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않은 부모의 역할^^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워라 - 자녀의 미래를 결정하는 부모 멘토링
와다 히데키 지음, 오근영 옮김 / 더난출판사 / 2010년 11월

저자는 일본의 신경정신과의사인 와다 히데키.
요즘 인구에 회자되는 화제의 CF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에서 힌트를 따온 듯한 글귀가 책표지에 적혀있다.
'당신은 어떤 부모입니까? 평생 행복한 아이로 만드는 부모의 기술'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어떤 부모인지 생각해보지 않은 부모는 거의 없을 것이다.
나 또한 매일 고민하고 매일 절망한다.
정말 좋은 부모이고 싶은데 왜 머리만큼 행동이 따라주지 않는지...
부모라는 거대한 임무 앞에서 매일 넘어지는 다수의 많은 부모들.
그래서 읽게 되는 양육서중 '자녀의 미래를 결정하는 부모 멘토링'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던 이 책이었다.

내용은 비교적 평이하다.
아이들이 장래 어떤 인간관계를 만들어갈지, 어떤 성격을 가진 인물이 될지, 또 사회 적응을 어떻게 할지는 10대에 결정된다, 이 10대의 시기에 아이는 자기가 해야할 공부를 열심히 하고, 부모는 아이는 부모를 통해 세상을 배우는만큼 본이 되고 현명한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
그런데 비교적 특이할 것 없는 이 책 중에 기억에 두고두고 남는 챕터가 있다.
'입시공부가 중요한 이유'
보통 입시 공부의 폐해에 대해서 많이 거론하는 터라 관심있게 읽어보았는데 내가 평소에 아이한테 말하곤했던 의견과 비슷해 반가웠다.
사춘기는 몸과 마음의 변화를 겪는 시기이므로 여러 가지로 불안정한 때다. 이런 시기에 인생을 건 커다란 과제를 부여하는 것은 정신적인 안정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것.
입시공부가 힘든 일이긴 하지만, 아이들을 정신적으로 안정시키고 10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될 의미 있는 과제임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
좋은 학벌이 모든 것을 보장해주지는 않지만, 그만큼 많이 공부한 사람은 사회에 진출했을때 그만큼 더 많은 기회가 보장되는 법.
경쟁이 싫다느니, 입시공부만 하는 것은 좋지않다느니하는 핑계보다 정정당당히 공부의 당위성을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공부하는 편이 낫다.
물론, 그 시기엔 이런 것들을 100%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으니 부모의 역할이 필요한 것이겠지만.

부모가 된다는 것은 어찌보면 큰 노력없이 부여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얼마나 많은 절제와 노력이 필요한지 모른다.
책 제목처럼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기위해서는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
키운다는 것이 부모의 역할을 전제로 한 것이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자립심도 어렸을때부터 부모가 만들어주는 것이므로.
아이를 키우면 키울수록.. 참.. 부모의 역할이 녹록지않다..

좋은 책이랍니다^^

엄마랑 아이랑 책에서 해답찾기
김은정 지음 / 신인문사 / 2010년 12월

요즘 한창 인구에 회자되는 말 중에 '소통'이라는 단어가 있다.
아이 둘을 키우며, 그 어느 때보다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이 때에 나도 '소통'의 필요성과 어려움을 절감하고 있는 중이다.
아이 입장이 되어서 이해해보려고 하지만 또 막상 이해가 되었다고해도 표현은 안되는 이율배반적 상황..
그래도 아이들에게 매일 자기전 책을 읽어주며 책을 매개로 소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요즘, 눈에 들어온 이 책. 
'엄마랑 아이랑 책에서 해답 찾기'

이 책은 각자의 상황에 접한 아이들을 사례로 들며, 그 해결을 '책'으로 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딸임에도 여성스럽지 않고 사내아이들과 어울려 놀기만해 딸의 모습이 싫었던 어느 엄마가 후세 야스코의 '달라서 좋아요'란 책을 읽는다면..
동생에게 엄마를 빼앗긴것 같은 언니와 형에게 '엄마를 빌려줄게'란 책을 읽어준다면..
엄마의 큰소리때문에 깜짝깜짝 잘 놀라는 아이한테 유타 바우어의 '고함쟁이 엄마'를 읽게 한다면..

책속에 모든 답이 있었다. 어떤 상황 속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든 무궁무궁한 책 내용 가운데 해답이 있는 거였다.
또, 이 책에서 언급되고 있는 책들은 필독서로 삼아도 좋을만큼 좋은 내용의 책들이라 안읽혔던 책들을 한권한권 일게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엄마랑 아이랑 책은 사이에 두고 책에서 해답을 찾고, 책을 통해 소통하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울지..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책과, 또 아이와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수학동화~

왜 0등은 없을까? - 교과서 개념 잡는 20가지 수학 이야기 ㅣ 아르볼 지식동화 1
이영민 지음, 박재현 그림 / 아르볼 / 2010년 11월

제목이 흥미로운 이 책, '왜 0등은 없을까?'
얼마전 학기말고사에서 전과목 100점을 맞아 1등을 한 딸.
자기가 1등이라고, 제일 잘한 것이라고 어찌나 좋아하는지...^^
그러고보니 1등보다 더 잘했을 것같은 0등은 없는 세상.
아이의 시선에서 퍽 궁금한 문제이다.
책 내용이 무얼까 궁금해 책장을 넘겨본다.

'교과서 개념 잡는 20가지 수학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제목만 보면 재미있는 수학동화일것 같은데, 수학동화는 아니고 수학(숫자)과 관련된 이야기를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은 책이었다.
아직 초등학교 1학년인 아이가 대단한 흥미를 가지고 자주 꺼내보는 책은 아니지만, 앞으로 두고두고 보게 될 필독서라는 느낌이 든다.
책의 이해를 돕기 위해 차례를 옮겨본다.

1. 숫자가 사라진 세상
2. 아라비아 숫자의 비밀
3. 왜 0등은 없을까?
4. 세상에서 가장 큰 수를 뭘까?
5. 내짝은 누구일까?
6. 빵장수 브레드의 착각
7. 내가 더 부자!
8. 선생님을 깜짝 놀라게 한 덧셈
9. 구구단은 싫어!
10. 엄청난 밀알 한 톨
11. 놀이동산에서 생긴 일
12. 사이좋은 세쌍둥이의 비결
13,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수학 문제
14. 기호만 봐도 머리가 아파요
15. 살아남기 위한 매미의 수학 계산
16. 신이 내린 완벽한 수
17.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을 찾아라!
18. 음료수의 양을 비교하려면?
19. 시계를 보는 건 너무 어려워!
20. 달력은 나일 강과 이집트 문명의 선물?

아낌없이 별 다섯^^

우리 집 베란다에 방울토마토가 자라요 ㅣ 자연과 함께 하는 살림 생태 학습 3
박희란 지음, 신명근 그림 / 살림어린이 / 2010년 11월

표지에 '국제환경기구 그린크로스 추천도서'라고 표기된 이 책... 

제목 그대로 집에서 자연을 느끼며, 가꾸며 사는 모습을 그린 예쁘고 실용적인 그림책이다. 

표지를 넘기면 교과연계과정이 표기되어 있어서 학습적인 면도 고려한, 알찬 책이라는 느낌을 준다. 

그런데 저자를 살펴보니 네이버파워블로거였다. 

아이와 함께 채소 키우는 즐거움에 푹 빠져 사는 엄마이자, 좋은 채소를 맛있고 올바르게 먹는 방법을 소개하고 연구하는 채소 소믈리에라고 소개가 되어 있다. 웹이란 것의 막강한 파워에 잠시 놀라며 책장을 넘겨 간다. 

엄마와 도연이라는 아이가 채소밭을 가꾸는 과정을 동화로 그려가면서 중간중간 '베란다 채소밭 가꾸기'에 대한 팁을 전해준다. 

가령 씨앗 심는 요령, 천연거름 만들기, 베란다에서 손쉽게 키울 수 있는 채소들... 

공주가 나오는 환상적인 동화에 비하면 분명 재미없을 것 같은데, 앉은 자리에서 마지막까지 다 읽는 큰아이와 다 읽자마자 방울토마토 키우자고 졸라대는 작은아이. 두 아이에게 이 책은 다른 동화책과는 조금 다르게 다가오는 모양이다. 

채소를 심고 가꾸는 동안 정서적으로 안정도 되고 친환경 자연체험학습도 할 수 있고, 관찰력도 기를 수 있고... 

채소를 가꾼다는 것이 주는 이익은 많겠지만 아파트에선 마음먹기가 쉽지 않은 법...  

책을 들고 와 이렇게 키우자며 졸라대는 아들녀석을 보니 그 쉽지않은 마음 한번 먹어볼까하는 생각이 든다^^

따뜻한 책..

도서관 아이
채인선 글, 배현주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0년 11월

도서관의 책 냄새와 햇빛냄새, 책장을 넘기는 소리, 아이들이 발을 내디딜 때의 공기의 움직임, 책을 읽어 주는 나긋나긋한 말소리...

내가 좋아하는 도서관의 풍경이 이책에 이렇게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이 책은 한 어린이도서관과 함께 태어나 성장해가는 아이와 도서관의 이야기이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도서관에서 산 솔이는 태어나 다섯해를 맞이하기까지 도서관에서 숨쉬고, 뒹굴고, 책을 읽고, 규칙을 익혀간다.
책이 가득한 도서관에서 책과 함께 자라가는 이 아이는 얼마나 큰아이가 될까..
책 속의 인물이지만 정말 부러워지는 거였다.
우리 아이들도 나름대로는 거실 TV를 없애고 도서관처럼 책으로 꾸며놓았다. 자라는 아이들에게 환경이란 얼마나 중요한가. 온통 책으로 둘러싸여있으면 책을 많이 읽으며, 책과 함께 자라는 아이가 되겠지...
엄마의 소박한 바람이 이 한권의 책과 함께 영글어간다.

'책'이 주는 이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해력과 상상력을 키워주고 배경지식을 넓여준다는 그런 학습적인 이익은 둘째로 하더라도 얼마나 많은 도움을 우리에게 주는지.
무엇보다 고마운 건, 아이가 경험하지 못한 것을 활자와 그림으로 경험하면서 생각이 커가는 것이 아닌가 한다.
나는 오늘도 반찬투정을 하지만, 지구 저편에 사는 아프리카 어느 아이는 오늘도 굶어죽어가고 있다는 것, 우리는 투정도 해가며 학교에 다니지만 어떤 아이들은 그 학교도 다닐 수 없을만큼 가난하다는 것.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다른 세계를 알아가고 그래서 배려하고 나눌줄 아는 아이로 자란다는 것도 참 감사한 일.
이렇게 다양하고 무궁무진한 책속으로 흠뻑 빠져들 수 있는 도서관이 그래서 좋다.
그리고 그 도서관에 대해 따뜻하고 정갈한 그림과 문체로 소소하게 그려가는 이 책도 그래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