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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5월
평점 :
다양한 맛의 책과 커피, 음식이 있는 곳, 소양리 북스키친. 소양리 북스키친 주인의 큐레이팅 된 책들 속에서 지금 내게 콕 박히는 글귀가 있는 책을 한권 골라 따뜻한 커피한잔을 마시면서 매화나무가 보이는 창가에 앉아 천천히 느긋하게 읽어나가는 아침. 생각 만으로도 그간 쌓인 스트레스가 촤락~ 날려버리는 곳. 이 책을 읽는 내내 정말 가고 싶었다.
북카페, 북스테이를 즐길수 있는 곳 소양리북스키친은 주인공 유진이 번아웃으로 여행을 시작하던 날 마이산 일출을 보던 바로 그날 즉흥적으로 계약한 다인의 할머니 땅에서 시작되었다. 막연함으로 시작된 소양리북스키친은 시우와 형준이 참여했고, 그렇게 오픈한 소양리북스키친에 다인을 시작으로 시우의 친구 나윤,세린, 찬욱의 에피소드, 부모의 기대속에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앞만보고 달린 소희, 세린의 전남친 사촌동생 지훈과 그런 지훈이 오랫동안 마음에 담았지만 그를 떠날수 밖에 없던 마리의 이야기. 완벽한 기업인인 아버지 밑에서 기업보다는 뮤지컬이 하고 싶었던, 그런 자신을 이해해주고 지지해주던 어머니를 잃고 더이상 앞으로 나갈 힘을 잃었던 수혁의 스토리가 봄, 여름, 가을, 겨울에 걸쳐 담겨있다.
책 속 공간은 우리가 도심속에서 만나는 카페처럼 흘리듯 지나가는 공간이 아니라, 나를 머무르게 하는 곳이다. 힘들 때마다 보석상자속에서 가끔씩 꺼내 추억하는 것만으로도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곳. 나를 말하게 하지만, 나에게 묻지않는 곳, 책들 속에서 위로 받고, 자연 속에서 따뜻함으로 충전할 수 있게 하는 곳.
책을 읽는 내내 이 책이 왜 기대작인지 알 것 같다. 코로나로 힘들었던 일상을 떠나, 쉼표를 한번 찍고, 다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곳에 대한 갈증이 우리 모두에게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꼭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경쟁과 뭔가 이루어야 한다는 끝없는 목표 속에서 번아웃에 시달리는 현대인이 꿈꾸는 공간을 소설 <책들의 부엌>은 그리고 있기에 말이다.
초록의 싱그러움 속에서 다양한 맛들의 책 한권과 보기만해도 행복해지는 음식이 함께하는 곳. 소양리 북스키친으로 나도 떠나고 싶다! (아.. 휴가가 없다.ㅠ)
"... 그러게요. 우리 사회는 최연소 합격자와 최단 시간에 문제를 풀어내는 사람을 숭배해요. 각자가 꽃피우는 방식은 다를 수 있고, 인생의 경로는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는 건데 말이죠. 조금이라도 길을 벗어나면 초초함에 발을 동동 굴려요. 누가 지시한 경로도 아닌데." p.120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