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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 - 거장의 재발견, 윌리엄 해즐릿 국내 첫 에세이집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4년 8월
평점 :
제목이 금지어같은 느낌이 책. 1800년대 초반에 쓰여진 이 책이 왜 지금에서도 이토록 짜릿한 것일까.
책은 마치 그때도 지금도 금지어로 가득한 내용을 써놓은 것 같았다. 죽음, 혐오, 질투 등등.
내밀한 감정이기에 누군가에게 내보이고 싶지 않았던 감정을 시원하게 고급진 언어로 퍼부어주는 느낌이랄까.(그래서 조금 어려웠다는건 안비밀)
개인적으로 표제작인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보다는 “죽음의 공포에 관하여”라는 에세이가 더 눈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관심가는 주제이기도 하지만, 지나고보면 짧은 인생이면서도 우리는 왜 현재를 낭비하듯 살아가고, 꼭 마지막에서야 생을 들먹이며 아쉬워하는 것인지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찰나의 삶을 안달복달하며 열띠게 산 뒤, 헛된 희망과 하찮은 두려움으로 점철된 삶을 산 뒤, 다시 마지막 편안한 잠에 빠지고 삶이라는 불온했던 꿈을 잊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다니!“ p.65
개인적으로 두려운 죽음은 내가 아닌 내가 아끼는 이의 죽음이고, 물리적으로 나는 나의 죽음을 알 수 없으니, 결국 죽는다는 물리적 엔딩의 결말 전, 딱 그 사건 전까지의 두려움을 없애는 것은 결국 삶의 가치에 있다고 전한다. 활동적이고 위험한 삶. 그것이 죽음의 공포를 경감시켜 준다니. 흥미롭다. 죽음이라는 사건에 대한 두려움의 경감은 삶을 가장 격정적이고, 과감하게 살라는 것이다. 진짜일까?
그리고 ”질투에 관하여” - 가장 아픈 질투는 우리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향한 질투다. p. 85
저자의 말처럼 질투는 오로지 나에대한 선망과 우월감 즉 이기심이 낳은 기형아이다. 이것의 또다른 이름은 매혹이다. 나만이 가져야하는 우월감과 선망을 타인이 가졌을때, 그것에 매혹되는 마치 곁눈질을 하면서 보게되는 매혹. 그래서 100을 가지고도 1을 가진 사람이 내 눈길을 끄는 것에 견딜 수 없어하는 감정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벼락부자가 질시와 혐오의 대상이 되고, 어떤 이의 재능을 부정하게 만든다. 흥미롭다.
배움은 긍정적 속성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천재성은 부정적 속성으로 받아들인다고. 결국 내가 넘지 못할 무엇을 가진 이에 대한 질투는 인간이 당연한 속성인것이락.
뭔가 나에 대한 굉장히 부정적 감정, 입밖으로 내놓을 수 없은 어두운 내면의 말을 시원하고 유려하게 써놓은것 같은 책. 기왕이면 좀더 간질거리는 말을 시원하게 내뱉어 주었으면 더 속이 뚫리는 느낌이 들었을 것 같기도 하지만 말이다.(좀 어려웠다는 말)
흥미로운 책이다.
장강명작가님의 추천사에 쓰여진 말처럼 만나서 한번 그의 글이 아니라 ‘말‘로써 때리는 작가의 신랄함이 듣고 싶어지는 책이다. 진짜 시니컬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