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단
정보라 지음 / 상상스퀘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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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무서운 "처단".  12.3 계엄을 막지 못했더라면. 이라는 가정에 쓰인 책. 궁금했다. 어떤 일이 정말로 있었을까. 탄핵 이후 밝혀진 사실에 뉴스에서 보도된 사실을 나열된 것 외에 진짜로 성공했다면 얼마나 끔찍했을지..라는 보도를 꽤나 많이 들은터라 사실 크게 기대없이 읽었다.


실제 계엄 포고령에 따라 하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집회금지,

정치활동금지,

전공의처단,

포고령위반자 처단,

그리고 포고령 위반자에 대한 처형, 구체적으로 사형.


이렇게 포고령에 따라 이어지는 이야기를 읽으며 오래전에 5.18 광주시민혁명 당시 계엄군이 일반시민을 폭행하던 오래된 필름을 지금 내 눈앞에서 보는 느낌이 들었다. 

순간 지금이 1980년인가? 1970년인가?...

영 현백이 3000개 이상 준비되었었다는 뉴스, 실제 예비감옥 확보등의 움직임이 있었다는 뉴스들을 들으며 아.. 그랬구나라는 것에서 그치던 그 때의 구체적인 사건으로 눈앞에서 플레이 되는 느낌이랄까.


그때 그 계엄이 성공했었더라면 이라는 가정에 의해 쓰여진 사실같은 이 허구의 이야기는 우리가 어쩌면 겪었을 현재에 대한 가정이기에 더 끔찍했다.  SF 소설에서 보여지는 근미래의 디스토피아는 허구라는 생각을 바탕에 깔지만(진짜 오겠어?!라는 생각과 함께) 직접 겪었던 그 사건의 미래는 우리가 실제 살았을 디스토피아의 현실이였기에 더욱 생생했다.


결국 이 소설에서 희생당한 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죽은자"로써 미래의 "산 자"를 구할 지도 모르는 희생 뿐이였고, 죽어서도 왜! 내가 죽어야만 했는지 모를 외침 뿐이였다는 사실도 끔찍하고 슬프게 다가왔다.

 일어났던 사실에 기반하여 "만약"의 가정으로 쓰여진 사실들은 생각보다 두렵고 끔찍한 미래 였던 것. 

그래서 책 제목의 노란색 "처단"이라는 글자가 새삼 소름끼치게 보이는 이유이기도 했다.


나는 죄가 없으니 괜찮을꺼야. 라는 안도가 아니라, 저 죽음의 대상이 나였을지도 모른다는 구체적인 공포는 실제 계엄이 성공했더라면 가능했을 일이다. 포고령에 그렇게 쓰여있으니까. 처단한다라고. 


책의 뒤 표지에 쓰인 

"이것은 정보라가 보내는 경고장이다. 그래서 이 잔혹한 이야기는 슬프게 희망차다"라는 글에 정말 일어났던 사건에 슬퍼해야할지, 아니면 그 사건을 막아 책 속의 세상을 보지 않아도 됬기에 희망차다해야할지.

모르겠다.

다시는.

그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시민들은 극한의 공포앞에서 단말마의 비명이거나 그마저도 소거 당한 채 죽임을 당한다. 제대로 되지 않은 절차 없고 맥락 없는 죽음이다. 한 사회가 자의적이고 겨고한 구획을 짓고 부적당하다고 거부한 자들을 '처단' 한다." p.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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