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 - 이어령 유고집
이어령 지음 / 성안당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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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어령 작가님의 책을 읽었었다. 그 책을 통해 아, 이런 글을 쓰시는 분이였구나를  조금 알았는데, 이 책은 웬지 모를 찡함으로 다가오는 제목을 보고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원숭이-사과-바나나-기차-비행기-백두산으로 끝나는 노래(?)로 이야기하는 고 이어령 작가님의 유작. 책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읊조리던 이 노래가 이런 뜻을 담고 있었는가... 싶었다. 원숭이, 사과, 바나나, 기차, 비행기로 이어지는 이 노래는 우리 나라의 100년 개화기의 역사를 담고 있었다. (원숭이가 우리나라에 이토록 최근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묘하게 사람을 닮았지만, 동물인 원숭이. 그런 원숭이를 다른 나라의 사람들을 일컬을때 비하의 목적으로 쓰기도 한다. 특히 개화기 시절 외국인을 말할 때. 하지만 그들은 우리보다 더 나은 기술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것에 대한 질투이면서 업신여기는 감정이 포함된 단어라 저자는 말한다.


 그 다음 단어 사과, 사과역시 1900년대 초반 개화기 시절에 들여온 과일이다. 하지만 사과는 유럽 문명에서는 꽤 긴 역사를 자랑한다. 이브의 선악과부터, 빌헬름 텔의 사과, 뉴턴의 사과, 애플의 한입 베어문 사과까지. 그런 사과가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우리나라의 상징은 복숭아인데..(산신이 준 복숭아를 먹었더니 천년이 지나있었다는..ㅎ) 


 그런 사과에서 이어지는 바나나. 바나나는 정말.. 외국의 맛, 초기에는 굉장히 비싼 과일로 일반인은 입에도 못대는 과일중 하나였다. 그런 바나나를 일본사람에 비유했다고하니.. 명예백인이라나..(겉은 노란데 속은 하얗..-_-) 이부분은 정말 놀랠 노자였다.


 그리고 기차. 기차는 일본의 야욕으로 우리나라에 강제적으로 놓였고, 많은 우리나라사람들이 전쟁 및 온갖 물품(식량, 공산품 등등)의 약탈의 수단으로 사용되었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기차에 얽힌 노래는 그토록 구슬펐는지도 모른다는 말에 문득 서글퍼지는 순간이였다. 우리나라의 개화기는 어쩜 이리 힘듦으로만 가득찼는가.


  비행기. 외국에서도 비행기는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운송수단이다. 그런 비행기를 우리 역시 만들지 못했지만, 우리는 비행기라는 노래를 가지고 있다. 떴다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떴다와 날다의 차이가 무엇일까. 그 차이를 전해주는 저자의 글에서 아. 이 노래가 그런 의미를 담고 있었구나...했다. 그 차이를 안다는 것이 이토록 중요했는가.


그리고 백두산. 이 이어지는 노래의 마지막이면서 유일하게 우리가 원래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 노래의 역사와 함께 타인의 뒤만 쫒아 달려온 100년의 시간의 마지막에 우리의 것으로 끝나는 것은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가야할 시대가 도래하였음을 말하는 것이라는 읽으며, 최근의 대한민국을 돌아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소위 국뽕에 차서 드는 생각이 아니라, K- 뭐라 시작되는 우리만의 것들이 타국에 알려지는 시대를 보면서,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리더로 가는 길목에 서있다는 생각이랄까. 이러다 주저앉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계속해서 앉아있진 않을 것 같은 민족 중 하나랄까. 우리는 지정학적 특징 상 수많은 전쟁을 겪었음에도, 우리 고유의 특성을 지켜왔다. 일본의 야욕 속에서 놓여진 기차속에서도 삶은 달걀을 모르는 이와 나눠먹을 수 있는 배포를 가진 민족이였고, 양자택일 보다 삼세번이라는 기회를 주고, 모두 지는 방향이 아니라 모두 이기는 방향을 바라보는 민족이였다. 헤어질때도 그저 Good-Bye라는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잘가라", "잘있어라"라고 남겨진이와 떠나는 이가 서로를 어진 마음으로 대하는 마음을 가진 이들이라는 저자의 말을 읽으며, 가슴이 따뜻해 졌다. 100년의 시간동안 우리가 떴다면, 이제 우리의 원동력으로 날 수 있을 것이다. 누리호가 멋지게 쏘아올려졌듯이.


그런 우리에게 저자는 생명 자본의 이야기를 한다. 우리의 미래에 무엇이 중요해질 것인가에 대해 말이다.

지금의 기술을 기반으로 묘하게 과거의 사회로 다시 돌아가는 것 같은 글을 읽으며, 어쩌면 우리가 아예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던 것은 아닌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인간은 존재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니까. 


좋은 글이다.

작가님. 잘가세요.

저희도 잘 있을께요.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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