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자리 별숲 동화 마을 50
박현정 지음, 김다정 그림 / 별숲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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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봄이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씩씩한 초등학생이다. 어느 날 하교 길에서 전동 킥보드에 부딪히는 사고가 날 뻔하는데 어떤 할머니가 해봄이를 구해준다. 빨간 손톱에 진주 목걸이, 선글라스로 잔뜩 멋을 낸 할머니! 분명 처음 보는 할머니인데 어떻게 해봄이 이름을 알고 생일을 알고 있는 것일까?

작고 가벼운 책 안에는 미혼모, 독거 노인에 대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묵직한 내용이 있다. 해봄이 엄마는 한 남자와 사랑에 빠져 해봄이를 가지지만 결혼에는 이르지 못 하고 해봄이를 혼자 낳아 키울 결심을 하면서 친정 엄마와 크게 다투게 된다. 연을 끊고 산 지 오래되어 해봄이는 그동안 외할머니를 한 번도 못 보고 살았던 것.

넓은 집에서 추억들로 둘러싸인 가구와 잡동사니를 버리지 못한 채 혼자 많이 외로웠을 할머니. 남편은 없지만 멋지게 자신의 일을 하며 외동딸을 기죽지 않게 키운 엄마. 아빠와 할머니가 궁금했지만 철든 아이로 항상 밝고 씩씩하게 자란 해봄이.

딸이 미혼모가 되는 걸 한사코 막기 위해서 지금의 해봄이가 태어나기 직전 해봄이의 출생 자체를 막으려 했던 할머니와 해봄이는 서로를 오롯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할머니의 자리"가 여전히 있음을 이야기 하는 해봄이의 말끝에서 따뜻한 희망과 사랑이 묻어 난다. 자세히는 모를 수도 있다. 엄마가, 할머니가 되어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것들이 분명 있으니까. 하지만 모른다고 해서 사랑이 안 된다는 법은 없듯이 서로 모르기 때문에 다독이고 이해하는 과정과 시간을 녹여 온전한 가족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각박한 요즘 사회에서 가족으로서 서로의 자리를 내어주고 지켜주는 것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를 던져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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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터닝 포인트가 뭐냐면요, 맨날 우유만 빨던 아기가 드디어 밥을 씹어 먹게 된 순간 같은 거래요.


#박현정 #할머니의자리 #별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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