이 사라질 것이고, 오히려 모기와 날벌레가 늘어날 것이다. 벌레가 많아지니 이번엔 살충제를 뿌린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조경 관리일까?

354.고기뿐일까요. 사실 제 일상은 이런 타협과 후회의 연속입니다. 전 모순적입니다. 과성장을 비판하면서 새로운 트렌드에 가슴이 설레고 급할 땐 택시를 타기도 하고 보상심리로 소비를 하기도 합니다. 환경을 파괴한다는 아보카도, 아몬드, 커피를 포기하지 못합니다. 인정해야만 했습니다. 신념대로 '완벽하게' 살 수는 없다는 걸요. 그럼에도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기후 문제는 단지 환경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모순덩어리입니다. 존재 자체로 탄소를 배출하고, 쓰레기를 만듭니다. 그 사실이 저를 괴롭게 합니다. 하지만 그러므로 더, 덜 부끄러운 삶을 살고 싶습니다. 노력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인간의 삶에서 모순을 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으니, 그렇다면 '최선을 다하는 자'가 가장 아름다울 테니까요. 허무주의는 세상을 바꿀 수 없어요. 삶은 어쨌든 계속되니까요. 그러니 환경에 대해 말하는 것을 눈치보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모두 모순적이고 서로를 헐뜯기엔 남은 시간이 아까우니까요.

#구희 #기후위기인간 #알에이치코리아
#도서협찬 #지구온난화 #이상기후 #에세이추천 #북스타그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든 꽃이 봄에 피지는 않는다
이다지 지음 / 서삼독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반드시 때는 온다. 아직 나의 계절이 오지 않은 것뿐이다' 라는 말은 얼마나 힘이 되는 이야기인가! 나의 계절은 어떤 모습일까 흐뭇하게 상상하게 된다. 수험생이나 취준생들을 위한 공부 비법이나 성공을 위한 계획들을 수립함에 있어 좋은 정보들을 안내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만한 메가스터디 일타 강사!! 이다지 선생님의 책. 그녀의 학창 시절 이야기부터 진로를 변경할 수밖에 없었던 과정들을 이야기해준다. 옆집 언니처럼 다정한 구어체로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는 나긋나긋 따뜻한 말로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 어느새 내 속마음을 다 터놓고 싶다. 막연하게 힘들었다고 생각만 했는데 나는 과연 얼마만큼의 노력을 했는지, 최선을 다 하긴 한 건지 되묻고 있다.

성적이나 진로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여러 일들의 사례를 들어가며(물론 이다지쌤 본인의 이야기도!) 마음을 다해 상담을 한다. 나는 사실 새로운 일을 앞두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두렵고, 앞으로 얼마나 새로운 혹은 무서운 세상이 펼쳐질지 모르기에 움츠러들 때가 많다. 순간순간 느껴지는 심장 떨림이랄까. 누구에게도 이야기하기 쉽지 않은 그 불안하고 긴장되는 마음에 위로로 다가오는 글이 많았다.

'인간은 자신이 경험한 만큼만 공감할 수 있다.'
'매일 하는 일을 바꾸지 않는 한 당신의 인생은 결코 바뀌지 않는다.'

진로나 앞으로의 꿈을 결정하는 순간에서 숱하게 듣게 되는 주변의 걱정과 조언들. 물론 감사하고 많은 상황들을 따져보며 실수를 줄이는 데 도움도 되지만 사실은! 그말들에 흔들리고 있었던 나를 보는 것이 더 힘들었던 것이다. 가끔은 주변의 소리는 모두 무음처리하고 내 마음 속 확신의 말을 따라가보라는 이야기가 가슴에 파고든다. 확신의 소리를 아무나 듣는 것도 아닐 테고 실행에 옮기는 건 더더욱 어려운 일이니!! 시작을 하기로 한 나 자신을 칭찬한다. 확신의 소리가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라고 해도 이 숱한 도전의 순간들이 나에겐 경험이라는 큰 보물이 되어 내인생에 남을 것임을 안다. 나는 아직 젊으니까. 오늘도 도전!!

그리고 짤막하더라도 일기를 매일 써봐야겠다는 다짐을 조용히 해본다🖤

➰️➰️➰️➰️➰️➰️➰️


38. 과거의 나는 실수했을 수도 있고 실패했을 수도 있지만, 아직 만나보지 않은 미래의 나는 다를 수 있습니다. 실패 한 번으로 점 찍히고 끝나는 게 아니라, '나의 역사'라는 시간의 선 한복판에 서 있다는 것을 아는 것. 이러한 선의 감각을 잊지 않고 달려간다면, 여러분도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짜릿함을 반드시 경험하게 될 겁니다.

76. 사람들은 '시간 낭비'라고 말해요. 맞아요. 단순히 인생에서 '시간'만 생각한다면 저는 늘 낭비하고 지각하면서 살았습니다. 하지만 내 길이 아니라는 사실도 직접 해보아야만 알 수 있는 소중한 지식이잖아요. 이 사실을 알기 위해 저는 시간을 투자한 것이라 결론을 내렸습니다. 귀한 인생의 길을 만들 때 꼭 '몸으로 뛰어보는 사색'을 해야 하는 거예요. 가능성의 씨앗은 책상에 앉아서 검색만 한다고 해서 열매가 나지 않으니까요.

124. "뭐 이렇게 정성을 쏟아. 중요한 부위만 열심히 하고 나머진 대충 그려. 누가 안다고 그렇게까지 해."
"내가 알아, 열심히 했는지 안 했는지는."

144. 그냥 보기에는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이 쿨해 보일 거예
요. 심드렁하게 그들이 내뱉는 말들, '어차피 안 될 건데 뭐하러 끝까지 가?" 하는 말이 현실적이고 날카로워 보이죠.
그런데 이거 그냥 쿨한 척일 뿐이에요. 실패할지라도 끝까지 달려볼 자신이, 뜨거워질 용기가 없는 거잖아요. 끝까지 해보는 과정의 뜨거움, 이것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완전히 다른 삶이에요. 또 '완주의 관점'에서 보면 실패는 성공을
한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167. 우리가 보내는 하루하루, 즉 일상은 인시닝을 만드는 아주 귀중한 시간인데도 마치 공짜로 볼 수 있는 웹툰처럼 흘려보내고 있잖아요. 생각해보니 그렇더라고요. 오늘의 총합, 일상의 누적분이 인생인 건데 왜 '일상'은 대충 보내면서 '인생'이 달라지길 기대하는 걸까요. 일상은 사실 무료로 주어진 게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걸고 보내는 아주 무거운 시간인데 말이에요.

182. 지금은 '일만 하는 이다지'이지만 언젠가는 '일을 뺀 나머지 이다지로도 살아야 합니다. 그때 되어서 나에게 줄 수 있는 것들이 빈약하면 쓸쓸할 것 같아요. 커리어의 전성기를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그 전과 후 상관없이 삶에서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에게는 그것이 여행이거나 운동일 수 있는데 저에게는 그게 '일기 쓰기'예요. 일기를 쓴 지 20년 차로서 말씀드리면요.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기록하잖아요. 그럼 '큰일을 잘해내는 나'만큼 '소소한 일예 집중하는 나'도 소중하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203. 절대 해명하지 마세요. 현재 내 힘든 처지를 반가워하고 비아냥거리는 사람의 귀에는 무슨 말을 해도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기 때문이에요. 상대는 내가 잘되지 않기를 바라는 본심을 숨기고 있어요.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어떤 말을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여러분의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세요.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면 되는 거예요.

321. 이유 없이 남을 미워하고 증오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기 인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노력해서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자신의 수준으로 끌어내려 '형평성'을 맞춰가는 쪽을 선호해요. 이들이 사는 세계와 문화 수준이 선호하는 삶의 방식인 거죠. 굳이 수준 높은 당신이 그 사람 수준으로 내려갈 필요가 있을까요.


#이다지 #모든꽃이봄에피지는않는다 #동기부여 #성장 #책추천
#서삼독 #쌤앤파커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