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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 동굴 신화와 열 가지 에피소드 ㅣ 지양청소년 과학.인문 시리즈 3
에티엔 가르셍 지음, A. 단 그림, 이성엽 옮김, 허경 감수 / 지양사 / 2022년 4월
평점 :
인문 사회관련 책들을 읽다보면 철학자들과 그들의 사상에 대한 언급이 자주 등장한다. 그래서 철학관련 책들을 가끔 읽는데, 참...어렵다. 그러던 중 철학에 관한 만화책이 눈에 들어와 읽었다. 참고로 책은 청소년 과학. 인문 시리즈이지만, 철학에 관심이 있지만 어려워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읽어볼 만 하다는 의견이다.
책은 제목에서 언급하고 있듯 10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해당 철학이 무엇이고, 어떤 관점에서 추후 철학자들이 그부분을 어떻게 생각하고, 발전시켰는지까지를 설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모든 챕터의 설명이 곱씹어볼만큼 유익했고, 일부는 독서토론을 통해 타인과 나의 생각을 비교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책은 철학자들의 말을 전하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기도 했다.
특히 “사르트르의 웨이터”. 고대부터 중세까지의 인간은 각 계급의 구분을 두었고, 다수의 인간은 사실상 노예계급에 해당했다. 그래서 지주나 성직자, 군인, 왕, 귀족등의 지배계급의 명령에 의해 ‘나’가 정의 되었다. ‘나’의 존재, 그 존재가 해야 할일 등등 거의 모든것이. 이후 인권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그 개념의 발전을 통해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개념에 모두가 동의하는 세상이 되었으나, 정말일까?라는 생각이 들게했다. 자신만의 자아를 만들라. 웨이터가 웨이터의 역할에 매몰되어 자신과 그 역할이 동일한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있음을 ‘자기기만’이라고 사르트르는 말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분업화 되어있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 우리는 모두 자기기만 상태에 빠져있는것이 아닌가. 그 해야하는 역할과 나를 과연 구분할 수 있는가. 그저 일과 나는 별개라고 우리는 그냥 굳게 믿고 있는것이 아닐까?!
“사르트르는 우리에게 자신만의 자아를 만들라고 말합니다. 자아의식이 마비된 채로 수행해야 할 역할에만 빠져있지 말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 역할을 거부하는 것은 자유와 마주해야할 두려움을 동반하죠. 자유란 길들이기 힘든 무이니까요.” p.136
이밖에도 타인의 시선속의 나, 그리고 내가 아는 본질로서의 나 중 진정한 나는 누구일까?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테세우스의 배", 금기를 깨고 타락해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나의 의지인가? 아닌가. 인간 악의 의지는 어디에서오는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아우구스투스의 배"편. 이 편을 읽고 있다보니 얼마전 보았단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라는 드라마가 생각나기도 했다. 악과 관련해서 또다른 측면으로 생각하게 하는 "라프카디오의 행동" 을 통해 의지나 의도 없는 우리의 행동은 없다는것, 그 또한 의도와 의지가 있기에 우리는 항상 날서게 스스로를 지켜봐야 함을 일깨워주는 챕터. 유한한 인간의 삶의 마지막 <죽음>의 의미와 의지를 생각케 하는 "엠페토클레스의 신발".
“니체의 외줄타기 곡예사’ 편은 생각없는 수동적인 삶에서 벗어나야 하며, 그 삶에서 벗어나는 것은 우리가 감수해야할 고독과 위험이라고 말한다. 그런 위험과 고독을 감수하는 인간에게 주어지는 것이 자유이며, 그런 인간을 니체는 초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초인이 사는 삶은 매 순간을 영원하 사는 영원회귀의 상징이라고 말이다.
내가 내 자신을 사회나 타인속에 매몰되지 않게 나를 지키는 방법은 아마도 고대부터 지금까지 인간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했던 철학자들의 말 속에서 끊임없이 고민되어온 명제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철학사를 크게 관통하는 주제중 하나가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연구임을 책은 말한다.
플라톤의 동굴부터 들뢰즈의 진드기까지.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나는 나 답게 살고 있는가? 시간, 공간, 사람 모든것이 변해가는 사회속에서 나를 나로 규정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등 나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나에게 계속 던지는 책이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이 책 한권을 통해 찾을 수는 없겠지만, 두고두고 생각하며, 문득문득 이 책을 다시 들춰보게 될 것 같다.
Good! 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