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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순간을 담습니다
경설애 지음 / 렛츠북 / 2017년 9월
평점 :
새해를 시작하며 버킷리스트에 무심코 적은 '책 출판하기'가 현실로 나타났다.
책을 낸다는 생각을 하기전부터 사진을 좋아했던 저자는 어설픈 자신의 사진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을 위해 사진집을 낸다.
'당신의 순간을 | 담습니다'라는 제목으로 2014년 가을, 2015년 여름, 2016~2017년 겨울의 이야기를 담은 필름사진집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필름카메라가 있어 찍더라도 인화할 곳을 찾기가 힘들만큼 디지털 카메라가 대세인데다 온라인 매체가 대중화되서 자신의 지인들은 물른 불특정 다수에게도 공개가 되는 상황인지라,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을 공유하는 건 지금처럼 사진집으로 공유하지 않는 한 힘드리라 여겨집니다. 그리고 사진집을 내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것이라 여겨지는데, 이런 저자에게 사진집을 내도록 힘을 보태준 지인들의 힘(?)이 느껴지네요. 그렇게 해서 탄생된 저자의 사진집을 들여다 봅니다.
당신의 순간을 | 담습니다.
제목에 묘한 부분이 있네요. 순간을과 담습니다 사이에 있는 세로줄 '|'의 의미가 뭔지 궁금하네요.
본문의 내용에 특별히 언급된 부분이 없어 알 길이 없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PC에서 문서를 작성할때 커서의 위치를 보면 요런 새로줄이 깜박거리는데 뭔가를 쓰기위한 자리인데 빈칸으로 남겨둔 자리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당신의 순간을 아름답게 담습니다.'라든지 '당신을 순간을 잊지 않기위해 담습니다.' 라든지...
그 빈칸에 알맞는 문구는 사진집을 보는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두려는 의미가 아닐까 여겨지네요.
사진집을 들여다 봅니다.
여행의 일상이 담겨진 사진이네요.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주제로 저자가 떠난 여행에서 자신이 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의 겪었던 순간의 감정을 담아내려 했다고 합니다. 이 사진으로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더해서...
근 30대 초반까지는 필름카메라를 썻었던것 같네요. 그 후로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면서 점점 사라진걸로 기억되네요.
오랜만에 보는 필름카메라 사진이네요. 그래서 그런지 느낌도 새롭네요.
뭔가 디지털 카메라에서 느끼지 못했던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느껴지는, 반면 한 동안 익숙한 사진이 아니라서 그런지 어딘가 어색한 느낌도 들더군요. 그런데 이런 기분 탓인지 사진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면서 저자는 어떤 감정을 표현하기위해 이 사진을 찍었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더군요.
벼룩시장에서 뭔가를 고르는 사람들. 그런데 사진의 주인공들은 모두 나이가 지긋한 노년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분들입니다. 그들이 무엇을 사려고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이 관심을 보이는 대상은 예전의 '추억'일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자 또한 그 추억을 기억하기 위해, 사진에 담아 두었나 봅니다.
차 한잔을 찍은 사진, 높은 곳에 올라가 풍경을 찍은 사진, 때로는 누군가의 뒷 모습을 찍거나, 고단한 하루를 함께 겪은 신발을 찍은 사진들을 보면서 나만의 생각을 갖게 하네요. 때로는 위로가 되고, 때로는 삶의 즐거움을 갖게 되고, 때로는 고단한 삶을 버티고 있는 나 자신에게 위로를 해 주게 되네요.
사진이란 그런 것 같습니다.
추억의 산물이라고, 그런데 그 추억이 우리에게 위안을 주고 힘이 되어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