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의 위기
한병철 지음, 최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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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사회라는 얇은 책을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다가 꽤나 오래 읽었다.(너무 오래전이라 내용은 기억이 잘;;) 그 피로사회의 저자가 낸 책. 역시 다른 책들보다 얇고, 글씨도 컸다. 하지만 나는 알았다. 이 책도 오래 읽겠구나.
SNS, 넘쳐나는 기사, 각종 소식들 말 그대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는 우리들에 잃어버린 것이 무엇일까. 이 책은 그것을 말하고 있었다.

정보 과잉의 시대 속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서사가 아니라 그저 정보다. 구글이 만들어내는 것은 어떠한 일의 결과일 뿐이다. 그 결과가 만들어지는 이야기를 우리는 잃은 것이다. 나를 전시하고, 타인이 쏟아내는 파편화 된 정보만이 넘치는 세상 속에서 그런 정보들을 모아 스토리 텔링이라 말하지만 사실상 그것은 스토리 셀링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건을 팔기 위한, 또는 나를 팔기 위한 달콤한 방법.

타인과의 유대 속에서 우리 속에 삶을 차곡차곡 쌓아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사라졌다. 그곳에는 누군가와의 유대 없이 아예 타자라는 존재마저 지워버린 사회가 있을 뿐이다. 나는 저자가 말한 것 중에 타자마저 지워버리는 사회라는 말이 가장 무서웠다.
”스마트폰은 타자가 자기 자신을 알리는 시선을 완전히 앗아감으로써 실제와 우리 사이를 가장 효율적으로 차단한다.“ p.94
보기 싫은 이를 터치 스크린 속에서 밀어버리면 그만인 사회라니. 그 작은 화면 속에는 “좋아요”라는 허구만을 쫒는 나와 또다른 무엇이 있을 뿐이다.

“좋아요”에 갖혀 버린 인간은 나의 모든 순간을 노출해야만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강박에 갖혀버린다. 그것은 내 인생의 서사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든 허구의 세계 속에서 더 이상 도망갈 곳없는 실제와 허구 속의 괴리 가득한 나만 있을 뿐.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을 학교 다니면서 배워왔는데 그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는 지금인 것.

그렇다면 우리에게 이야기라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이야기는 “길고 느리게 머무는 시선 p.13”이기도 하고,  영원성의 시간이기도 하며, 우리가 우리 일 수 있는 오래된 지혜라고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야기에 대한 저자의  글 중 ”설명을 삼가는 것 p.18”이라는 말이 깊이 남는다. 글과 글사이의 설명은 없지만 그 글만으로도 가슴에 깊이 와닿는 스토리.  저자는 그것을 이렇게 말했다.
“그 힘을 내면에 모은 채 보전하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라도 다시 펼쳐낼 수 있는 것”p.19
내가 수많은 만화책을 보았지만, 모든 그림에 설명이 포함된 만화에서 기억에 남는 컷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인생을 살며 미술관은 열 손가락에 꼽을 만큼 가보았지만, 여전히 깊은 인상으로 남는 그림들이 더 많은 것이 같은 의미일까.
타인이 그려 놓은 그림 속에서 그 사람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가 합쳐져 나를 통해, 또 다른 타인을 통해 그 그림은 어떤 책들은 순간의 시간이 영원을 만들어낸다.

경험이 사라지고, 감당하기조차 벅찬 정보 속에서 지워져 가는 ‘나’에 대해 또 ‘너’에 대해 우리는 어떤 서사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돌이켜본 시간 속에서 내가 올렸던 수많은 게시물 속에서 나의 이야기는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순간의 컷인 사진 한 장 속에서도 이야기가 남기도 하지만, 돌이켜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차 희미해버리는 사진도 있다.
내가 찍은 나를 두고 나는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나의 이야기에 공명 해주는 이가 내 곁에는 있는가.

조금은 어려웠지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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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상급지 사다리 갈아타기 - 교육, 직장, 삶의 질을 바꿔놓는 부동산 투자 전략
임실장 지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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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늘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고 있자면 궁금했다. 어떤 시장보다 민감하고, 어떤 시장보다 많은 돈이 움직이기에, 부동산 시장에 따라 정권이 바뀌기도 한다. 대한민국 국민의 민감도 100%시장인것 같아 보여서. 물론 나도 그 시장 안에 있는 사람이지만.
이 책은 저자가 부부만의 힘으로 소위 대한민국 최상급지라 불리는 강남에 입성하기 위해 했던 기록에 대한 책이다. 2018년부터 내집을 꿈꾸기 시작했던 저자의 기록이다. 읽다보면 대단하다 싶기도 하고, 꼭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했달까....(나는 못하겠다...ㅠ) 그만큼 치열한 기록같아 보였다.

 저자가 시드머리를 통해 최초 집을 매수한 것부터 현재의 강남 한강변 아파트까지의 여정은 책을 통해 확인하시길.
내가 이 책을 보며 놀라웠던 점은 집을 매매하기 위한 그만의 원칙이 분명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집을 살 때 반드시 따져봐야하는 것과도 일치한다.
 
1. 지하철까지 도보 7분이내,
2. 작은 평수라도 방은 3개,
3. 거래량이 많은 대단지.

사실 나는 처음 집을 보러 다닐때는 아무 원칙도 별 생각도 없었다. 모델하우스가서는 와와~ 이러기 바빴고, 대충 있어보이는 집은 다 좋아보였다. 금액에 맞춰 집을 보러 다녔던 나를 떠올리니, 첫집을 매수하기 위해 30대의 저자가 세운 원칙은 사실 좀 놀라웠다.
 그리고 그는 그 원칙에서 벗어난 집을 가격만으로 타협하지 않았다는 점 그러했다. 워낙에 큰 금액이 오고가는 거래이다보니 가격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는데 말이다. 대출 몇억 남 일일 때는 그런가보다 하지만, 실제 그 금액을 감당해야 할 위치에 있으면 사실 나는 1억도 허덕 되는 금액이기에.. 어찌 되었든  결과론적으로 놓고 보면 그의 선택은 옳았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면 그의 선택은 지금 이 책의 결과물로 나올 수 없었겠지만. 그렇지만 그저 무작정 투자가 아니라, 자신이 세운 원칙에 맞춰 노력했고, 공부했고, 끊임없이 촉각을 곤두세웠던 그의 노력은 지금의 결과에 분명히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주식 투자 역시 하락장에서도 내 스스로가 공부하고, 또 연구했던 투자자는 성공하지 않는가..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어짜피 성공한 사람이 책을 낸다. 그의 투자 원칙, 그들이 어떻게 투자로 성공을 했는지가 많은 이의 궁금 포인트니까. 성공했으니 투자가 옳았다는 방식으로 책을 읽는다기보다, 이 사람이 그래도 이 분야에서 어떤 노력을 했고, 무엇을 중점으로 보았는지, 그의 머리와 눈이 어떤 기준으로 어떤 방향을 향했는지를 보기를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본편보다 별책부록을 보면서 이 사람이 얼마나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했는지가 보였다. 물론 본편에서도 많은 정보에 기반한 투자 결과가 보이지만, 별책부록은 그가 대한민국 부동산의 정보를 얼마나 꽤뚫고 있는지, 그 정보의 집합같아 보였다. 나는 어디 동하나 보는 것도 허덕였는데.. 그래서 분양이 아니라면 부동산은 아는 곳, 살았던 곳 위주로 돌지 않나.. 요즘은 아닌가....

최근 나온 부동산 정책으로 대출에 한계가 걸려있긴 하지만, 저자의 글에 의하면 부동산은 주춤할 때가 매수 타이밍이라하니, (이전과 다른 양상이긴 하지만..) 첫 보금자리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집을 알아볼 때 이런 점을 염두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공하는 책으로는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주춤할 때 바로 사라는 것이 아니라, 너무 가파르게 오르는 상승장에서 집을 사는 것보다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보고 타이밍을 노리는 것도 괜찮은 선택지 중 하나 아닐까. 결국 내가 살 집 하나는 필요하니까...
나는 책 속 나온 아파트 단지가 아니라 그 단지가 왜 추천인지, 무엇이 기준이 되었는지를 보고, 집을 팔고 사는 것에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엿보기에 괜찮은 책이라는 것.

결국 부동산은 내가 가진 자산 여력, 대출이 있다면 어떻게 갚을 것인지에 대해 총체적인 계획이 반드시 필요하는 점은 필수!

아.. 그래도 집은 너무 비싸다.ㅠ

“투자자들이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부동산을 매수하는 순간부터 우리 신분이 곧 매도자로 바뀐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매수 직전에는 추후에 해당 부동산을 쉽게 매도할 수 있는가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한다.”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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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와인드 :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1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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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디스톨로지 시리즈. 작가는 디스톨로지를 '나쁘거나 어려운 것에 대한 연구'라는 의미로 직접 만든 단어라 했다. 아. 그래? 그러면서 1권을 읽고난 나는.. 연구? 감히 이걸 연구라는 명칭을 붙여?!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이야기는 절대로 오지 말아야 할 미래를 그리고 있다. 

임신중지에 대한 치열한 다툼의 결과로 나타난 언와인드.
나는 처음에 이 언와인드라는 의미가 아이의 신체 중 일부를 제공(?)하는 것으로 인지(이것 조차 끔찍)했는데, 그게 아니였다. 임신 중지가 아니라 유예를 두고 13살 - 18살 사이에 부모가 자신들의 아이의 언와인드를 결정하면, 그제서야 중지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생명이 끝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이 의미는 책의 말미에 등장한다.)
 그 중 "십일조"라고 키워지는 아이도 있다. 똑같은 언와인드이지만 신에 의해 선택받은자 이기에 다른 언와인드 아이들보다 귀하게 대접받는다는 것. 

주인공 코너. 어느날 부모님의 비행기 티켓을 발견한다. 엄마, 아빠, 형의 이름만 적힌. 그는 그것을 보고 알았다. 자신이 언와인드 대상이 되었다는 것. 그리고 도망을 결심한다. 
국가에 의해 키워졌지만, 더이상 쓸모가 없는 아이라는 결론이 나 언와인드가 결정된 리사.
그리고 십일조로 언와인드되기 위해 차에 타고 있던 레브. 이 세아이가 언와인드되지 않기 위해 도망친다.
그 와중에 황새배달되어 자신들처럼 언와인드 될지도 모르는 아기를 구하고, 어떤 선생님을 통해 언와인드 아이들이 모여사는 집단에 들어간다.(아이들이 18세가 넘으면 언와인드 시킬 수 없기 때문에 18살까지 숨어살면 그들의 삶을 지켜낼 수 있다)
 코너, 리사, 레브가 도망을 하며 만난 세상은 지옥같은 천국이기도 했고, 천국같은 지옥이기도 했다.

왜 작가는 이 이야기를 썼을까.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시기의 아이들을 희생시키는 세계에 대해.
한 가정에서 아이들이 어렸을 때, 권력의 정점은 부모다. 아이들을 돌보고, 지켜내야 하는 것도 부모이지만, 그 부모에게 권력의 기반을 사랑이 아니라 죽음으로 쥐어주었다. 
가장 보호받아야 할 가정 내에서 권력자의 말을 들어야 하는 이유가 나의 목숨인 것이다. 이렇게 숨막히는 세상이라니. 

어린 아이의 약한 존엄을 지켜야 할 부모가 힘들다는 이유로 그 아이를 합법적으로 중단 시킬 수 있는 수단.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알고 있음에도 "아이의 생명이 중지되지 않으며, 다른 구성원들을 도울 수 있다"는 미명하게 사회 도덕적 정당성 까지 확보하며 아이를 죽일 수 있다는 것은 한 사회가 가지는 상식, 도덕 이라는 기준이 얼마나 나약한 것인지를 작가는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그 누구도 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삶을 사는 기분은 어떤데?" p.371

그리고 그렇게 죽어간 아이들의 장기나 신체는 비싼 값에 팔렸다. 사람은 늙어가고, 사고가 있고, 병들어 가니, 끊임없는 수요가 있는 시장이니까..
그렇게 언와인드 된 아이들의 장기에는 그들의 정신이 있어, 생명의 연속성을 갖는다는 것이 중요한 조건 중 하나이지만 영혼의 여부는 중요치가 않다. 결국 그 아이가 찾아왔음에도 그 부모는 아이를 외면 했으니까.

가정이 가장 큰 위협 원인이고, 언와인드 아이들을 지키다 그들의 반란으로 생명이 위험해진 제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 이식을 거부한다. 그것이 그의 신념이였으니까. 그가 지켜온 아이들의 목숨값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였으니까.
언와인드 아이들의 우상이 된 코너,
세상의 비정함을 깨달아 스스로 무기가 되어버린 레브.
피아노보다 사람을 치료하는데 재능을 알았지만,,,힘들어진 리사.

이 3명의 아이들이 이 야만인이 가득찬 사회 속에서 무사히 18살이 될 수 있을까. 
이 끔찍함이 끔찍함으로 끝나지 않기를.
2권 시작.

"좋아. 쉬어야겠다. 다음거 준비해요. p;.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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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더 - 아기 해달 이야기 미운오리 그림동화 21
캐서린 애플게이트 지음, 찰스 산토소 그림, 이원경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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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어느 날은 동화책이 보고 싶을 때가 있다. 글씨가 많이 없고, 가슴 몽글몽글한 그림들이 잔뜩 있는.
그럴 때 동화책을 펼치면 그 몇자 안되는 글씨를 읽고 그림을 보며, 소설책 한장보다 더 늦게 다음 장을 넘기고 있는 나를 본다. 왜 나는 동화책을 찾을까. 아무 생각없이 생각나는데로 말하며 그림 하나에 꺄르르 웃을 수 있었던 과거의 어느날이 그리워서 일까.

휴대폰을 통해 보는 영상에서 해달이 나올 때가 있다. 국내에서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어느 순간 동물원도 죄책감이 들어서;) 영상에서 볼 때면 나도 모르게 화면으로 손이 간다. 동실동실 어쩜 이리 귀엽고 보드랍게 생겼는지. 
 이 책의 주인공인 해달. 오더는 실제 미국의 수족관에서 자란 조이와 셀카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엄마와 이별한 아기 오더는 사람의 손에 구출되어, 수족관에서 컸고, 바다로 방생되었으나 큰 상처를 입고 다시 수족관으로 돌아와 아기 해달을 돌보는 역할로 살아가게 되는..

이 이야기를 한장 한장 넘기며, 오더의 표정과 오더의 말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다시 생각케한다. 오더에게 인간은 이로움이였을까 아니였을까.
해달은 멸종위기 종이라고한다. 아마도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인간에 의한 것이 가장 크겠지. 그렇기에 내려진 결정이 방생 불가 판정이겠지만..
다른 야생 해달과 함께 수영하며 바다내음을 마음 껏 맡을 수 없는 오더와 아기는 그래도 수족관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책의 마지막에 보인 웃음이 진짜 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오더의 손에 큰 아기 해달은 저 멀리 바다로 나가 다른 해달들과 행복하기를.
그리고 오더도 행복하기를.

마지막 오더의 웃음이 진짜이기를.
왜 이젠 그림책이 찡하지.ㅠ

"마음은 아파도 오더는 알아.
가르침과 사랑은 다른 말이지만
같은 뜻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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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보고 싶었던 돈의 얼굴 - EBS 다큐프라임
EBS 돈의 얼굴 제작진.조현영 지음, 최상엽 감수 / 영진.com(영진닷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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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얼굴" 미치도록 보고 싶었던. 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EBS 다큐프라임을 통해 방영되었던 돈의 얼굴을 책으로 정리해서 나온 것이다. 나는 그 프로를 보지 않았는데, 이 책을 보니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전 EBS 다큐프라임에서 "자본주의"에 대해 했었는데, 꽤나 유익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자본주의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 "돈"이다.

그렇다면 돈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물물 교환으로 시작한 인간 간의 교류는 차, 금속을 통해 만든 주화를 거쳐 지폐에 이른다. 그 가치를 신뢰할 수 있는. 처음의 지폐는 태환 지폐였다. 즉 금이나 은으로 교환 할 수 있는 지폐. 그리고 등장한 종이 돈. 실물과 교환하지 않는. 그 시작은 쿠빌라이 칸이였다고 한다. 당시의 지폐의 등장을 경제학자는 "사건"이라 말하는 걸보니, 놀라운 일인가 보다.(지금은 너무 당연한 것인데..)

이렇게 등장한 화폐는 신뢰를 의미한다. 금이나 은으로의 교환을 담보로 하지 않는. 그 자체가 신뢰로써 존재하는.
생각해보면, 이 종이 쪼가리가 뭐길래 싶다. 돈이 무엇이길래 우리는 이것을 그리 좇는가.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신뢰가 없는  돈은 그저 종이일 뿐이다.
 그렇다면 돈의 가치 즉 돈에 대한 신용은 어떻게 유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이 돈은 어떻게 흘러가는가? 고작 최초 발행된 100만원이 수 천 만원이 되는 매직. 이것은 돈의 유동성의 측면과도 연결되고, 신뢰라는 가치가 바탕이 된 돈의 실존과도 연결된다. 
돈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사회를 돌아보면 두려워진다. 레바논에서 자신의 예금을 찾지 못한 이가 벌인 폭동. 나이지리아 발행하는 나이라를 국민 누구도 사용하지 않는 행위 등을 보고 있자면, 새삼 내 손에 있는 천원짜리가 달리보이기도 한다.
금이나 은과 연동되지 않는 불환 지폐 사회에 살고 있는 돈.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흘러 그 가치가 종잡을 수 없이 떨어지는 상태를 보자면, 더더욱 돈에 대한 신뢰를 다시 생각케 해보는 요즘이다.

그렇다면 돈을 버는 행위에서 "빚"이 등장한다. 왜 돈을 버는 행위에서 등장하냐고? 당신에게 빚은 투자인가? 족쇄인가? 나는 사실 이 챕터를 읽으면서는 나에게 빚은 후자다. 단한번도 투자라 생각해본적이 없다. 빚이 주는 족쇄를 나는 경험해보았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빚은 자산이라 말한다. 수억의 빚을 낼 수 있는 '나'가 곧 자산인 것. 하지만 그 빚을 갚지 못했을 때 발생하는 "추심"을 읽다보면 아.. 숨이 막힌다.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그럼 빚을 내지 않으면 되는것 아니냐고?
하지만 책은 지금의 자본주의는 그렇게 살기 쉽지 않다 말한다. 생각해보면 살만한 집에 들어가기 위해서도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이 돈을 만들어내면 나도 모르게 그 돈을 좇게 된다. 내가 돈을 좇지 않으면, 탐욕의 집단이 나에게 돈을 빌리라 부추긴다. 그것이 곧 부추기는 세력의 돈이 되니까.
이 챕터를 읽다보니 유투브에서 소형차를 사러 갔던 사람이 어떻게 외제차를 사가지고 나오게 되는지를 보여준 콩트가 있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란 그러했다. 나의 탐욕과 타인의 탐욕이 맞물릴 때 가장 두려워지는.

책은 "돈의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돈을 말하지만 곧 그것은 돈이라는 수단이 곧 우리 전부가 되어버린 인간의 역사를 말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돈은 누군가에게는 달콤한 무엇, 누군가에게는 쓰디쓴 무엇 등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투자를 통해 돈을 버는 행위 역시 각 개인이 어떻게 돈을 바라보는지에 따라 확연이 갈리는 것을 보며, 나에게 돈이란 어떤 얼굴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나에게 돈은 신기루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절대 나는 잡을 수도 도다를 수도 없는 그런.. 그런 나의 욕망은 탐욕일까. 아닐까.


흥미롭지만, 새삼 돈이 두려워지기도하는 책이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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