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반짝임 - 광고 카피가 알려 주는 일상 속 글쓰기의 비밀 스마트폰 시대의 글쓰기 시리즈
정이숙 지음 / 바틀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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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이가 들어서 일까. 유일하게 쓰는 글?이 책을 읽고 쓰는 서평인데, 서평을 쓰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책을 이해하는 폭이 좁아져서 일까. 아니면 나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하는 글 한줄 그 자체가 쓰기 어려워진 것일까. 그래서 인지 요즘 쓰는 서평은 썩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머릿 속에 맴도는 무엇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글 같달까.. 그래서 읽고 싶었다. 글쓰기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내가 쓰고 싶은 그 한 줄을 제대로 쓸 수 있는 것인지. 그런 글을 가장 잘 쓰는 사람은 아마도 광고 카피라이터 일듯.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다.


이 책은 광고 카피라이터로 30년 동안 일해온 저자의 “글쓰기”에 대해 기록된 책이다. 물론 서평을 쓰는 방법은 아니지만, 결국 서평도 내가 읽은 것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글쓰기이니까. 
이 책의 각 주제마다 광고카피가 등장한다. 하나씩 등장하는 광고카피를 읽으니,, 이야. 전문가는 정말 남다르다 싶은 생각이 번쩍 든다. 쉽고, 간단하게, 단문으로, 정확하게, 핵심을 찌르는 글들. 최근에는 광고를 제대로 본적이 없다. TV보다는 유튜브로 동영상을 주로보고, 광고는 대체로 “건너뛰기”를 눌러버리니까. 하지만 가끔 눈에 띄는 광고들이 등장한다. ”건너뛰기“의 순간을 잊어버리게 만드는. 대체로 광고카피는 첫 한줄에서 결정된다고하니 아마도 그런 글들이 나의 순간을 채간것 일듯.

그렇다면 그런 ”한“문장은 어떻게 만들수 있을까.
저자는 그 시작을 ”나“로 시작하라 말한다. 나에대해, 내 가족에 대해, 내 친구에대해, 나를 둘러싼 모든 소래를 놓고 한줄씩 써보는 것이다. 가장 잘 알 것같지만 어쩌면 나는 나를 가장 잘 모를 수도 있다. 그런 사실조차 글로써 한 줄을 시작해 보라는 것이다. 다만 그런 글들을 쓸데 맞춤법 지키기는 필수. 또한 적절한 곳에 사용되는 쉼표, 따옴표, 마침표, 이모티콘 등등의 남발 금지! 사실 이부분에 뜨끔했다. 문장을 줄이려는 노력보다는 내가 쓰는 문장엔 장문에 쉼표나 따옴표가 남발하고 있다는 사실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고서는 거의 쓰지 않는 의태어나 의성어의 적절한 사용은 문장을 생생하게 만든다는 설명에 그 단어 자체가 참 낯설었다는 느낌이 든 것은 안 비밀. 

그리고 평소에도 쓰는 단어나 문장을 다시 돌아보게 했던 “내 문장의 꼴불견“ 파트. 제대로 알고 쓰지 못하는 우리 말에 대한 미안함과 제대로 정리되지 않는 문장의 횡설수설함을 딱 들켜 민망함이 함께 몰려왔던 파트다. 동어반복, 주어, 과잉 존댓말 등은 구어체를 쓸 때 자주 하는 실수인데, 결국은 쓰고 나서 하루정도 지나 다시한번 나의 글을 꼭 읽어보고 수정하는 퇴고의 과정을 거치라는 저자의 충고는 나의 문장을 다시 돌아보게했다. 사실 퇴고의 과정이 참.. 어렵다. 뭔가 내 문장을 내가 다시보는 오그라듬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랄까. 아마 내 스스로도 나의 부족한 문장을 회피하고 싶은 것일지도.

결국 글쓰기에 지름길은 없다. 
시작이 있어야하고, 그 시작은 “나”로 부터일것, 그리고 매일매일 한줄 씩 써볼것. 타인의 글을 많이 읽어볼 것. 그리고 한줄의 문장도 제대로 쓸 것. 글쓰기 역시 어느날 뚝딱 멋진 한줄은 나오지 않겠지만, 노력하다보면 어느날은 내가 하고 싶었던 내 머릿속에 맴돌던 무엇을 타인의 글이 아니라 나의 글속에 담아낼 수 있지 않을까?!

참고로 이 책을 읽는다고 카피라이터처럼 글 한줄을 뚝딱하고 만들어 낼 수는 없다! 
그래도 내가 쓰는 한 줄을 내 마음에는 들 수 있게 쓸 수 있도록 가이드가 되어 줄 수는 있다.

아! 지하철 공사 직원 관계자 분들! 지하철 약냉방 안내문 틀렸 대요~ ”바람의 영향이 적고“ 가 아니고 “바람의 영향이 작고”가 맞는 표현 이래요!! 이 책 p.187 꼭 참고하세요~

굿.

“나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글로 써서 읽어 보기 전에는 잘 모릅니다.
그래서 글을 씁니다.”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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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I도 문제지만 메인 이슈 사항은 와우 팩터가 부족하다는 것이니까 그 부분은 그레이스 님이 팔로우업 해 주시고 아삽으로 디벨롭 해서 다음 미팅에서 랩업 해 주세요. 린하게 진행합시다“ 


영어 단어가 지나치게 많이 섞인 글은 품위가 없어 보인다. 이런 단어도 알 고 있다고 허세를 부리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말의 풍부한 단어와 표현을 사용한 문장은 쉽게 읽힌다. 다정하고 편안하다. 습관적으로 외국어 단어를 쓰는 일을 자제하고 다양한 한글 단어를 익히고 쓰자. p.177



나도 판교에서 일하고, 저 문장이 말하는 바는 알겠으나, 저런 문장은 처음 들어본다. 

 물론 회사마다 쓰는 단어들이 다르겠지만, 한 문장에 영단어가 저렇게 많이 쓰이는 경우는 와.우.


저 말을 보며 두번째 직장에서 영업팀과 협업 중에 한 과장님이 ”메일 좀 포워딩 해주세요“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던 동갑내기 다른 친구가 생각이 났다. 그 때 나도 몇일 전 우리팀 과장님이 내게 “XX씨 내가 포워딩한 메일 봤어?” 라는 말을 듣고서 그 단어의 뜻을 알았었다.


조용히 내게 다가온 그 친구. 

"포워딩이 뭐야?"라는 질문에 내가 ”전달. 그 메일 다시 자기한테 달라고.” 

“전달 이라고 말하지. 웬 포워딩?“ 

이라던 친구의 말이 생각났다. 

근데 신입, 경력 다같이 섞여 일하는 회사에서 저렇게 말을 하면 다.. 알아듣나..? 싶었다.


진짜 문장, 단어를 타인이 알아듣기 쉽게, 그것도 간결하게 말하는 것도 연습과 훈련이 필요한 일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했던 한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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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더헤드 수확자 시리즈 2
닐 셔스터먼 지음, 이수현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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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언이 고더드 일당을 모두 죽이고 수확자 루시퍼로써 수확자들의 세계를 휘젓기 시작하고, 시트라는 수확자 아나스타샤로써 수확자 퀴리의 보조 수확자로써 활동한다. 

 대부분의 수확자들이 수확대상을 선택하고, 일시에 수화하는 것과 달리 아나스타샤는 그들에게 한 달의 시간과 죽을 방법을 선택할 기회를 준다. 죽음을 맞이하고, 가족을 비롯한 주변을 정리할 시간을. 이것은 아나스타샤의 일을 2배이상 가중시키는 일이였지만, 아나스타샤는 그것이 “죽음”이 존재하던 시대의 죽음과 더 비슷하다고 말하며, 방법을 고수한다.

 나는 선더헤드 편에서 이 부분이 가장.. 놀라웠다. 죽음의 시대라. 고도록 발전된 시대에 인구수 조절을 위해 수확자를 두었고, 그들은 통계를 기반으루 무작위로 선택된 이를 수확한다.
지금을 돌이켜보면, 죽음은 무작위로 오는 것이 맞고, 시기도 내가 선택할 수는 없다. 죽음의 방법도 사실은 뭐. 하지만, 사망까지 이르는 기간은 주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 시간이 짧든 길든 내가 누군가와 이별할 시간은 있다는 것이니까.

하지만 아나스타샤와 퀴리를 노리는 이상세력이 감지되고 그들은 죽음의 위기에 처한다. 선더헤드는 다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수확자의 일에는 절대 관여할 수 없으니, 시트라가 꼭 잘 해내기만을 바라는데,,
루시퍼 로언은 고더드를 숭배했던 브람스에게 잡혀 에인에게 넘겨지고, 그곳에서 상상도 못할 인물을 만난다.

선더헤드가 감지한 위기,
그리고 3편의 제목으로 이어지는 종소리.
대체 수확자들에게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과학으로 모든 것이 통제되는 시기에도 통제되지 않는건 인간뿐이라는 아이러니. 흥미로운 책이다.
멋진 신세계 속 세계관이라면 절대 있을 수 없겠지만, 제한된 AI. AI와 분리된 수확자라는 세계. 가능한 세계인지는 모르겠으나, 깊이 생각해볼 만한 주제를 던지는 건 사실이다.
조금 다른 결이지만 이 책에 나오는 불미자로 위장한 그레이슨에게 선더헤드는 친구이자 반려이고, 힘들 때 찾는 신과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는 점과 선더헤드 스스로가 읊조리는 독백은 스스로의 완벽함을 인식하면서도 인간처럼 불완전함을 흉내내는 듯한 말이 새삼 두렵기도 하니까.

굿.
3권 시작!


“.. 그리고 시간의 시작으로 여행할 수 있다면 그 영향은 엄청날 것이다. 그건 내가 창조주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신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인류가 창조주를 원하여 창조주를 창조하는 셈이 되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하고 시적인가. 인간은 신을 창조하고, 신은 인간을 창조하고 완벽한 생명의 순환이 아닌가? 하지만 그렇다면, 정말로 그런 경우라면 전체 그림을 만든 것은 누구인가? - 선더헤드” p.291

“내가 죽음을 분배하기까지 한다면, 그야말로 사망 시대 인간이 두려워하던 인공 지능 괴물이 될 터였다. 누가 살고 누가 죽느냐를 선택한다면, 고대의 황제이자 신인 이들처럼 두려움과 사랑을 받게될 것이었다. 나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구원하는 자도 침묵시키는 자도 인간이 되게하자. 인간이 영웅이되고, 인간이 괴물이 되게하자.
그러니 수확령이 내가 한 일들을 망쳐 놓아도 탓할 상대가 나밖에 없다. - 선더헤드”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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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 개정판 미쓰다 신조의 집 2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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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미쓰다 신조의 전작 <흉가>를 지인 추천으로 읽고 이야 이야~하던 중에 작가의 “집”시리즈가 총 3편이라는 글을 보았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개정판 <화가> 이 작품이 원래는 흉가보다 이전이라고 하던데;; 나는 제목 <화가>의 의미를 책을 다 읽고서야 알았다. 한자를 몰랐구나….


주인공 코타로는 할머니와 함께 도코 도심으로 이사를 왔다. 그런데 본인은 태어나서 한번도 치바현 바깥으로 나가본 적이 없는데, 이사온 집은 너무나도 낯익었다. 대체 왜재? 할머니께 여쭤봐도 그럴리가 없다는 말뿐.
그리고 그곳에 이사온 날 부터 악몽을 꾼다. 그리고 집에서 이상한 인기척을 느끼고, 끊임없이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이상한 소리와 함께. 하지만 할머니는 전혀 그런 기척이 없는데, 미신을 전혀 믿지 않는 할머니에게 의논을 해봤자 믿어주지 않으실께 뻔한 상황.
하지만 이사 온 우투키 마을에서 레나를 만나고, 레나의 할아버지가 동네 유지이기에 뭔가 집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자 했지만, 레나는 전혀 아는바가 없고, 할아버지 별 말이 없다.

계속되는 기시감. 혼자 있을 때 알 수 없는 무언가로부터 계속 되는 위협. 코타로는 그 집에 얽힌 사실을 파헤치기로 하고, 도서관에서 지역 신문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한다. 레나와 함께.
그리고 발견된 사실.
집에 얽힌 비밀.
자신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코타로 집 옆집의 음침하지만, 이사 온 날 자신에게 경고해주었던 코쿠보 노인을 찾아간다. 밝혀지는 진실에 경악하는 코타로와 레나.

다른 모든 장소는 자신에게 위협적일 수 있다. 하지만 집은 다르다. 그렇기에 집에서 발생하는 모든 위협과 알 수 없는 모든 것은 그 어느 것보다 두려움을 가져온다. 그렇기에 우리도 잇사는 손없는 날을 택해가고, 이사갈 때 이래야 한다 저래야한다라는 미신을 믿지 않으면서도 행하지 않는가.  
미쓰다 신조의 호러물은 그래서 더 무섭다. 가장 편안해야할 공간을 가장 두려운 공간으로 만들기에.
흉가도 화가도.
나라면 벌써 도망을 가도 수백 번을 갔을텐데, 늘 주인공들은 그 두려움과 정면으로 맞선다. (그래서 주인공인가;;)

늦은 여름이지만, 더위를 날려줄 오싹함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 추천! 으흣.
근데.. 역시 귀신보다 인간이 더 무섭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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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긴 매듭
배미주 외 지음 / 사계절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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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모계 전승" 수많은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주제로 각 작가들의 단편소설을 모은 책이다. 왜, 이 이야기를 "질긴 매듭"이라는 제목 아래 두었을까

개인적으로 이 제목의 의미를 가장 잘 드러낸 작품은 "엄마의 마음" 같았다.
딸을 낳아야, 나의 엄마가 산다. 내가 딸을 낳지 못하면 엄마는 죽는다. 이토록 질긴 모녀사이가 있을 수 있을까. 엄마는 딸아이만 낳으면 남편을 "먹고", 아들을 낳으면 아들을 "먹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요상한 이야기는 뭘까. 아직 아이인 딸에게 자신의 생을 말하는 엄마. 이 엄마는 진짜 완의 엄마일까? 모녀라는 관계에 대한 나의 막연한 생각을 깡그리 무너지게 하는 스토리였다. 뭐지. 모녀관계라는 것은. 이 둘의 관계 속에서 엄마는 자신의 생을 위해 딸에게 기원을 말하면서도, 그 딸이 평범하게 살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스스로와 엄마라는 위치에 대한 고민인 걸까. 저 두 관계에서 평범이라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리고 엄마가 말하는 엄마의 생은 완이 아이를 낳지 못하는 순간까지만 이어지는 저주인걸까? 

"거짓말쟁이의 새벽"
쌍둥이인 지인과 지효. 하지만 유전자는 어느 한쪽에만 몰빵된듯 지인에게는 모든 것이 주어졌고, 지효 그렇지 못했다. 늘 지효는 지인의 그늘 아래 있다. 심지어 지효가 언니임에도. 또 지효는 늘 아프지만, 병원에서는 병명을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런 지효에게 주변 사람들은 '꾀병'이라 말한다. 하지만 지효는 억울하다. 정말 죽을 것 같이 아팠는데,
그러다 알게 된 사실. 지효의 원인 불명의 통증은 타인의 아픔을 그대로 미러링하는 기능이였던 것. 지인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엄마도 알고 있었다. 지효의 이모가 오랫동안 외국에서 살다가 지효에게 다가왔고, 그녀가 내민 손을 통해 지효는 자신이 맞은 운명을 달리 보기 시작한다. 이모 역시 같은 병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왜 고통을 미러링 하는 것일까. 이모는 그런 지효에게 왜 손을 내밀었을까. 
개인적으로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이태원 참사가 일어 났을 때, 세월호 유가족 분들께서 깊은 위로를 건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아마도 작가님은 고통을 미러링하는 가상의 병을 통해 타인의 아픔에 그저 사건으로만 치부해 무심한 지금의 사회에 한마디 쓴소리를 하고 싶으셨던 것 아닐까.
 그 고통을 우리는 온전히 이해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공감하고 위로 한마디는 건넬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지효에게도 어둠의 시간이 끝나고 새벽이 찾아오듯 말이다.

이밖에도 "이삭은 바람을 안고 걷는다" 모두가 일을 못한다 외면했던 이삭을 품어준 도도. 도도. 왜 주인공의 이름이 이삭일까 라는 궁금증이 일었는데, 작가의 글을 보고서야 '아. 어쩌면..'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뿌려놓고 돌아보지 않는 이삭. 그렇게 말라가던 이삭에게 조용히 다가가 그저 옆에서 가림막이 되어주는 도도.

"오랜일" 이 이야기는 가까운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 및 살인 사건이 하루에도 몇 건씩 뉴스에 등장한다. 그런 일이 나의 일이 되었을 때, 내가 알던 이의 일이 되었을 때는 더 이상 그것은 뉴스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 닥친 현실이 되어버린다. 가까운 이의 죽음을 두고 그 것이 더 이상 뉴스가  아님을 깨달은 영설은 미지처럼 죽어간 여성들에 대한 뉴스를 쓰고자 하지만 영설을 제외하고 모두가 그 일에 무감하다. 원래 그런 일은 늘 있었다는 듯. 이 이야기를 잘 생각해보면 진짜 두려운 일이다. 나 말고는 아무도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사실, 나의 가장 소중한 이가 죽었음에도 말이다. 아마도 작가님은 그런 이를 우리가 제대로 위로하고 공감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이야기를 쓴 것이 아닐까.

주제는 모계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결국 이것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고, 우리 모두에 대한 이야기이다. 조금은 주위를 둘러보고, 타인의 아픔을 위로해줄 수 있는 내가 그리고 당신이 되기를 바라는..


"우리의 이야기가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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