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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 영의 악의 기원
박지리 지음 / 사계절 / 2016년 9월
평점 :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며 이런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인간의 삶 속에서 악이라는 것과는 영원히 떨어질 수 없는 존재인가?'라는 의문이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드러난 결과에 대해 저자는 '인간 진화'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그럼 인류가 필연적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는 길이 '악'이라는 결론을 얻기위해 나아가는 것인가? 라는 의문에까지 도달하는데, 이런 결과가 단순히 소설에서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이야기라고도 한다. 이렇게 결론된 저자의 보고서에 선뜻 동의의 뜻을 전할 수는 없지만, 지금 우리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시작은 미래에 아니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시간보다 이른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1지구부터 9지구까지 9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각각의 지구에는 자신과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 집단으로 거주하고 있는 신분계급사회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1지구는 한 국가의 부와 권력과 명예가 집약된 지역이다. 이제 이런 곳을 배경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모든 권력이 집중된 1지구 내에서도 소수의 권력층으로 가기위한 단계가 있는데, 그 첫번째 단계가 프라임스쿨에 입학하는 것이다. 그 단계를 졸업하고 나면 프라임보이라는 특권의식을 갖는 집단에 포함되면서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되게 되는 것이다. 다윈 영 또한 문화교육부 차관인 아버지 니스 영의 기대에 걸맞게 프라임스쿨에 입학하게 되면서 최상의 지배계층으로가는 길을 걷게된다.
아버지 니스 영은 자신의 어릴적 친구인 제이의 죽음을 30년째 추도식을 열어주며 친구의 죽음을 애도한다. 매년 거행되는 이 추도식의 주인공인 제이의 죽음에 의문을 던지는 한 소녀가 있었는데, 그녀가 바로 루미 헌터이며 그녀와 다윈의 만남으로 인해 악의 기원을 찾는 여정이 출발하게 된다.
루미는 삼촌인 제이의 죽음에 늘 의문을 품고 있는 상황에서 다윈과의 첫 만남의 자리에서 삼촌이 보관하던 앨범에서 의문의 사진 한 장이 사라진걸 발견하게 되는데, 그 사라진 사진이 삼촌의 죽음을 풀 수 있는 열쇠임을 직감하고 루미와 다윈은 30년전에 벌어진 진실을 찾아 한발한발 접근하면서 거대한 진실에 맞닥트리게 되는데, 이전까지 알고 있던 9지구의 한 후디가 강도 행각을 벌이다 제이를 죽였다는 결론은 거짓이며 범이은 제이의 주변 인물인 동시에 지금은 사회권력층의 인물이라는 범위까지 다다르게 된 것이다.
다윈 영과 그의 아버지 니스 영 그리고 할아버지인 러너 영과의 가족관계, 루미 헌터와 그녀의 아버지인 조이와의 관계, 세번째 인물인 레오와 그의 아버지인 버즈. 이렇게 세가족 사이에 벌어지는 가족간의 관계를 보여주면서 다윈 영의 할아버지로부터 이어진 악의 흐름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이 악이라 칭하는 행위를 한 이유는 무엇이며, 그 행위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스스로에게 어떤 당위성을 부여하고 있는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들이 악을 되물림 할 수 밖에 없는 시대의 상황을 들여다 볼 필요다 있으며, 제이가 죽기전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정말 온당한지에 대해서도 곰곰히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어쩌면 제이의 절대 선에 대한 잘못된 믿음 때문에 벌어진 일들이라 과연 악의 기원은 어디일까에 대해서도 생각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다만 마지막 장면에 보여지는 다윈의 모습은에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