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은유가 찾아왔다 - 교유서가 소설
박이강 지음 / 교유서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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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직장인의 삶과 그들이 안고 있는 ‘헛된 믿음’을 다양한 인물과 상황을 통해 조명하는 책입니다. 이 작품은 현대 사회에서 직장인들이 겪는 고충과 그들이 갖고 있는 믿음의 무의미함을 사실적으로 그려내어 독자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미소는 10년째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녀는 월급날을 기다리며 카드 명세서를 보고 한숨을 쉽니다.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결심은 언제나 고비를 넘기기 무섭게 희미해집니다. 그녀의 휴가는 무의미한 무위로 끝났습니다. 발리로의 여행을 계획했지만, 결국 침대에서 알람을 끄며 무기력한 하루를 보냅니다. 미소는 변화를 갈망하면서도 변화에 저항하며 오늘을 살아갑니다.


세영은 8년간 근무한 광고대행사를 떠나 글로벌 기업에 입사합니다. 그녀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초라한 사무실을 벗어나려 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직장에서 그녀의 자리는 상사의 개인 오피스 문 앞입니다. 세영은 그 공간을 상상하며 그곳에 편입되기를 갈망합니다. 피 이사에게 비굴에 가까운 선의를 보이며 비겁하지 않은 내일을 꿈꾸지만, 그 역시 헛된 믿음에 불과합니다.

지수는 계약직을 전전하며 3년째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출근 시간을 정확히 지키며, 점심 먹자는 사람이 생기면 회사를 떠날 때가 되었음을 직감합니다. 전 직장에서의 상처로 인해 마음은 떠났지만 몸은 안 그런 척하는 시간이 가장 힘들 때 입니다. 지수는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 하며, 변화에 대한 불신 속에서 오늘을 버텨내고 있습니다.

희수는 2년째 휴가도 반납하고 일에 몰두합니다. 몰디브로 떠난 휴가도 결국 일 때문에 자책하며 이메일을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그녀는 마흔이 넘어서부터 초조함에 시달리고 있으며, 일 외에는 의미 없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희수의 삶은 ‘설마 이렇게 끝나진 않겠지’ 하는 기대 때문에 참고 보는 지루한 영화와 같습니다.


책은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현대 직장인들이 가지고 있는 헛된 믿음을 조명합니다. 미소, 세영, 지수, 희수는 각기 다른 상황 속에서 오늘을 버티며 내일을 꿈꾸지만, 그들의 믿음은 무기력함과 무의미함 속에서 허물어지고 맙니다.

"어느 날 은유가 찾아왔다"는 현대 사회에서 직장인들이 겪는 고충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믿음의 무의미함을 사실적으로 그려내어 독자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저자는 현대 직장인들이 ‘헛된 믿음’을 통해 삶을 지탱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그 믿음이 얼마나 무기력한지, 그리고 그 믿음이 현실과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이 소설은 현실적인 삶의 단면을 다루면서 각 인물의 내면을 깊이 있게 그려냅니다. 각 이야기가 회사 생활에서 비롯된 삶의 고민과 욕망을 다루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저자의 문장은 무겁고 치밀하며, 현실과 이상을 잘 조화시키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회사 생활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들은 현대인의 고민을 공감할 수 있게 그려냅니다. 저자의 작품세계에 빠져들면서 여러 인물들의 욕망과 갈등에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직장인으로서 살아가는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투영한 듯한 작품입니다. 미소, 세영, 지수, 희수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헛된 믿음과 그 믿음이 주는 무기력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무기력한 일상 속에서도 무언가를 꿈꾸고, 그 꿈이 현실과 어떻게 부딪히는지를 보여줍니다. 현대 직장인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며, 헛된 믿음을 넘어서 진정한 변화를 추구할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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