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완벽한 장례식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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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물리적으로는 절대 자신의 죽음을 인지할 수 없음에도 “나의 장례식”이라는 제목이 눈길을 사로잡은 책. 지인의 추천도 있었고.


나희는 가난하진 않지만 빠뜻한 살림을 꾸려가는 아버지에게 대학 등록금만큼은 자신이 벌어 대학을 가겠다고 호기롭게 선언하고, 이곳 미수의 조그만 매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한달 급여가 무려 300만원이고, 병원옆에 딸린 조그만 매점이기에 야간에는 손님도 별로 없고, 너그러운 사장 미수 덕택에 일하는게 힘들지 않았지만, 일주일만에 나희는 매점을 그만두려했다. 

이유는 하나.

새벽 2시가 되면, 매점에 붕대와 소독약을 사러오는 남자. 아무리 이곳이 약국이 아니라말해도 매번 나타나 똑같은 것을 찾는다. 

그리고 같은 시간 환자복을 입고 온갖 관에 주사를 두른채로 삐쩍마른 미라같은 모습을 한 할머니가 그녀를 쳐다보며 말을하듯 빠끔꺼린다. 

그런지 일주일째. 그녀는 너무 두려웠다.


사장 미수는 그만두려는 나희에게 조심스래 물었다. 무언가 보이는 것이냐고.

흠찍 놀란 나희에게 십년전쯤 일했던 아르바이트생도 같은 말을 했었다며. 이후로 누구도 그런말을 하지 않아 몰랐는데, 너도 그런것 아니냐고.

그러면서 그래서라면 야간이 아니라 오후 근무로 바꿔주겠다 말한다.

오후 근무를 하게된 나희. 야간과 달리 숨돌릴틈없이 돌아가는 오후 근무에 다시 야간으로 변경하고 싶은 마음까지 일던 어느날, 근처 미용실 사장이라는 여자가 그녀앞에 나타나 미용실 앞에 아주 작은 문이 하나 있는데 열어달라고 한다.  본인이 열면되는데 대체 왜?! 간곡하게 말하는 사장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던 나희는 퇴근길에 문을 열어주고, 그 작은 문을 통해 폴짝 뛰어나오는 고양이 루비를 만났다. 어쩔 수 없이 루비를 임시보호 하기로 하고 집으로 데려온 나희. 다음날 그 미용실 사장이 3일전에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다시 만난 미용실 사장. 루비 이야기를 하니, 안심한 표정. 그리고 얼굴이 흐릿한 어떤 사람을 따라 떠났다.


이 이야기는 병원 매점에서 일하는 나희가 그곳에서 만난 영혼들의 사소한 부탁을 들어주고 그들이 이곳에 미련이 없이 떠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야기이다.


죽기전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지 못해 나희를 졸졸 따라다녔던 강선빈.

죽기전 아내에게 먹이지 못한 고깃국으로 나희를 찾아온 오수형.

어렸을 적부터 루프스로 고생하다 결국은 췌장암으로 병원에서 생을 마감했지만 친구와 함께 했던 동해 여행을 잊지 못해 다시 찾아온 최희진.

잠깐의 실수로 잃어버려, 알수 없는 이유로 죽었지만 자신의 주인을 죽고나서도 찾는 진돌이.

남편의 폭력과 사업부도로인해 삶이 너무 힘들어서 딸에게 모질었고,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잊지 못했던  딸이 너무 보고 싶어 다시 찾아온 조연자.


뭐랄까. 우리의 삶은 이런 사소하지만 잊혀지지 않는 무언가가 살게 하는 것일까 싶은 생각이 드는 책이다.

어떤 위대하고 거창한 가치가 아니라 그에게 하지 못한 한마디, 함께 했던 순간에 대한 행복한 기억. 그리고 미안하다 전하지 못한 진심. 그런것들이 인간에게 남은 가장 사소하면서도 사소하지 않은 감정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사소함에 가슴이 뭉클해지니까.


나의 죽음이 다가온다면,

나에겐 잊지못한 무엇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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