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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이 할 수 없는 것들 - 재택근무의 한계부터 교실의 재발견까지 디지털이 만들지 못하는 미래를 이야기하다
데이비드 색스 지음, 문희경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5월
평점 :
4차 산업혁명 시대이다. 인공지능, 가상현실, 사물인터넷 등이 세상을 주도하는 혁명적인 시대. 온통 메타버스며 챗 GPT가 화두일 때도 나는 약간의 피로감과 거부감이 들었는데 이게 딱 꼬집어 원인을 모르겠더란 말이다. 쏟아지는 신간들에도 디지털 찬양이 8.90프로!! 나는 사실 일부러 피했다. 원인 모를 굶주림에 쩔어가던 중에 눈에 뜨인 신간 [디지털이 할 수 없는 것들] !!! 그래, 나도 내 맘속의 거부감의 원인 좀 파악해볼까, 작가한테 숟가락 좀 얹어 볼까 하는 심정으로 책을 들었다.
작가 데이비드 색스는(성으로 늘 고통 받고 있다는) 이미 [아날로그의 반격]이라는 책으로 베스트 셀러 작가 자리를 차지한 이력이 있다. 이번 책도 전작과 같은 맥락으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날로그적인 것에 대한 찬양이 나열되어 있다. 회사, 학교, 쇼핑, 도시, 문화 생활, 대화, 마지막 휴식의 챕터까지 소제목으로 각각의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비교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의 일화와 그때의 감정들을 이야기하여 공감도를 높이고 유명 인사나 그들의 저서에서 쓰인 말들을 인용해 정확도도 잡았다. 일단 어렵지 않게 접근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고 누구나 쉽게 몰입할 수 있다.
인간이 인간일 수 있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 조건이 무엇일까? 디지털은 확실히 우리의 삶을 훨씬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지금도 나는 독서 어플을 통해 리뷰를 작성하는 중이고(^^;) 그 외 나열하자면 입 아플 수많은 편리함을 디지털을 통해서 얻고 있는 게 맞다. 그런데 그 디지털이 우리 미래의 전부는 아니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활동만이 최고인 세상이라면 우리 인간이 기계와 다를 건 뭐란 말인가.
디지털을 선택할 수는 있고, 따라야 할 시대의 흐름이기도 하지만 그것만에 의존하게 되면 인간성을 잃은 딱딱한 세상 아닐까. 우리에게 진정한 기쁨을 주고, 살아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무언가에 더 갈망할 수밖에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메타버스의 약속, 편리하고 간편한 세상에, 집안에서도 업무를 볼 수 있고 화상으로 수업을 들으며 우리가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을 집에서 화면을 보면서 지낼 수 있게 해준다는 약속은 비겁한 약속이고 상상력의 부재이며 섬뜩한 미래다. 편리할 수는 있겠다. 하지만 정말 편리하고 빠른 것만이 좋은 미래인가? 모두가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디지털을 물리치자, 쓰지말자, 오로지 아날로그로 회귀하자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었고 디지털 시대가 만연에 퍼질수록 우리의 인간성을 잃지 않는 곳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는 시기가 아닐까 하는 이야기였고 백 번 공감했다. 작가의 말대로 인간은 항상 접촉하고 웃고 서로 눈을 보아야 한다. 디지털 기술의 장점은 취하면서 우리의 실재적인 경험과 경험이 가져올 장점을 최대로 끌어올릴 방법에 대해 골몰히 생각하게 된다. 분명 가치가 있는 고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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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지난 20년간 우리가 저지른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는 일을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게 해주는 기술과 가정 및 직장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정언 명령을 혼동했다는 겁니다." 일의 물리적 공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으면 일이 모든 가능한 공간으로 퍼져나가서 전에는 '가정'으로 보이던 삶의 영역(여가, 가족, 자연, 사랑)에 투자할 시간을 빼앗는다.
116. 쿠마리는 전 세계 디지털 학교의 전반적인 경험이 "처참한 수준"이라고 단언했을 뿐 아니라 코로나19 상황을 기회 삼아 미래를 위해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배우고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쿠마리는 여전히 디지털 기술의 잠재력을 믿지만 교육의 미래는 단순히 최신 발명품을 도입하거나 더 많은 아이에게 디지털 장비를 제공하는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교육의 미래는 정서와 관계가 학습에 더 깊이 스며들게 하고 이런 능력을 전면에 내세우는 데 달려 있다.
390. 하지만 진정으로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의미 있는 관계를 원한다면 낯선 사람들과의 가식적인 대화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진솔한 대화가 훨씬 값지다. 그리고 이런 게 혁신이다. 사회적 연결을 더 많이 원한다면 사람들이 집에 틀어박히게 만드는 장치가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게 만드는 활동에 투자해야 한다. 각자의 화면보다는 함께 머무는 공간에 투자해야 한다.
#데이비드색스 #디지털이할수없는것들 #어크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