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비평가의 전화를 받는 프랭키. "나는 니가 지난날 한 일을 알고 있다." 프랭키는 예상치 못한 전화로 순식간에 과거로 빨려든다. 어디에도 얘기한 적 없지만 단 한 번도 잊을 수 없던 인생의 경험. 이렇게 이 책은 첫 장부터 순식간에 몰입하게 만든다.아빠에게 버림 받고 엄마와 쌍둥이 세 오빠와 평범해 보이는 나날을 지내고 있는 프랭키. 어느 날 우연히 마을로 이사 온 지크를 만나고 급격히 친해진다. 지크 역시 아빠의 외도로 엄마와 둘이 과거 할머니가 살던 마을로 잠시 내려왔던 것. 열여섯, 그 둘은 아빠라는 존재의 결핍과 어른이 되기 직전 소용돌이 치는 감정의 혼란 속 자기들의 인생이 지루해지지 않도록 특별한 뭔가를 반드시 만들어 내고 싶다.글을 쓰고 싶었던 프랭키와 그림을 그리길 원했던 지크가 만나 끝내주는 포스터를 만들게 된다. 뜻도 없는 무의미한 단어들의 나열이었지만 괜히 그럴싸해 보이는 문구를 만들어 냈고 지크 역시 그 글에 어울리는 으스스한 그림까지 완성. 고장난 줄 알았던 복사기를 고쳐 포스터를 무한으로 찍어내고 작은 마을 콜필드 온 곳곳에 몰래 붙이기 시작한다.포스터가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모르지만 자신들을 특별한 곳에 데려다 주길 바라는, 혹은 자신들을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크와 프랭키는 멈추지 않는다. 어느 날 우연으로 시작해 포스터가 주목받기 시작하고 걷잡을 수 없이 순식간에 집단 공포가 조성되면서 청년 한 명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한다. 겁에 질린 프랭키와 지크는 결국 서로의 견해를 좁히지 못하고 서서히 멀어지는데...사춘기 시절의 강렬한 열망, 특별해지고 싶으면서도 막상 멀리 벗어나긴 두려운 감정, 그 시기 무엇보다 제일 소중한 우정과 사랑에 달뜬 마음, 무의식에서도 결핍을 메우려는 시도, 그 모든 게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길고 긴 여정 아닐까.매 장면마다 사춘기 시절의 날 것 같은 감정을 마주하게 되는 느낌을 받았다. 포스터로 인한 집단적인 공포와 원인 모를 선동으로 혼란스러웠던 외부 상황 역시 사춘기 시절의 복잡한 감정을 이중으로 표현한 것 같아 묵직한 재미를 안겨줬다. 그 모든 시간들이 결국 온전한 '나'를 만들어내는 끝없는 과정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소설의 결과보다는 매 순간, 매 장면 그 자체로 소중하고 귀한 이야기로 내게 남는다. 누가 프랭키와 지크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나. 그 포스터와 문장은 그 시간, 그들을 지킬 수 있는 마법 그 자체였다. 지금도 수없이 흔들릴 많은 청춘들 모두 가슴에 마법같은 문장 하나쯤 품고 살길 바라는 마음이 든다.⋱⋰ ⋱⋰ ⋱⋰ ⋱⋰ ⋱⋰ ⋱⋰ ⋱⋰ ⋱⋰ ⋱⋰ ⋱⋰ ⋱⋰⋱⋰ ⋱⋰🔖47. 나는 결연한 기분이었다. 우리가 뭔가 중요한 것을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내가 뭔가를 통제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결정을 내리고 있었다. 내가 선택을 하는 한에는 괜찮았다.🔖50. 우리는 열여섯 살이었다. 어떻게 해야 우리의 삶이 아무도 알고 싶어하지 않을 만큼 지루한 것이 되지 않도록 막을 수 있었을까? 어떻게 해야 스스로를 특별하게 만들 수 있었을까?🔖166. 내 생각에 지금 나는 이걸 만들면서도 동시에 좋은 사람도 남을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려 하는 것 같아. 뭐랄까? 내 의도는 좋았잖아. 안 그래? 우리가 만든 것은 좋았단 말이야. 지금까지 나온 것 중에서도 최고였어.#케빈윌슨 #내문장 #내가만든문장쓰지마세요 #허블 @hubble_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