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주공아파트 - 단지 신화의 시작 케이 모던 1
박철수 지음 / 마티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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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에 주공 아파트가? 아주아주 오래전에 과천 주공아파트에 살았던 적이 있었다. 지나고보니 꽤나 많은 이들이 (소위 중산층) 과천 주공아파트를 살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제목과, 뭔가 오래된 느낌의 아파트가 가득찬 이 표지가 내 호기심을 끌었다.

이 책은 부제에 있듯 ”단지 신화의 시작“을 말한다. 한마디로 현재 대한민국 아파트의 프로토타입인 셈.
군부독재의 시작의 정당성(?)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이였다. 국가기반의 사업으로 시작해 대단지 주거임대를 계획한 것.
각 10층으로 총 1000세대를 목표로 이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소위 ”혁명의 상징“으로 만들려는것.
아파트가 ”혁명의 상징“이라니,, 놀랍다.

이렇게 정부와 민간의 주도로 1961년에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결국 기술과 자재 부족 등의 이유로 6개층으로 줄었고, 엘리베이터는 들어가지 못했다.
또한 자금 부족으로 인해 임대에서 선분양으로 노선이 바뀌었다. 국가가 돈이 없어 민간자본이 들어간 셈.
하지만 놀라운 점은 지금의 커뮤니티 및 1999년에야 비로소 생긴 타워펠리스와 같은 상업시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진짜 현재 대한민국의 프로토타입 아파트였다.
다만 이 프로젝트를 미국에서는 반대했었다 한다. 왜냐고? 책속에서는 다양한 이유를 말했지만 ”내“가 이해하기엔 한마디로 깜냥도 안되는 것들이 무슨. 뭐 이런 느낌이랄까.. 췟
”최초 구상한 10층 높이의 아파트 주거동이 6층으로 변경된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이유를 정확히 확인할 길은 없다. 다만 대한주택공사는 미국의 반대와 함께 당시의 전력 사정과 기름 부족, 열악한 상수도 현황을 꼽았다.“ p. 217

전기 및 유류 사정으로 인해 중앙 난방과 엘리베이터 설치를 비난했다니.. 거기다 마실 물도 부족한 판에 수세식 화장실이 웬말이냐며..서울시도 한 몫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마포주공아파트는 최초 설계 안에서 대폭 수정이 되었으나, 완성 되었다.
임대가 아니라 전체 분양이였지만, 그대로 국가가 원하는 모습의 단지 하나는 만든 셈.
이 것을 필두로 용산의 한강맨숀, 외인아파트등이 그 뒤를 이었다니 아파트 공화국의 대한민국의 서막이였다.

이 책의 오래된 사진을 보자면 아주 어렸을 적의 아파트 단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지금의 아파트가 현대화 되었을 뿐, 구성 요건 등은 1961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다만 그때와 다른 점은 ㅎㅎ 그때 아파트의 가장 큰 단점으로 장독대를 꼽았다니 이 부분에서는 정말 시절이 많이 변했구나 싶었다. 장독대를 어디다 묻을 것 인지를 놓고 고민을 하다가 아파트 주변에 ‘식품제조 공장‘을 지어 아파트를 ‘통조림‘ 중심으로 식생활을 개선하고자 했었다니 ㅎㅎㅎㅎ 이야 1961년에 2020년을 꿈꿨구나.. 싶은 놀라움이 들었달까.
 

쿠테타 세력들이 생활 혁명을 위해 밀어붙인 프로젝트로 입식 생활, 장독대 철폐, 난방방식(라디에이터) , 공동생활에 대한 ‘훈련‘등을 표방한 절대권력층의 이상형이 바로 아파트 였다. 서울로 몰려드는 인구, 단위 면적당 주거 시설 증대를 위해 필요한 일이였겠지만, 쿠테타의 이상이였다는 점은 흠흠… 싶었다.
 당시는 시작에 분양이 잘 안되긴 했었지만 그래도 저자가 말했든 마포주공아파트는 완벽한 ’승리‘였다. 지금까지 여전히 유효한 프로토타입이니까.


흥미로운 책.
재밌다!

”1962년 12월 1일 김현철 내각수반이 마포아파트 1단계준공식에서 대독한 박정희 대통령 권한대행의 준공식 치사를 새삼 떠오르게 한다. 이 신문 광고는 ‘현대적 시설을 완전히갖춘 마포 아파트의 준공은 생활 혁명을 가져오는데 한 계기‘가 될 것이며, ‘혁명한국의 한상징’이 될 것 이라던 10년 전의 바람이 모두 이루어졌다는 자신감의 다른 표현이었다. 아울러 ‘군사혁명을 생활의 혁명으로!’ 전환하겠다는 염원이 완성에 이르게 되었다는 권력집단의 안도감이었을 것이다“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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