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때 같은 성에 살았고
김희재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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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가 왜 중요하죠? 중요한 건 지금 뭘 기억하고 있느냐에요. 우리가 산 세월만큼이 아니라 우리가 기억하는 만큼 인생이 되거든.” p.53


이 책은 기억에 관한 책이다. “성”에 갖힌 여자들. 그곳에서 나오고도 다시 성에 갖혔던 여자들에 대한.

책의 시작은 지신영이다.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간병인 소희. 소희는 신영의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환자를 환자로써 대하면서도, 어느덧 신영의 이야기속 이소가 되기도 새언니 주연이 되기도 하는 소희.

이 이야기는 네 여자의 이야기로 꾸며진 연작소설이다.


아버지의 폭력에 숨죽이고 살던 쌍둥이. 그중 하나의 소희다. 아버지가 죽고나서 쌍둥이와는 따로지냈지만, 쌍둥이는 늘 말했다. 아버지처럼 살지 않을 것이라고. 쌍둥이가 결혼을 해 다시 아버지집에 산다고 말했을 때, 그녀는 의아했다. 그러면서도 선뜻 그집으로 향하지 못했는데, 어느날 조카 이소의 생일케익을 사던 동네 빵집 아저씨가 쥐어주던 빵하나. 그녀는 그 빵을 보고 알았다. 그리고 매번 집앞에만 놓아주고 오던 선물을 들고 초인종을 눌렀다.


성인이 된 이소는 14살이전의 기억이 없다. 그래서 어머니의 일기장을 통해 그녀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때의 시절을 기억하려한다. 그리고 그것이 그녀가 작품활동을 하게하는 원동력이였다. 온통 빨간 화면에 그려진 알루미늄 집하나. 그녀는 왜 알루미늄을 택한 것일까.  

엄마는 왜 일기장에 그런 글을 남긴것일까. 그녀는 엄마의 일기장을 수도 없이 읽으며, 그 사실을 어렴풋이 이해하지만, 그래도.


주연에게는 난장이인 아버지가 있었다. 유전적인 원인으로 가진 선천적 장애. 그래서 그는 자신의 존재적 쓸모를 증명하고자 살아가기에 충분한 자산이 있었음에도 끊임없이 일을했고, 끊임없는 차별을 당해야 했다. 자신에게 ‘노력‘씩이나 하고 이는 딸을 보면서 그는 슬펐다. 

딸은 대학을 가고, 회사에 취직을 했다. 그런 딸이 어느날 전화를 해왔다. 회사를 다닐 수없다고, 두렵다고. 회사의 팀장이 그녀를 스토킹한 것. 그렇게 사회를 떠나 집으로 숨어든 딸은 동네에 괜찮은 이를 만나 결혼을 했다. 그러던 어느날 딸이 창고가 된 방안에 숨어들어와 자고 있었다. 찾아온 사위. 사위를 달래려는 아버지는 무참히 폭행을 당했고, 아버지는 더이상 일어서 걸을 수 없었다. 딸은 그런 폭행 속에서 버텨온 것이였다.


작가님은 왜 이토록 참혹한 기억을 ‘삶‘이라고 말했을까. 잊을 수 있다면 잊어야하고, 아니면 아예 인생에서 지워버려야 할 기억들이였는데. 왜.

“언니도 지나온 시간을 굳이 잊으려 말고 사시기를 바랍니다.” p.265

아마도 잊으려는 노력이 오히려 그녀들을 그 성에서 더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었기 때문일까. 그 성에서의 끔찍한 기억만이 아니라 그 성에서 같이 있었던 서로에 대한 연민이 그녀들을 살게했기 때문이였을까.


빵 하나에 모든 것을 이해하고 주연과 이소의 손을 잡아줬던 소희도.

이 삶이 죽을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딸 이소를 위해 일어서야했던 주연도.

자신으로 인해 아버지를 잃었다는 죄책감을 안고 그럼에도 일어서 나아가야했던 성희도.


모두 그 성을 떠나고도 그들은 그 감옥에서 여전히  살고 있었다. 기억을 모두 잃는 병에 걸렸음에도 매번 성희에게 엉켜버린 자신의 삶을 말하는 소희. 그런 소희에게 죽기전 남기는 주연의 말들. 이 두여자가 이소에게 남기고 싶지 않은, 그래서 그녀는 영원히 이 성 바깥의 사람으로 살기를 바라는 소망.  그리고 그 말들을 듣고 이는 성희.


이 네 여자의 이야기가 얽히고 섥힌 이 소설은 펼치는 순간 덮을 수가 없었다.

뭐라 그 시절의 일을 감히 잊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할수 없게 만들었던 먹먹한 소설.

그저 오래오래 안녕하시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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