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나무 숲 - 완전판
하지은 지음 / 황금가지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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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밤인 세계>를 읽고서 하지은 작가님의 다른 책을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를 또 어떤 세계로 이끌어 주실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음악의 세계라. 판타지와 음악이 만난 1600년대 어디쯤에 있는.

모든 음악가들의 고향이자 모토벤의 성지 에단.
그곳에서 재산도 명망도 모두 갖춘 귀족가문의 셋째 아들 고요 드 모르페. 
평민이지만 에단 음악학교 최고의 기대주이자 천재 아나토제 바엘.
그리고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인 트리스탄 벨제.
이 이야기는 이 세 사람의 이야기이다. 바엘은 당대 최고의 기대주이자 모토베르토의 이름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최고의 유망주이다. 
화자인 나, 고요는 그저 평범한 피아니스트일 뿐. 

하지만 바엘의 제안으로 그와 트리스탄, 그리고 나의 협주곡 이후 나는 한 가지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 바엘의 오로지 한 사람. 그가 인정한 그의 청중. 
모두가 그의 음악에 박수를 보내지만, 매번 연주를 마치면 그는 '없다'는 말을 되뇌인다.  그의 음악을 알아 줄 한사람이 없다고. 그렇게 바엘은 그 한 사람을 계속 해서 찾는다. 그의  음악을 알아줄.
많은 이들이 나에게 바엘의 절친한 친구이자 연주 동료로써 남을 것이 아니라면,  명 피아니스트의 꿈을 가져도 좋을 만큼의 재능을 가졌다고 독주를 제안하지만, 나는 '드 모토베르노'라는 이름으로 불릴 바엘의 '그의 하나뿐인 청중이었던, 고요 드 모르페' p.180 를 여전히 꿈꾼다. 아무리 존경하는 친구라지만, 꾸준히 냉정하고 한편 박절하게 구는 친구에게 한결같이 순수한 박수를 보내는 이라니.

모두가 두려워하는 저주받은 바이올린 여명이 울린 이후 에단에는 알 수 없는 살인이 일어난다. 어제 만난 사람이 마치 몇년이 지난 시체처럼 죽어있는.
그것을 여명의 저주라고도 하고, 그래서 여명을 연주하고도 살아있는 바엘이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기도 하지만, 바엘은 개의치 않는다. 
그리고 에덴에 나타난 키욜백작.
그는 단번에 바엘의 연주를 알아본다.
그의 연주에 숨은 뜻을.
그리고 그의 한마디에 바엘은 서서히 무너져간다.

대체 바엘이 찾는 그 한사람은 누구일까.
고요는 바엘의 그 한사람이 될 수 있을까.
키욜백작은 어떻게 바엘의 연주를 알아본 것일지. 그리고 그는 왜 고요의 연주에 더 크게 마음을 빼앗긴 것일까.
그리고 얼음나무 숲의 의미는 무엇일까.

나는 예술을 잘 알지 못하지만, 사건의 전모가 드러난이후에 바엘은 안쓰러웠다. 말하지 못한 것들을 음악으로 표현했고, 그 표현을 알아봐주길 평생을 기다렸지만, 그의 음악에 모두가 박수를 보냈지만, 그의 내면은 알아봐주지 못했다.
처참하게 파괴된.
하지만 고요만큼은 언제나 그를 같은 시선으로, 같은 마음으로 한결같이 존중하고 갈망했다. 그런 그에게 고요의 시선은 어떤 느낌이였을까.
1628년 에단의 종말에 대한 예언은 대체 어떤 의미였고, 종말은 그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이 모든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가는 스토리를 읽어나가는 동안 나는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진짜 재밌고,
기괴하면서,
슬프고, 안쓰럽다. 

"숲의 속삭임은 더 이상 세기의 음악이 아니었고 아름답게 너울거리는 나무들은 더 이상 경이로운 전설이 아니었다. 이곳은, 끔찍하다. 온통 비틀리고 왜곡되었다. 사랑하던 주인의 손에 의해 불태워져 마음까지 영원히 타올라, 결국은 얼어붙은 나무가 만든 세계 따위가 처음부터 아름다울리가 없지 않은가." p.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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