줬으면 그만이지 - 아름다운 부자 김장하 취재기
김주완 지음 / 피플파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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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하'라는 이름을 어디서 들어봤는지 모르겠다. 그냥 알고 있었던 이름인마냥 익숙했다. 그리고 "어른 김장하"라는 영화가 나왔다는 말을 듣고, 뭐지? 하며 네이버에 '김장하'라는 이름을 쳐본 그날, 나는 놀랐다.
그저 좋은 어른인가 싶어 찾아본 '김장하'선생님의 이력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토록 많은 일을 하고, 많은 돈을 사회에 헌납하신 분이 그저 한약방을 운영했던 한약사시라는 것에 더욱더.
그래서 더 궁금해졌고,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줬으면 그만이지"
4남으로 태어나, 가난했던 소년 김장하는 할아버지의 말씀을 되새기며, 19살에 한약사가 되었다. 지역 의료의 발전을 위해 국가에서 한약사 선발을 할 때, 한약사가 되어 한약방을 시작했다. 입소문을 타 한약을 지으러 오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고, 한약방을 점차 넓혀가면서도 같은 지역의 다른 한약방과의 상생을 도모했다. 약값은 싸게, 환자들과의 약속은 엄격하게 지키며, 그렇게 
번 돈으로 어려운 이를 도왔다. 
 그리고 명신 고등학교를 세워, 이사장을 맡으면서도 부정청탁 엄격하게 금했고, 당시 당연했던 소위 뒷돈에서 선생님들이 자유로울 수 있도록 개인 사재까지 털었던 분. 그렇게 세운 학교를 설립 8년만에 아무 조건없이 국가에 헌납했다. 
당시 이 분이 헌납한 재산은 자신의 한약방을 제외한 전재산 이였다. 이 분 나이 41세였다.
그 이후에도 돈이 없고, 힘들어하는 학생들의 학비, 생활비, 대학교 학비까지  조건없이 내주셨다. 그렇게 이분의 후원을 받은 이가 수백명. 
지역의 문화발전을 위해 가난한 극단을 후원하고,
매 맞고, 미혼모등으로 힘없이 내몰린 여성을 위한 단체에 후원하고, 그들이 가장 약자들을 위한 집을 짓는다는 것에 두말않고 사비를 털어주셨으며
형평의 정신을 지지하고, 형평 사회 운동을 처음부터 지원하셨고,
지역 신문사가 어떤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취재할 수 있도록 늘 후원하셨다.
권력자의 식사초청은 거절했고,
선생님의 자식들 청첩장은 돌리지 않고, 결혼식에서도 축의금을 받지 않았으나, 다른 이들의 결혼식에는 참석해 아끼지 않는 축의금을 내신 분이다.
책의 내용을 잊을 수가 없어, 잊으면 안될 것 같아 더 정리하고 싶은데, 너무 많아 정리를 할 수가 없다. 


어떻게 이런 삶을 살 수 있을까.
힘든 사람들에게 자신의 것을 내어주면서, 단 한마디도 보태는 것이 없었고, 
고마움을 갚으려 온 이들에게는 자신이 아니라 사회에 갚으라고 하며, 돈을 받지 않은 분이라니.

가장 놀라운 점은 단체에서 찾아오면, 그 단체가 하고자하는 것이 사회를 이롭게 하는 것이라면 두말않고 후원하고,
형편이 어려운 이가 찾아왔을 때, 찾아온 이에 단 한번의 의심없이 가진것을 내어주는 분이라니...
책을 읽는 내내 내가 보고 있는 이 내용이 정말 소설이 아니라 사실이 맞는가를 의심이 들 정도.. 였다.
누군가의 삶에 이토록 벅찬 감정이 차오를 수 있다는 사실도 포함하여.

재밌는 점은 영화 <어른 김장하>를 보면서는 한 인물의 다큐임에도, 김장하 선생님의 육성을 듣기가 이토록 어려운 것은 처음이였다. 취재하신 김주완 기자의 어떤 질문에도 답을 하지 않으셨기에.(사실 초반에 아무 말씀도 안하시는 장면에서는 화를 내실까 조마조마 할 정도..)
 그래서 취재 방식을 바꿔 그 분을 아는 사람을 찾아 다니기 시작할 때부터는 선생님을 취재한다는 주변 인물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그분에 대해 입을 열었고, 모두가 김주완 기자를 반겼고(기자를 반기는 취재라니..저자도 신기하고, 보는 이도 신기한 장면...), 그런 사람들은 전국 방방곡곡이고, 심지어 타국 일본에서까지 응해주는 모습을 보며, 정말 <어른>이 계심을 깊이 느꼈다.

단연코 올해 읽은 책 중 최고다.
기자님의 글뿐 아니라, 영화 제목 그대로 <어른 김장하>를 알았다는 사실에.

"줬으면 그만이지, 보상 받을 이유가 없잖아요" - 영화 속 김장하 선생님의 말.

"나에게 갚을 필요는 없고, 다음에 당신처럼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그때 그사람한테 갚으면 됩니다."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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