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필법 교양 100그램 3
유시민 지음 / 창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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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로 인해 알게 된 분이지만, 정치적 입장보다 이분의 말과 글이 좋았다. 유려한 말만큼이나 글도 논리적으로 쓰는 느낌이랄까. 담백한 어투로.
이 책은 그런 유시민 작가가 출판사 차이에서 '공부의 시대'라는 주제로 특강했던 강연을 정리한 책이다. 책의 사이즈가 작고, 얇아서 금방 읽었다. 강연을 정리한 책이다 보니 글에서 유시민 작가의 음성이 들리는 듯 했다.

공부라는 주제에서 가장 베이스가 되는, 책. 책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 느낄 수 있는 것, 그래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책 중 분명 나도 읽은 책인데, 나는 왜 기억이 안나지.ㅠ 하는 슬픔이 일었던건 안비밀.
반가운 책 <사피엔스> 그저 유명한 책이여서 읽었던 사피엔스가 책의 첫꼭지이다. 나는 사피엔스를 지식으로써만 읽었다. 내가 알던 농업혁명을 이런 측면에서 볼수도 있구나.. 뭐 이런 느낌으로. 하지만 유시민 작가는 인간적인 측면을 보고 있었다. 우리모두 사피엔스라는 하나의 종으로써 말이다. 그래서 너와 나가 아니라 "우리"라는 테두리 안에 있는 지구인의 측면으로 말이다. 다음 책 코스모스에서도 마찬가지다. 
지식의 측면으로도 분명히 읽었겠지만, 작가의 의도, 그가 말하고 싶은 궁극적인 면을  읽어내려간다. 글자와 글자사이를 읽는 느낌이랄까. 
그런 점을 통해 작가 유시민은 과학책에서 인간을 본다. 지식적인 인간이 아니라 감정을 느끼고,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를 말이다. 
그점이 책을 읽는 궁극적인 이유라고, 온전히 책에 감정을 이입하여 읽음으로써 내가 알지 못했던 감정을 일깨울 수 있는 것, 그래서 타인에게 깊은 공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이다.

개인적으로 처음 들어보지만, 작가가 참 좋았다고 말하는 책 <어부사>. 이 책에서 작가가 아!라고 느꼈던 문장이 아쉽지만 내게는 어려웠다.

"창량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량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으리라" p.54
앞뒤 내용 없이 이 문장만을 읽었을 때는 나는,, 내게는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했다. 물론 저자에게는 탁!하는 문장이였다 했지만. 

"사람은 나약한 존재라서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서면 어디에든 기대려고 합니다. 종교에 기대기도 하고 멘토에 기대기도 하고 술에 기대기도 합니다. 저는 책에 의지합니다." p.55
그래서 정치를 그만 두었다 했지만, 나는 나약한 존재이기에 어떤 기준이란 것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늘 그 기준조차 흔들리는 나이기에 말이다. 결국 어떤 거대한 현실앞에 오롯한 나를 내세우지 말고, 어쩌면 현실을 따라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살아가는 것도 괜찮다~는 말이기에 그 안에서도 가장 중요한 기본을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해서 말이다. 특히 정치라는 끊임없이 요동치는 곳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 오롯한 힘으로 버텨냈던 저자에게는 저말이 아하. 싶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나같은 팔랑귀는.. 흠..

이 책은 저자가 읽었던 책을 기반으로 공부, 책, 말, 글 등에 대해 그의 말을 싣고 있다. 강연내용이다 보니 잘 읽히고, 얇아서 곰방 읽기 좋은 책.
나는 읽었던 책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렇게 기록을 남기려고 하는 면도 있지만, 저자처럼 읽은 책을 온전히 체득하여 자신의 언어로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을 보니 새삼 또 부럽다. 

"인지혁명"의 핵심은 언어라고 말하는 작가. 그 언어를 표현하는 수단이 말이고 글인 셈. 내가 이 책을 읽고 다시금 다짐한 것은 책을 제대로 읽어야겠다는 것과, 내가 느끼고 생각한것을 정확한 글로 표현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 그 바탕은 역시 책에 있다는 것. 어휘 공부를 해야겠네..

굿.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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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요리 전문가 황미선의 치유식
황미선 지음 / 조선뉴스프레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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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을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가족 중 한분인 어머니가 최근에 암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였다. 
 어머니는 건강에 꽤나 자신이 있으신 분이였었다. 20년전까지. 20년전에 처음 진단 받은 암으로 엄마의 건강은 말그대로 무너졌다. 완전 초기암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하고도, 항암을 해야했고, 총 6차에 걸친 항암은 엄마의 건강을 앗아갔다. 낫기 위한 치료였음에도, 이것이 정말 낫는 과정인지 의심이갈 정도 였으니.
그래도 20년전에 어머니는 그 때 당신의 체력으로 버텨냈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암 진단을 받은 날, 나는 한가지만 빌었다. 항암만 안하게 되기를 이라고,, 그렇게 항암은 두려움이였다. 내게도 어머니에게도.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을 보았다. 결국 체력이 버텨야 이겨낼 수 있는 싸움이기에 생활 전반은 물론 특히나 먹는 음식은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항암제의 쓰디 씀으로 인한 구역질, 예측을 넘어서는 부작용들로 먹는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심해진다는 것을 알기에 더 그러했다.

이 책은 우리가 먹는 음식 전반을 두고 설명한다. 한국인의 쏘울인 김치와 장을 시작으로 각종 반찬, 탕, 전골, 그리고 단품으로 먹을 수 있는 일품식, 거기에 디저트까지.
에피타이저부터, 본식, 디저트까지 전반을 아우르고 있기에 아픈 이의 상태에 따라 선택 할 수 있는 음식의 범위를 넓게 두고 있고, 참고로 죽도 별도로 구성되어 있었다.

내게 가장 좋았고 인상깊은 부분은 책의 시작 부분에 있는 양념 파트였다. 어떤 양념이 있고, 어떻게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간략하지만, 가장 중요한 기본 요소이기에 별도로 구성해 놓은 세심함이 인상깊었다.
젓갈같은 부분은 개인적으로 구매 가능한 사이트를 알려줘도 좋았을 듯.(매번 질 좋은 젓갈을 찾으내는 일이 일인지라.ㅠ )
그 밖에도 음식의 베이스가 되는 고기육수, 멸치육수 등을 내는 법, 면역력을 위한 별도의 식재로 들에 대한 구성, 회복을 위한 식재료, 보양을 위한 식재료 등등 카테고리화 되어 있어 원하는 재료를 인덱스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런 기본을 알고 있다면, 책에 나온 요리 외에 (요리 실력이 향상되었다는 가정하에..) 나와 나의 가족 입맛에 맞는 또다른 레시피를 구성 할 수도 있으니까..

이 밖에도 잘 알지 못했던 우리나라 고유 식재료를 이용한 음식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게걸무" 우리나라 토종무라는데 이름부터 시원함을 준다. ㅎㅎㅎ 요 김치에는 찹쌀 죽대신 차조죽을 넣은 다는 점도 신기방기. 농수산물시장에서 꼭 찾아봐야 할 식재료중 하나로 찜!
어머니는 절대 김치국물을 드시지 않지만 이 김치라면 웬지 국물을 접시째 드링킹 할 것 같은 시원함이 느껴지는 김치 아니, 또하나의 요리로 생각되는 "해물 섞박지"
아파트에서도 담글 수 있는 "현미고추장"
개인적으로 꼭 먹어보고 싶은 "감자 옹심이 콩국"(옹심이를 이렇게 만드는 지는 처음 알았음.) 등등등.
왜 치유식인데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이 많은 것인지.ㅎㅎ

결국 누군가를 치유하는 음식이란 우리땅에서 나온 식재료를 이용하여,  자연 그대로의 재료로 만든 양념을 이용해 그래서 다소 슴슴하지만, 정성은 듬뿍 넣어만든 마음 따뜻한 음식임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알게 했다. 그 음식을 만드는 이가 누군가를 위해 만든다는 그 마음이 포함된.

이 치유식으로 다시 건강함을 되찾으시길.
그리고 건강한 모습으로 일상으로 돌아오시길.
소원하며 책 속 음식을 만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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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정의 (양장본)
나카무라 히라쿠 지음, 이다인 옮김 / 허밍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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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정의라는 단어 앞에 붙은 ”무한“이라는 형용사가 꽤나 낯설다. 정의에 무한이라는 의미가 맞는 것일까?  아니면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이상한 것일까? 

그래서 궁금했다. 이 책이. 왜 무한 정의일까.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얼마전 보았던 연상호 감독의 계시록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무한이 이런 의미 였구나. 싶어서.
(절대!! 같은 스토리가 아니다, 다만 작가가 말하는 무한이라는 의미가 그 드라마를 연상시켰을 뿐이다.)

주인공 류이치는 이케부크로 경찰서의 형사과에 근무하는 경찰이다. 그런 료이치의 집에 같이 일하는 다니카와, 소우마, 오디기리가 쉬고 있다. 관내에서 연쇄살인이 발생해 벌써 3주동안 쫒고 있으나 어떤 단서도 나오지 않아 오리무중에 빠진 상태다. 료이치는 경찰답지 않게 꽤나 부유해 보이는 집에서 딸 카나, 아들 쇼타를 두고 있다. 그의 재력은 그의 와이프 에키코 덕분이다. 
류이치는 승진시험을 앞두고 있었고, 승진시험만 무사히 통과하면 본청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성실함으로 꽤나 인정받고 있는 경찰이였기에.

그런 류이치 앞에 시련이 닥쳤다. 에리카와 류이치의 큰 자랑이였던 카나가 사람을 죽였다. 정당방위였으나, 영국 발레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었고, 자신은 승진을 눈앞에 두고 있던 상태. 상해도 아니라 살해였기에 정당방위를 인정받더라도 그 모든 것은 한낯 꿈으로 남을 수 밖에..
그래서 류이치는 자신의 관내에서 발생하는 연쇄 살인으로 꾸몄다. 성소자의 시그니처를 죽은 이의 몸에 새겼다.
하지만, 경찰은 이번 살인사건의 현장감식을 통해, 여러 정황이 성소자가 아닌 모방범의 출현으로 의심을 한다. 류이치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 초조하던 중, 성소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경찰이 확보한 증거를 없애라. 너의 딸이 시마다를 죽인 증거를 가지고 있다”
류이치는 자신의 미래와 딸의 미래를 위해 진짜 성소자의 협력자가 되었다. 

처음엔 딸아이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러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시작된 거짓은 처음의 오류를 감추기 위해 계속해서 죄를 짓게 만든다. 마치 늪에 빠진 것 마냥.. 다시 되돌리기엔 너무 멀리와 버린 류이치는 결국  자기 합리화를 하기 시작한다. 계속되는 인지부조화로 류이치는 점점 이전과 다른이가 되어가고, 그런 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해 결국은 자신으로 인해 희생되는 사람들에게서 자신 행위의 정당성을 찾는다. 어짜피 나쁜 놈이였으니, 죽어 마땅했다고.. 마치 성소자처럼 말이다.


그런 류이치의 생각은 결국 딸 카나로 향한다. 이 파트가 개인적으로 나는 가장 두려워지는 순간 이였다. 끊임없이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 숨길수 없는 죄책감을 드러내는 카나에게 조차 류이치는 분노를 느낀다. 이 부분에서 만큼은 정말 류이치가 성소자 인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 였다.

저자가 말하는 무한정의란 한 개인이 오롯이 자신의 입장만을 내세울 때 그의 생각 속에서만 존재하는 그런 것인가 싶었다. 내가 말하는 것이 행위하는 것이 모두 정의다라고 말하는 사람만큼 두려운 존재가 있을까? 어쩌면 "justice"라는 개념 역시 모두가 공유하는 Definition이 모호하다면, 어쩌면 그것도 굉장히 주관적인 의미가 되어버릴 수도 있는데...
새삼 그 JUSTICE가 두려워지는 스토리다.

스릴러를 읽으며 범인이 궁금해지는 이유가 사건으로 인함이 아니라, 류이치가 혹시 진짜 성소자는 아닐까?하는 의심 때문일 줄이야. 딸과 나의 미래를 보호하기 위해 시작된 거짓은 무너지는 자신을 감당하지 못한 한 사람은 그릇된 신념을 정의로 만들어버렸다. 그 모든 사실이 밝혀질 때 류이치는 원래의 류이치로 돌아올 수 있을까? 그의 행위가 잘못되었음을 그는 죽을 때까지 이해 할 수 있을까.

성소자는 과연 누구일까?
거짓이 거짓으로 덮이는 것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질문이 계속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게 하는 책.
재밌다.
두렵기도 하고.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어느 선택도 절벽 위의 나를 구해주진 못한다면..
나는 거짓을 택할 까. 진실을 택할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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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코스모스>를 읽을 때 오류를 찾아내겠다는 태도로 읽지 마십시오. 칼 쎄이건이라는 지식인에게 온전히 감정을 이입해서 읽으십시오. 그래야 공부가 됩니다. 그래야 그 사람처럼 타인의 감정이입을 끌어내는 글을 쓸 수 있게 됩니다. 이유는 자명합니다. 타인의 글을 읽으면서 공감을 느낄 능력이 없다면, 타인이 공감을 느낄 수 있는 글을 쓸 수 없기 때문이지요. p.37


인지혁명의 핵심은 언어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생각이나 감정이 먼저고 언어는 그것을 표현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언어는 단순한 수단이 아닙니다.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는데 필요한 조건이기도 합니다. 언어가 없으면 생각 자체를 할 수가 없어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스스로 인지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감정을 느끼는 데도 언어가 필요합니다. 분노, 사랑, 연민, 복수심, 어떤 것이든 마음속에 어떤 감정이 일어날 때 그게 뭔지 인식하려면 그 감정을 나타내는 말을 알아야 하니까요. p.65



보수주의는 상층계급의 특징이기 때문에 품위가 있는 반면, 혁신은 하층계급의 현상이기 때문에 저속하다. 사람들로 하여금 모든 사회적 혁신을 외면하게 만드는 그 본능적 반발과 비난의 가장 단순한 요소는 사물의 본질적 비속성(vulgarity)에 대한 이 관념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혁신자가 대변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옳다는 것을 인정하는 경우에도, (...) 그 혁신자는 교제하기에는 불쾌한 인물이며 무릇 그와 접촉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p. 59 (소스타인 베블런의 <유한계급론 8장 중>


공부는 인간으로서 의미 있게 살아가려고 하는 겁니다.(...) 공부의 근본은 인생의 의미를 만들고 찾는 데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책을 읽고 공부를 할 때, 내가 삶을 살아가는 태도를 결정하는데 참고할 수 있는 것들을 찾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많이 인쇄된 책이 기독교 성경이라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누구나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을 거기에서 찾을 수 있거든요.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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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하나는 거짓말 (니트 에디션) (3종 중 1종 랜덤)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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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작가님의 책은 처음인데, 이 책을 4월 1일 만우절에 시작하게 될 줄이야. 참고로 만우절인줄 몰랐다. 한참을 읽고서야 오늘이 만우절이구나 묘하네. 싶었다.
이책은 3명의 주인공이 등장하고, 그들은 어떤 줄 하나로 각자가 얽혀있다.
무엇이 거짓말일까.
그걸 찾기전에 책을 읽으며, 나는 안나카레리나 법칙이라 불리는 그 구절이 생각났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각자가 각기다른 사정을 끌어안고 있지만, 타인이 보기엔 평범하거나 그 찰나가 그저 부러움으로 보이는 그런 순간들.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중이고, 엄마는 감옥에 있어, 이모네 살고 있는 채운. 그 곁을 지키는 뭉치.
엄마가 돌아가신 후, 새아빠와 함께사는 지우. 지우는 만화를 연재한다.
언제부터인가 누군가의 손을 잡으면 그의 죽음을 보게된 지우. 그래서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는 아이.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무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 모두는 가장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겪었다. 어떤 이의 죽음은 안도를 주었고, 어떤 이의 죽음은 죄책감을 남겼다. 어떤 이의 죽음은 머무를곳 없는 방황을 남겼고,
비밀은 거짓말일까. 아니면 말하지 못한 진실일까. 말하지 못한 것이면 거짓일까.
조금씩은 비밀을 안고사는 우리는 타인의 비밀을 알고 싶어한다. 그것이 꼭 뭐라도 되는마냥. 하지만 이 책속의 주인공들은 그 어떤 선들을 넘지 않는다. 지우가 가장 아끼던 용식을 맡길 때에도 왜인지 묻지 않는 아이. 
아버지의 손을 잡아달라던 채운의 부탁에도 그 이상을 묻지 않는 아이.

누군가의 깊은 속내를 가십거리로 만들지 않는 주인공들의 진중함에 놀라우면서도, 그들이 죽음을 감내해 오던 그 시간들을 이토록 담담하게 그려내는 작가의 글에 새삼 슬펐다.
가장 참기 힘든 순간 속에서도 엄마와 채운의 귓속말이 그저 부러웠던 아이.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그저 친구에게 부탁했던 그 일이 미안해, 그림을 그리는 친구의 손을 잡고, 그 손이 근사하다 말해주는 아이. 


이중 하나는 거짓말.
사실 이들에게 그 모든 것이 거짓이라해도,
서로에게 빛일 수 있으면,
살아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아이들에게,

어깨 한번 톡톡 쳐주고 싶은 소설.

"한번은 네가, 또 한번은 내가 서로를 번갈아 구해준 것뿐 이야. 그 사실을 잊지 말렴"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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