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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2 (단풍 에디션) ㅣ 불편한 편의점 2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2년 8월
평점 :
전작에 이은 불편한 편의점2. 독고씨도 자신의 삶으로 떠났고, 사장님은 아들에게 편의점을 맡기고 서울을 떠났다. 사장님의 지인인 선숙씨는 점장으로 승진했고, 여전히 물건이 많지 않고, 손님도 드물다. 불편하지만 따뜻함이 가득했던 편의점은 어디갔을까. 독고씨가 없어서일까. 사장님이 서울에 안계셔서 일까. 사장님 아들인 민식은 배가 불룩한 상태로 밤에 나타나 맥주만 가져가고 편의점의 사장님이라는 허울만 가지고 있을뿐 전혀 돌보지 않는다.
정말 불편한 편의점이 되어가는 걸까. 독고씨의 다음 타자를 이은 곽씨 아저씨는 고향으로 내려가 경비일을 하기로 해야해서 야간 알바를 구해야하는데, 사장이란 녀석은 주휴수당을 주기 싫다는 이유로 2일, 3일로 끊어 알바를 구하라고 하는데, 요즘같이 인력이 구하기 힘든 지금 점장인 선숙씨는 애가 탔다. 그러다 덩치가 크지만 동그란 근배씨가 야간 알바를 지원하고 나섰다. 썰렁한 농담을 하고, 사람들에게 자꾸 친한척을 하는 근배씨. 이냥반은 어디서 굴러온 분인가?! 느리지만 찬찬히 편의점의 밤을 지켜가며 그는 자꾸 독고씨의 이야기를 묻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뭔가를 말한다. 혼술하는 정육점 아저씨한테 상꼰대라고 말하고, 밤마다 2+1을 구입해 편의점 구석에서 유튜브를 보는 민규에게 관심을 갖는다. 소주와 자갈치를 사가는 소진에게 "참치"(참이슬+자갈치)라는 드립을 날린다.
편의점은 어쩌면 흘러가는 곳이다. 주인이 있기도 하지만 24시간을 운영해야하는 특성상 돌아가며 아르바이트가 있고, 모든 음식이 소분되어 있는 일인분의 모든 것을 파는 곳. 그런 편의점에 사람이야기가 흐른다. 눈물이 있고, 웃음이 있고, JS도 있지만, 많은 이들의 사정이 흘러가는 곳이다. 그렇게 흐르지만 혼자였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여 모두의 따뜻함이 퍼져나가는 불편한 편의점을 읽고 있다보면 밤에 홀로 불을 환하게 비추는 동네의 편의점에 독고씨가 있고, 금보씨가 있고, 사장님이 있을 것같은 느낌을 준다.
이 책이 아직까지 베스트셀러에 있는 것은 아무리 지금이 모르는 이에게 섣불리 다가가는 것이 실례시대라해도, 편의점 문이 열려 딸랑하고 종소리가 들릴때, 그곳에 있는 이에게 "안녕하세요"라고 따뜻하게 한마디 건내고,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고 나올 수 있는 여유조차 없었서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에 있는 이가 독고씨이고, 금보씨이고, 사장님이고, 민식씨 일지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다.
이 따뜻함을 타인과 나눌수 있는 여유를 이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한다.
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