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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지키는 나라 - 싸우고 증명하며 기록한 112일간의 탄핵심판 이야기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위원 법률 대리인단.국회 소추위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지음 / 푸른숲 / 2025년 7월
평점 :
2024년 12월 3일 생각치도 못한 친위쿠테타가 일어났다. 나는 그날 일찍 잠들었었다.
그리고 4일 아침 출근 중에 뉴스를 보았다. 계엄해제.
아,, 미국에서 트럼프가 계엄을 했었나보네.. 싶었다. 왜 미국이라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다. 너무 당연히 미국인줄 알았으니까.
그런데 대.한.민.국 이였다. 순간 전쟁 조짐이 있었나? 북한이 내려왔나?! 그리고 읽게된 계엄 선포문.
어이가 없었다. 나는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 중 하나였지만,, 정말 그.. 포고령은...정말..
계엄을 또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못 드는 2주.
국회에서 탄핵 가결이 뜨고서야 아침에 일어나 휴대폰으로 뉴스를 뒤지던 일을 멈췄다.
그리고 알아서 하겠지. 내란인데 당연히 파면이겠지.
사실 탄핵소추 위원단의 변론은 걱정을 할게 없지 않나?라는 생각이였다. 누가봐도 위헌이였고, 그모든 상황이 다 생중계 되었었는데 뭐.. 있나. 싶었는데,,
금방일 줄 알았던 선고일이 늦춰지며 2명의 헌법재판관의 임기만료를 눈앞에 두고서야 드는 위기감. 그리고 나는 그간의 뉴스를 다시 뒤지기 시작했다. 아니 이게 이렇게 시간이 필요한 일이야? 싶었다.
이 부분은 탄핵소추위원단 역시 마음을 졸였다고한다. 늦어도 3월 중순에는 나올꺼라는 예상과 달리 말일이 다가오면서 당연히 예측했던 판결에 흔들리기 시작하셨다고,,, (말씀은 못하셨지만..)
그리고 당연한 결과였지만 마음을 졸였던 4월 4일의 파면선고.
그리고 이 책을 만났다. 내가 당연하다고 믿었던 사항들을 법으로, 특히 모든 국민이 준수해야할 헌법의 언어로 재판관들 앞에서 설명하신 17인의 탄핵소추 위원단의 기록들.
어마어마 했다.
그저 단순히 내란이였기에 파면일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을 헌법의 언어로, 그들의 주장을 하나씩 깨부수며 이것이 왜 위헌인지, 헌법을 위배한 것인지를 증명해 나가는 일은 법적 근거를 들어 증명해 나가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였음을 이 기록을 통해 알았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증명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였구나. 그리고 중대한 판결이니만큼 법적인 근거와 위헌 여부를 따지는 것이 더욱 더 그러했다.
그리고 이 재판은 이후 우리의 삶과도 밀접했다. 만에 하나 판결이 잘못될 경우, 우리 역사에 다시없을 오점이 될 것이기에.
또한 2시간 짜리 계엄이 어디있느냐, 포고문에 들어나지 않은 선관위 진입등은 내란세력들의 자수가 있지 않고서는 증명해내기 어려운 일이였음에도 그런 자수를 이끌어내고, 증인들을 심문하면서 나오는 모순된 사항들을 짚어가며 재판관 앞에서 의견을 펼쳐나갔다.
홍장원 1차장, 곽종근 사령관, 조성사령관님들의 진술을 통해 내란임을 증명해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17인의 변호사 분들 다수 이상이 저 세분에게 감사를 표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심지어 김진한 변호사님께서 증인신문이 끝나고서 법정에서 1분의 시간을 요청해 "고맙다"는 말씀을 하실 정도 였다니.(당연하게 들리겠지만,재판중에 저런 감정표현을 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또한 심지어 자신의 증언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다가옴을 알고서도 일관된 말씀을 하신 곽사령관님의 진술이 이리 감사할 줄이야.
'"자기가 생각하기에 가장 큰 죄는 확신" 이라고 말한다. 내 자유에 대한 확신이 자제를 못하게 하고, 상대방의 자유를 관용할 수 없게 만든다는 점에서 '가장 큰 죄'일 수 있다고 본다." - 전형호 변호사의 글 중.
개인적으로 17인의 탄핵소추 위원단들께서 공통적으로 이 책에 언급 했던 것은 위원단의 숫자가 많음에도 한마음 한몸으로 움직이는 것 같았다는 점이다. 각자의 역할에서 큰그림, 세부적인 사항, 자료조사, 외부 미팅 등등을 나누어 담당하면서 숨 가쁠새 없이 하루 겨우 3-4시간의 수면시간조차 확보하기 어려운 일정속에서도 각자의 일에 한치오차도 없이 각자의 업무를 완벽히 해냈다는 사실은 어쩌면 다른 뜻없이 불법앞에서 대한민국 헌법의 질서를 다시 새우고자 하는 하나의 목표가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더 감사할 뿐이다. 개인의 이득이 아닌 모두의 이로움을 추구했기에.
벌써 다음달이면 내란이 일어난지 1년이 된다. 1년이 지나고도 우리는 겨우 대통령 한 명이 바뀌었을 뿐, 내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계몽령 소리는 아직도 들리고 있고, 계엄이 대체 뭐가 그리 잘못된거냐는 말까지 들린다. 정청래(전 밥사위원장)의 글 중 카뮈의 글인 "어제의 죄를 벌하지 않으면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거다"라는 말이 요즘처럼 진실되게 들릴까. 내일의 범죄가 아니라 현재의 막말에 용기를 주고 있는것 같기도 하고,, 헤혀.
"국민으로부터 직접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은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인정된다." - 헌법재판소 선고 내용 중.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 역시 우리 스스로 지켜내야 하는 일임을 되새긴다. 누구의 손이 아니라 우리의 손이여야 함을.
어서 빨리 이 내란이 끝나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