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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드 씨의 기묘한 저택 ㅣ 하지은의 낮과 밤
하지은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6월
평점 :
"언제나 밤인 세계"라는 책을 읽고 홀딱 반해 하지은 작가님의 책을 독파하기 시작. 거의 다 읽고 거의 마지막 즈음인 이 책. 묘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보이드씨의 저택에 사는 인물들에 대한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쓰여진 책은 뭐랄까 상세한 설명보다는 텅빈 구간이 존재하는 느낌이랄까. 어쩌면 독자들의 상상의 영역인지도.
롤랑 거리 6번가의 보이드씨의 저택 속 각 집에 세들어 사는 사람들이 있다. 이 이야기는 그 집 하나씩 하나씩을 들여다보며 전개된다.
걸작의 방으로 시작되는 이 묘한 이야기는 시인을 거쳐 연인, 부정, 여인, 의사의 이야기를 거쳐 드디어 보이드 씨까지 이어진다. 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라벨이라는 청년과 탐미 공작이라 불리는 마라공작이 중심에 있다.
나의 소원 한가지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 오로지 소원은 딱 한 가지만 가능하다. 다만 그 소원엔 댓가가 따른다. 마치 괴테의 파우스트를 떠올리게 하지만, 누군가 한 사람은 그 반대의 위치에 있다. (파우스트에는 없는..) 소원을 들어주면서도, 그 소원에 가슴아파하는 인물이랄까.
타인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은 얼핏 이타주의적 측면에서는 그런 삶 괜찮지 싶다가도 그의 끝나지 않는 생은 과연 축복이였을까.. 싶다. 그리고 그 댓가가 끔찍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막지 못하고 들어줘야하는 삶이라니. 또한 타인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지만 나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지켜줄 수 없는 삶이라면.
소설은 마냥 해피엔딩은 아니다. 소원엔 댓가가 따랐으니까. 하지만 갖고 싶은 것을 이뤘던 누군가의 끝은 타인이 보기엔 새드엔딩일지 모르나 그 자신에게는 해피엔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유한한 삶. 원하는 것을 갖기위해 노력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삶. 그런 삶이 평범하다 말하지만, 이 책속의 인물들은 하나도 갖지 못한 것을 보면 가장 어려운 삶인걸까.
묘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하지은 작가님의 책은 늘 흥미롭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