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소피 유니버스 - 29인 여성 철학자들이 세상에 던지는 물음
수키 핀 지음, 전혜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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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소피 유니버스"라는 제목에 걸맞게 정말 철학의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29명의 철학자와 함께. 이 29명은 전부 여성철학자들이다. 철학이라는 분야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굉장히 적다고 하니, 문득 일전에 본 영화 <세상을 바꾼 변호인>이 생각났다. 나도 아는 철학자를 대라고 하면 한나 아렌트, 보부아르 정도이니,,,,(그렇다고 저분들의 철학사상을 다 안다는 뜻은 아니다. 그저 이름만을 알뿐..)


책은 여성 철학자들과의 대담으로 이뤄져있지만 방점이 패미니즘에 찍혀있는것은 아니다. 성에 관한 부분도 있지만 다양한 철학적 주제로 이뤄져있기에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이 생각치도못한 분야가 있다는 이토록 많다는 것이다. 앨리스 고프닉이 다루는 <흄과 불교>, 카트린 플릭스호가 다루는 <아프리카 철학>등.

 개인적으로는 아프리카 철학이 가장 생경했다. 어쩌면 나도 제니퍼 솔이 말한 <암묵적 편견>에 갖혀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아프리카라는 대륙이 존재하고 그곳의 무구한 역사와 삶 속에서 비롯된 그곳만의 철학이 있을터였는데, <아프리카 철학>이라는 분야가 있다고?!라는 생각을 전제하고 있었기에 '생경'하다라는 감상이 먼저 나온것 아닐까. 


<아프리카 철학>은 현재의 아프라카라는 대륙과 그곳에 있는 국가들의 이념을 세우는 측면에 중점하여 카트린은 설명한다. 서양 제국주의로 인한 오랜 식민생활을 청산하고 그들만의 민주주의 개념을 만들어가고 있다한다. 아프리카 대륙의 각 국가는 국가의 형태로 자연스럽게 발달된 형태가 아니기에 식민 이전 상태로 돌아가기는 어려우며, 신 제국주의라는 덫에 갖히지 않으며,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외부의 이념으로 분별없이 받아들이는 것도 원치 않기에 그들만의 민주주의의 개념을 갖기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서양이 가지는 국가보다 앞선 인권의 개념보다는 국가와 인권의 개념을 함께 가져가는 '온건한 공동체주의'에 좀더 가깝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다보니 공동체보다 우선하는 자유나 인권이 중요시 될 경우, 공동체가 와해될 수도 있다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 하는데, 이 부분은 동양에서 생각하는 공동체와 인권의 사상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창 코로나 시국이였을 때, '마스크 쓰지 않을 권리'를 외치며 시위하던 유럽사람들이 어쩌면 그리 이상하게 보였던지,,, 물론 나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사상 초유의 펜데믹 상황속에서 우리는 '나와 우리'를 함께 생각하는데, 서양은 '나'가 최우선이라는 점이 많이 다르다는 점이 그런 생각을 하게했다.


그밖에도 위에서 잠깐 언급 했던 제니퍼 솔의 <암묵적 편견>과 누스바움의 <위험한 사회적 감정>은 내가 가지는 감정이나 생각이 편견에 사로잡혀 편향으로 가고 있지는 않은지를 생각하게 했고, 카탈린 파르카스의 '안다'는 것은 내가 누군가를 안다고 말하는 것에 얼마나 많은 전제가 깔려있는지, 그래서 사람과의 상호 소통이 누군가를 이해하고 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며, 그런 관계에서야 비로소 누군가를 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임을 그래서 그것은 곧 나와 세상이 교류하는 방식임을 알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요 몇년사이에 가장 많이 들려온 단어 "혐오"에 대해서는 리베카 로치의 <욕설>부분을 읽으며, 우리가 혐오라는 감정을 가지지 않는 것이 더 좋겠지만, 그 감정을 드러내는 표현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는 것인지, 그런 표현을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쓰지 않길 바란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살짝 엿볼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혐오의 일부는 우리가 나와 의견이 맞지 않는 이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으로 나타나는 감정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테레사 베잔의 <교양-의견이 불일치할 때 빛을 발하는>을 읽으며 들었다. 그것은 곧 우리 사회가 선택한 '민주주의'사회의 가장 기본 이념을 잊고 있지는 않은가?!

"저는 학생들에게 '마음에 들지 않음'이 '불쾌함'과 동의어인 이유가 있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나와 생각이 똑같은 사람하고만 이야기하는 게 물론 훨씬 편하죠. 하지만 관용 사회에서 그건 재앙이에요. 민주주의의 재앙이죠. 교양은 나와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려는 노력이에요. 특히 내게 정말 중요한 사안에 대한 상대의 다른 의견을요" p. 211-212


책의 다양한 주제의 대담을 보면서, 데이비드와 나이젤의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 다시 던짐으로써, 나 스스로 생각을 다시하게 했다.

 현대의 철학자들이 이런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과 사회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구나 라는 면이 굉장히 독특하고 인상깊은 책이다.

Good! Good!


"그렇죠. 말씀하신 대로 철학자들은 겸손하기도 하고 오만하기도 해요. 하지만... 철학자에게 더 필요한 자질은 겸손이 아닐까 싶네요." p.150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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