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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6 - 2026 대한민국 소비트렌드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5년 9월
평점 :
매년 이맘 때쯤 출간되는 트렌드 코리아. 예전에는 생활 속에서 알던 트렌드를 이제는 책을 읽으며 배우는 나이가 되었다. 그래도 늘 지금은 어디쯤 와있는가, 앞으로 어디로 어떻게 흘러 갈 것 인지가 아직은(ㅎㅎ) 궁금하기에 매년 이 책을 읽는다.
이번 해는.. 참 묘하다. 약간 극과 극을 달리는 느낌이랄까.
소비라는 기준에서 가장 합리적인 가장 최소한의 클릭으로 내가 찾는 것을 알려주는 AI가 생활 깊숙이 와있음에도, 우리에게 핫 한 장소는 국립중앙박물관, 국중박이다. 가장 최신의 기술과 가장 옛 것의 동시에 뜨거운 지금. 2025년은 어떻게 흘렀고, 2026년은 어떻게 흘러갈까.
2022년 말 등장한 ChatGPT 이후로 AI는 단연코 핫하다. 등장만으로도 핫 했던 AI는 현재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왔다. 그런 지금 인간은 AI를 어떻게 해야할까? AI에 종속될 것인가? 함께 갈 것인가?를 말하고 있는 "휴먼인더루프"가 2026년의 포문을 연다.
가장 놀라웠으면서 흥미로웠고, 한편은 걱정스러웠던 감정 분석 기술. 목소리나 얼굴 표정을 분석하여 나의 감정을 읽어내는 기술을 통해 나에게 조언을 하는 기술이 등장한 시대. "필코노미".
목소리를 분석하여 감정을 읽어낸다. 언어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비 언어적 표현을 분석하는 기술이라니. 나도 모를 수 있는 나의 감정을 읽어 조언이나 쇼핑까지 이어지게 하는 기술의 등장. 진짜 천지개벽의 시대라는 사실을 실감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나를 가장 소름 끼치게한 파트이다.
"필코노미"와 다음 주제인 "제로클릭"이 맞물리는 부분에서는 "감시 자본주의 사회"라는 책이 생각났다. 언제나 무대 위에 24시간 노출되어 있는 삶. 24시간 나를 감시하는 장치에 둘러쌓여 내가 내는 소리, 움직임 그 모든 것이 기록되어 데이터로 활용되는 감시 사회에 대한 경고가 실렸던 책이다.
그런 데이터에 대해 이 책은 분석된 인간의 감정에 대한 판단을 경고한다. 인간의 감정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좋은 기분이 언제나 옳은 것도 아니고, 분노라는 감정이 언제나 그른 것도 아니다. 그 자체를 AI가 분석하여 옳고 그름을 판단함으로써 인간의 '감정의 표준화' 현상에 대한 우려가 이토록 빠르게 진전될 줄이야..
첫번째 주제의 "휴먼인더루프"에서 말하는 AI에 갖혀버린 휴먼아웃오브더루프의 두려움이 막연함에서 구체적으로 다가오는 주제였다. 감정에 대한 평가. AI가 내린 그 기준이 표준이 버린 세상이라면 우리는 우리가 인간으로 가지는 가장 주체적인 중요성을 잃어버린 세상이 되진 않을지...
어쩌면 그래서 우리에게 국중박의 사유의 방이 필요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모든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짐으로써 고요 속에서 내가 나를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근본이즘" 가장 최신의 기술 속에서 살고 있는 지금. 뉴트로를 넘어서 가장 근본적인 것이 또한 가장 최신의 트렌드로 떠오르는 아이러니라니.
'아네모이아-자신이 경험한 적 없는 과거에 대한 향수 - 근본이즘 중' 향수가 아니라 자신은 알지도 못하는 부모 세대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20대라는 점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 안정을 찾는 것이라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일까. 단 2-3년의 미래도 불투명한 요즘 루티니를 벗어나 1년 계획, 10년 계획, 결혼 조차 계획하고 선제적으로 학습한다는 요즘의 세대에서 준비된 삶을 계획하는 "레디코어" 파트에서는 그런 준비하고 계획하는 삶이 대단해 보이기도 했지만, 한편 씁쓸한 감정이 일게도 했다.
AI 기술 속에서 개인은 원하는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것이 주어지는 시대가 되었고, 개인의 능력만으로 뭔 가를 이뤄내는 시대라기보다는 AI를 최대한 이용하여 소수의 인원으로 빠르게 시장에 내놓을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팀과 같은 부서의 성과가 아니라, 한 개인이 브랜드로써의 가치를 만들어내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아직은 컴퓨터 속에 존재하는 AI가 피지컬 AI로 물성을 가지고, 그렇다면 인간은 그것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 지를 고민해야 하는 최신의 기술 속에 놓인 우리의 긴장은 다시 우리가 가졌던 가장 근본적인 무엇. 우리의 기반을 만들어온 탄탄한 스토리로 만들어진 과거의 것에 열광하게 만드는 시대이기도하다. 또한 그렇기에 혼자이고 싶으면서도, 누군가와 함께이고 싶은. 이토록 모순적인 트렌드라니.
2026년 트렌드코리아는 아. 그렇구나.. 이런 시대구나 라는 생각으로 끝나지 않는다. 2026년은 어떤 시대일지 궁금해지면서도, 그 궁금함이 두근거림과 함께 회색빛으로 다가오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레디코어" 시대. 완전히 모르는 것보다는 그래도 알아서, 계획하여, 2026년의 파도 위에서 모두가 안전하고, 즐거운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가 제안하는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도 내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는 감각을 유지하는 일이다. 추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가끔은 의도적으로 다른 길을 걸어보는 여유, 우연한 발견의 기회를 스스로 만드는 습관이 제로클릭 시대를 건강하게 즐기는 방법이 될 것이다." - 제로클릭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