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에 관하여 - 이금희 소통 에세이
이금희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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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나운서 이금희 작가가 쓴 책이다. 나는 이분의 프로그램을 거의 보지는 못했지만 아직도 그 2000년도에 있었던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 장의 이금희 아나운서를 잊지 못한다. 그런 분이 쓰셨다는 책. 공감. 그런데 다른 책도 많이 쓰셨던듯..

그 이산가족상봉장에서 이금희아나운서는 가족들을 보며 거의 인터뷰가 없었다. 지켜보고, 지켜볼 뿐. 그 모습이 너무나 인상깊었다. 그런 분과 참 잘어울리는 단어 공감.

누구와의 공감일까.
50대가 되어버린 저자가 지금 20대와 중년간의 대화 단절. 서로가 서로를 이해못하는 세대 단절시대에서 그래도 조금 더 살아본 사람으로써 당신의 20대와 지금의 10,20대가 무엇이 다른지를 말하고 있었다. 아주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따뜻하게.

의도와 다르게 읽히는 말들, 틀림이 아니라 다름에 대한 인정, 나의 말이 아니라 상대의 말을 들어주려는 노력들에 대하여 저자가 교수로 재직하던 중 학생들과 나눴던 대화, 청취자의 사연등을 들어 말하고 있다.

“나이를 먹는건 자동이지만, 어른이 되는 건 노력이다.” - John Maxwell의 말.
늙은이와 어른의 차이. 그것은 삶을 살아가면서 내가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반성해야 하는 지를 끊임없이 배우고 익힘으로써 나를 바꿔나가는 과정에서야 비로소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고 산다. 사실 사회가 많이 바뀌었다고 말하지만, 나의 20대를 돌이켜 생각한다면, 지금의 청년층세대를 이해 못할께 뭐있을까.

“다양성만이 유일한 생존방식이며, 그렇기에 우리에겐 차이가 희망입니다.” - 회식메뉴도 취존해주세요. 중
평생직장 시대가 사라진 것은 이미 20년전일이다. 그리고 그 때부터 같이 밥먹고 술먹고 가는 회식문화에 대한 불평은 있었다. 그런데 그때 20대가 지금 40대가 되어서는 왜 회식에 대해 다시 말하고 있는지.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못하는 늙은이가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를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낙오자에게도 따뜻한 세상이 필요하다 그것이 성숙한 사회다. 한국 교육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사회학자 김누리 교수도 말합니다. 청년은 게으른 것이 아니다. 지친것이다” - 후라이의 꿈 중
나는 이 챕터가 뭐랄까 가장 가슴이 아팠다. 고3을 마치면 시험과 공부에서 가장 행복한 대학생(적어도 나는 그랬는데..)들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의 20대는 그저 문턱하나만 넘은 것이라는 사실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대학입시는 빨라야 중3정도부터 였는데,(내가 비평준화 고교입학을 해서..) 지금은 대학입시가 초2-3부터 시작이라니 그저 입이 떡 벌어질 노릇. 그렇게 꾸역꾸역 경쟁에 치이고 공부에 치여 대학에 입학해서도 그들앞에는 취업레이스가 펼쳐진다. 그러니 스트레이트 졸업은 생각도 못하고, 휴학을 통해 각종 자격증이나 시험준비에 또 허덕허덕. 
그렇게 들어온 직장은 완존 적자생존의 또다른 생태계인 셈. 


저자는 그렇다고 무조건 지금의 청년층을 이해해야 한다고만 말하지는 않는다. 40대. 낀 세대에 대한 연민, 그리고 나를 돌아봐야 한다는 “자기 연민” 그러면서도 너무 나의 감정에 매몰되지 않도록 가져야하는 마음과 생활 루틴에 대해서도 말한다.

결국 공감은 타인에 대한 공감 뿐 아니라 나 스스로에 대한 공감도 필요한 것이다. “흘러 넘친 물로 베풀어라”라는 어느 드라마 대사처럼 스스로 나를 돌아볼 수 있을 때, 타인과의 관계 역시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저자 이금희 아나운서는 말하고 있다.

좋은 말이지만 참.
어려운 일인것같다. 나도 돌보고 남도 이해할 수 있는 삶이란 것은.  
그래도 늙은이 소리보단 어른소리 듣고 싶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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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숲 - 세상을 바꾼 인문학 33선
송용구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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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이렇듯 책을 소개하는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반성을 하게된다. 뭐랄까 나는 책을 헛읽는 느낌이랄까 고전 인문학을 바탕으로 그들이 남긴 의미를 소개하는 33선의 책들중 읽어본 책은 한손에 꼽혔다. 즉 5권도 안된다는 것. 그나마 읽은 책들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안비밀. (아. 슬프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202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작가의 그 유명한 수상소감이 떠올랐다.“죽은 자가 산 자를 살릴 수 있는가”

책은 총 33선의 인문학책을 기반으로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설명한다. 철학, 사회, 소설, 시를 기반으로 하는 인문학 명저들은 분명 오래전 과거에 쓰였고, 당시의 시대적, 사회적 상황에 대한 통렬한 비판에 관련되었던 책이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와 맞닿아있었다.

인간다움의 근원에는 ‘사람‘이 있었다. 열하일기를 쓴 박지원의 생애는 백성이 있었고, 그것은 그가 추구했던 실학이 학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이롭게 한다는 것에 그 목적을 두었다. 선진문물을 이용해 조선 후기 백성의 삶을 좀더 윤택하게 만들고자했던 그의 생각이 돋보였다.
 박지원이 선진기술을 이용해 당시 삶의 질적 향상을 추구했다면,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는 사회적 발전을 꿈꾸었다. 개인적으로는 유토피아의 세상이 내게는 그다지 유토피아로 보이진 않았지만,(이 책은 읽었다.ㅎ)  저자는 민주주의 사회의 소망에 대한 이상을 안겨준 책이 유토피아라고 하니 정말로 세상은 나아가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다만, 개인적으로 토마스모어의 유토피아는 어찌보면 마르크스가 꿈꿨던 사회주의에 좀 가까운 느낌을 받아서인지도.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에 다가왔던 책은 마르틴부머의 <나와 너>이다. 
‘그렇다면 나는 너를 어떤 존재로 바라보아야 할까? 무엇보다도 우선 나는 너를 나의 바깥에 동떨어져있는 이질적 “대상”으로 보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p.70
혐오와 배척이 난무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인걸까. 함께 살아가는 사람을 배척하지 않아야 한다는 저 기본적이고 아주 오래된 말이 왜 가슴에 와서 콕 박히는 것일까
 흥미로운 점은 작가가 유대인으로 독일의 박해를 피해 시오니즘 운동을 했고, 결국은 조상의 땅 팔레스타인에 정착하는 기쁨을 누렸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는 지금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을 탄압을 어찌 바라볼까... 물론 그는 두 민족의 관계 개선에 노력을 기울였다고 하지만.. 팔레스타인과 예루살램의 싸움은 아주 오래된 분쟁이기에 양쪽 모두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상황이라…. 아직도 계속되는 현실에 안타까울뿐..

문학분야의 명저(소설) 중 소개된 책 베르톨트 브레이트의 ”사천의 착한 사람“. 이 책은 흥미로웠다. 절대적 선을 부정하는데 그 이유가 자본이라 말하는 책이다. 
”점심 한끼를 먹기 위해서는 보통은 제국이라도 건설할 가혹한 힘이 필요합니다. 열 둘을 짓밟지 않고는 아무도 빈곤한 자 하나를 도울 수 없어요“ p.211
선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어도 사회가 뒷받침 되지않으면 그 선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아주 구체적인 말을 하는 소설이다. 사회주의 사상을 말하면서도, 민주주의를 추구하며 자본주의를 바탕에 두고 있는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사회주의가 옳다는 것이 아니라, 다수가 흘리는 땀방울이 소수에게만 흘러들어가는 사회는 결국 무너질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소개한 명저들 중 가장 읽어보고 싶은 책 중 하나. 

과거에 쓰여진 책이 여전히 현재에 유효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점은 어쩌면 우리가 나아가면서도 여전히 떨치지 못한 것들이 분명이 있다는 것을 서사한다. 
가장 문명화된 사회속에 있으면서도 파시즘이 다시 등장하고 있고, 전쟁은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세력 싸움도 여전하고, 널리 모두의 이로움이 아니라 나의 이로움만을 추구하는 경향도 짙어지는 요즘, 역사 속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왜 한강 작가님의 수상소감이 떠올랐는지 이 책을 읽어보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납득하실듯.

추천!

“역사랑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다.” - 에드워드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중에서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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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최은미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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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김승옥 작가님의 책은 아직 한권도 읽어본적은 없으면서(집에 책을 예쁘게 꽂아만 놓고,,,) 언제부터인가 읽고있는 수상작품집. 수상작품집을 즐겨읽는 이유중하나는 올해 어떤 생각들이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았는가를 읽는 것이 좋았다. 그리고 단편이 가지는 밀도가 좋고. 

장편도 좋지만, 단편은 짧은 스토리안에서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기에 이야기의 밀도가 꽤나 높다. 그래서 단어하나, 문장한줄을 꼼꼼이 읽게만드는 그 느낌이 (책을 대충읽는…) 내게는 조금 힘들지만 이야기속에 빠르게 빠져드는 그 순간이 너무 좋달까.

‘김춘영’
묘한 소설이다. 인터뷰어와 인터뷰이의 관계속에 인터뷰어라면 단연코 알고 싶었을 그 사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그저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것 뿐. 그 사건이 아니라면 인터뷰어가 얻고자했던 그녀의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 가장 호황스러웠던 탄광촌 시절 속에서도 어디에서도 속하지 못한 김춘영의 잀생을 알고 싶었던 것은 아니였던 것 같은데, 문득 문득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고 말하는 ‘이건 못들은척해줘요’라는 그녀의 말을 인터뷰어는 나중에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가. 새삼 궁금해지는 부분이기도 했다. 두 관계 속에서 형성돤 친밀감은 외부인이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바뀌는데, 여기서 나와 김춘영이 같은 위치로 변하는데, 여기서 이 이야기의 묘함이 드러난다. 이전 김춘영과의 인터뷰를 읽으며, 마치 내가 그 때 거기 있었던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달까.
누군가의 인생을 그사람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알아쓰는 것과 온전히 그사람의 입장에서 느끼고 아는 것을 쓰는 것과 글은 어떻게 달라질까.. 

개인적으로 가장 가슴아프게 읽혔던 “거푸집의 형태”
강화길 작가님의 첫작품은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의 ’음복’이였다. 그 작품을 읽으면서도 가족간의 그 내밀한 권력관계와 그것을 그 짧은 스토리에 눈빛 하나로 그려내는 글을 읽으며 소름이 끼쳤는데, 이 작품도 내게는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모와 조카라는 관계. 마치 엄마보다도 가까웠던 관계처럼 그려졌던 그들의 관계는 이모의 죽음을 통해 가족간의 관계는 보여지는 것이 정말 전부는 아니였음을 조카인 화자가 그들의 시간을 되짚으며 말한다. 
이모가 모아놓은 티셔츠로 촉발된 이모와 나의 관계. 그리고 죽은 이모의 집으로 들어온 낯선 여자. 나는 엄마보다도 이모를 더 빼다박았고, 나의 모든 일상을 공유했던 관계였음에도, 그녀는 내게 말한다.
“조카님 언니랑 일 년 넘게 연락 안했잖아요. 임종도 안 봤잖아요. 계속 거짓말해요?”
비바람이 몰아치던 날 아무도 없는 이모집에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온 낯선 여자의 날선 질문. 
그리고 이모와의 대화 속에서 느껴진 이모의 낯선 감정들, 그리고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던 이모에 대한 가족들의 냉소. 그리고 거기에 엄마와 나의 배신. 그럼에도 그녀는 왜 이모에 대해 마치 소유권을 가진 사람처럼 굴었던 것일까. 
그녀는 새삼 이모를 잃고나서야. 그 관계를 톺아보며 말한다.
못생긴게‘
저 말을 이모가 들었다면 뭐라했을까.

이밖에도 김혜진 작가님의 ’빈티지엽서‘는 뭐랄까 서글펐다. 이루지 못한 이상과 일상 사이 그 어디쯤에 있는 모습이 마치 나 같아서 였을까. 내가 잊고 살았던 그 시간을 알려준 그가 없었다면  고추가루를 보던 그녀의 일상은 어떤 빛이였을까. 사실 나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도 기억이 안나서. 서랍 깊숙히 읽지도 못하는 엽서를 버리지도 않고 가지고 있는 기분은 위안일까 슬픔일까.. 

최진영 작가님의 ’돌아보는 밤’은 사실 무서웠다. 12.3 계엄이라는 사건과 나의 밤이 묘하게 곂지며, 국가의 폭력을 막아낸것도 사람이고, 나에게 행해진 알 수 없는 폭력에 위안이 된 것도 사람이였다. 둘다 밤에 일어났고, 아직도 둘다 해결된 것은 없다. 그럼 우리는 게속 밤에 머물러야 할까? 멀게만 느껴진 폭력이 눈앞에 다가온 폭력으로 그려진 이 이야기는 아침에 읽고있었음에도 서늘했다.
“오직 자기 이익만을 위해서 수많은 사람을 죽이려고 했다.
전쟁을 일으키려고 했다.
그러나 아무도 죽일 수 없었다.
사람이 사람을 지켰다.
소설을 쓰면서 그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했다.” p.269

조금 낯선 읽기였지만 배우아 작가님의 “눈먼탐정”, 문제 없는 하루라는 당연한 하루가 당연함이 아니라고 말하는 황정은 작가님의 ’문제없는, 하루’ 그리고 나의 엄마를 다시보게 했던 김인숙 작가님의 ‘스페이스 섹스올로지’ 개인적으로 왜 망측함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딸이 나이들어감이 무엇인지를 아는 나이가 된다면, 여전히 원망스러운 엄마겠지만, 그래도 망측하진 않을꺼야..싶었던 이야기. 

읽는 내내 즐거웠다. 소름끼치기도하고, 슬프기도하고, 낯설기도 했지만.

굿.


‘그녀는 친절과 선의가 완성되는 데에는 두가지 조건이 있음을 배웠다. 주는 사람과 받는사람. 친절과 선의는 있는 그대로 주고 있는 그대로 받을 수 있는 두 사람 사이에서만 유효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오염되고 변질되고 공중분해 되면서 자신 혹은 상대를 다치게 만드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므로 그것들은 누구나 쉽게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들은 취약했고, 위험했고 다루기 까다로웠다.‘ p.161 - 김혜진 | 빈티지 엽서 중.
..... 그렇다면 친절과 선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타인에게 베푸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만족에서 끝나야 하는 걸까? 어쩌면 나의 이익을 위해 베푼 선의가 돌아오지 않는 것에 대한 분노는 아닌걸까. 그 이익이 금전적인 것이 아니라, 나의 감정적 이익이라면.
모르겠네. 관게란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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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모노
성해나 지음 / 창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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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제작인 ‘혼모노’는 알고 있던 작품이다. 젊은 작가상에서 이효석 문학상에서 이미 만났었다. 제목도 그러했고 내용도 꽤나 강렬해서 인상에 깊게 남았었다. ‘잔짜‘라는 것을 부여하는 기준은 무엇일까를 고민하게했으니까. 타인의 인정을 통해 부여되는 진짜와 내가 믿는 진짜의 기준이 다르다면, 둘 중 하나는 오판이다. 하지만 그것이 아이러니하게도 누군가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는 무당이라는 직업이라면, 신할머니라는 피상의 존재에서 부여되는 조건이라면. 진짜의 기준은 누가 부여할 수 있는가?!


혼모노에 실린 성해나 작가님의 소설은 어디쯤 불편한 부분을 콕 하고 건드리는 것 같았다.
 ’길티플레저’ 김곤이라는 감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일어나는 불편함. 그 모임안에서 느껴지는 어쩌면 계급간의 모임. 추문일지 사실일지를 판단하지 않은채 이익과 즐거움 그 어디쯤을 두고 모인 사람들의 실체는 진실에 대한 것은 어쩌면 중요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가 삶 속에서 소소하게 외면하는 무엇에 대해 돌려까는 느낌이랄까. 나의 이익 또는 나의 이익과 맞물릴때 우리가 무엇을 외면하는가를 말이다. ‘길티플레저‘라는 제목이 그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구의 집”나는 이 집을 안다. 가보지는 않았지만 이 건축물에 대한 책을 보았었다. 그 건축물이 무엇을 위해 어떻게 설계 되었는지를 읽으며 인간이 어떻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 작품은 그 건축물을 지은 가상의 인물 구보승과 그의 스승 여재화의  이야기이다. 책의 뒤에 평론가님도 언급했듯 이 작품은 읽는 내내 한나 아렌트의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을 위한 건축‘을 하고 싶었던 평범하지만 꼼꼼했던 한 인물이 ‘인간’이라는 중심을 누구냐를 생각하지 않았을 때, 그 건축물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생각하지 않았을 때 어떤 결과를 나타내는 지를 여실이 보여주고 있었다. 끔찍해서 자신의 이름을 실을 수 없었던 스승 역시 어쩌면 수동적 방관자여다. 
나는 이 작품과 묘하게 연결되는 것이 ’잉태기‘라는 작품이였다. 

 전혀 다른 이야기이지만 사고하지 않고 맹목적인 시선, 감정이 자신을 또 다른 이를 어떻게 좀먹는지를 보여주는 느낌이 유사해서 였을까. 시아버지와 자신의 딸을 두고 벌이는 묘한 경쟁심은 딸을 위해 무엇이 좋은지를 가늠할 수 없는 사태까지 이른다. 딸의 인생을 두고. 결국은 옳고 그름이 아니라 맹목적인 투쟁만 남은 사태. 스스로 생각하지 않기에 망가지는 것은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책 혼모노에 실린 이야기들이 내게는 조금씩 다 까끌거렸다. 내가 나 스스로에게 느끼는 불편감. 불합리를 스스로 합리화하는 행동들. 이 책의 인물들이 보이는 극단의 모습이 내게도 투영되었기 때문일까.

재밌다. 
박정민 배우님의 유명한 추천사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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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파란 눈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49
토니 모리슨 지음, 정소영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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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의 흑인여성 노벨상 수상자의 최초의 작품. “가장 파란 눈” 이 책을 다른 책에서 소개하는 것을 읽고서, 토니모리슨의 “빌러비드“를 내가 얼마나 힘들게 읽었었는지가 기억이 났다. 이 책 역시 그렇겠지. 싶었다. 
 책은 얇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1960년대 흑인인권 운동이 대대적으로 일어났지만, 2025년 여전히 인종차별은 존재한다. “Black Lives Matter” 라는구호와 함께.

흑인소녀 페콜라는 아버지 촐리가 음주 방화로 감옥에 간 중 잠시 다른 흑인가정에 맡겨진다. 그 가정 역시 열악하다. 가난했고, 주변에는 소위 사회 가장 바깥계급으로써 일하는 노동자 집이였을 뿐이다. 하지만 페콜라는 그곳에서 자신이 살았던 집과 다른 안락함을 느낀다.
사회적 시선, 온전치 못한 가정에서 받은 폭력으로 페콜라는 스스로를 못생기고 추하게 여긴다. 이 책에서 페콜라는 주인공이면서도, 페콜라 스스로의 말이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 그녀가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고 소비되는지만 보일 뿐. 주변에 어른이라고는 자신을 추하다 말하는 이들 뿐이다.  그래서 였을까. 그녀는 “푸른 눈”을 가지고자 한다. 아름다운 백인들의 전유물. 그런 눈을 가진다면 다른 이들이 자신을 달리봐주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품으며.

저자 토니 모리슨은 친구가 자신은 ”푸른 눈“이 가지고 싶다는 말을 듣고서 이 책을 구상했다고 한다. 아름다움이라는 기준이 오로지 백인에게 맞춰져 있던 시절.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못생기고 더럽다는 이미지를 가져야했단 그녀에게 이 책은 필연적이였을까. 차마 글로는 적지 못한 일을 당하고도 페콜라를 둘러싼 세간의 날카로운 시선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인 그녀에게 향한다. 그녀가 가장 약한 사람이였으니까.

몇년전에 유행했던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소설에 대한 비판중 하나가 어떻게 그 모든 사건이 김지영에게 일어날 수 있느냐는 것이였다. 말이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런 일은 보기보다 흔하다. 강도의 차이일 뿐. 이 책의 페콜라 역시 그 모든 일이 어떻게 페콜라에게 모두 일어날 수 있느냐는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 토니모리슨은 
”페콜라의 삶이 비록 남다르지만 그 취약성의 몇몇 면모는 모든 여자아이 안에 자리잡고 있다“ 라고 말했다. 

흑인, 아이, 그것도 여자. 가장 최약층에서 보호받지 못한 아이가 가진 욕망. 그것이 ”푸른 눈“을 갖는 것이라는것에 감히 어떻게 고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저자 토니모리슨이 친구의 그 말에 이상했지만 쓸 수 밖에 없었던 이 작품은 아마도 저자 스스로가 그녀의 바램이 왜 생겨났는지를 분명히 알고 있었던 사람이였기 때문은 아니였을까.


 책 속의 누구도 행복하지 않다. 그것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를 가장 숨막히게 했다. 행복한 일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 뿐. 스스로는 물론 같은 인종끼리도 경멸만 남은 공동체.
“페콜라가 자기도 그들처럼 살겠다고 선언했다 하더라도, 놀란다든지 말리려고 들지 않았을 것이다” p.78 - 이 글의 앞뒤 맥락이 이 공동체의 바닥을 보여준다…..
그 안에서 부모조차 딸을 추하게 여기고, 아버지 촐라의 말도안되는 가해행위에 대한 토악질 나는 변명을 읽고 있자면 페콜라의 ”푸룬 눈“은 그녀가 그곳을 탈출 할 수 있는 오롯한 희망이였을까. 그녀의 희망에 감히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싶었다.

내게는  빌러비드도 그랬지만 이 책 역시 매끄럽게 읽히는 책은 아니였다. 난해하다기보다 내가 당사자로써 갖는 이해의 폭이 좁달까.  
 인종차별에 대해 머리로 아는 것과 가슴으로 느끼는 바에서 오는 차이..?! 라고 해야할지. 이 책은 지식으로 알았던 것을 좀더 사실적으로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느낌이다. 빌러비드가 그랬던것처럼. 이야기가 주는 힘이겠지.
 끔직하지만, 우리가 사람으로써 사람을 대해야하는 가장 근본적인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치게 하는 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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