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영화가 나왔고, 최민식 배우님이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고만 있었지, 영화는 아직 보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 각본집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신기했다. 영화 각본집?! 드라마 대본집이 드라마 종영 이후에 간혹 출간되는 것을 본 적은 있지만, 영화 각본집은 처음이기에그런 생각을 했는지도.  영화를 먼저 볼까 하다가 각본집을 보고 보는 영화는 어떤 느낌일지 문득 궁금해져서 영화보다 먼저 읽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내가 배우라면 어떻게 연기할까.. 하는 생각이 들려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참고로 말하자면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독자로 스토리에 푹 빠져 단숨에 읽어버렸다.

 책은 총 2개의 각본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는 실제 제작된 영화의 각본이고, 두번째는 작가의 초고라고 한다. 나는 실제 제작본과 초고의 차이가 크게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는데, 등장하는 주인공과 각 인물들의 컨셉 외에는 모든 것이 다르다는 것이 놀라웠다. 전혀 다른 이야기인데?! 싶을 정도로.


이야기는 자사고에 사회배려자전형으로 입학해 다니는 지우가 학교 경비인 학성으로 인해, 징계를 받으며 시작된다. 기숙사에 야간에 몰래 술을 사오던 지우는 학교경비 학성에게 들켜 1달간 기숙사에서 퇴사당한다. 갈곳이 없던 지우는 학성이 머무는 경비실에서 하루 머물게 되고, 학성이 수학자였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사회배려자고 내신 성적이 하위건이던 지우는 담임에게 전학을 강요받고 있던 중이였기에, 학성에게 부탁해 수학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학성은 그런 지우에게 입시의 수학이 아니라 학문으로써의 수학을 가르친다. 


"학성 : 답은 틀렸지만, 풀이 과정이 옳다. 지금껏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네 힘으로 오지 않았네? 그럼 된거다. 그러니까.." p.070


나는 초중고 시절 수학은 어떤 학문인가를 알지 못했다. 아마 모두 비슷하지 않을까. 그저 시험과 성적으로만 판단되는 우리네 입시교육이 학교를 졸업하면 모두가 수학을 벗어나 행복해지는 사회를 만들고 있다는 누군가의 말이 떠올랐다. 나도 그랬으니까. 하기야 다른 과목인들 다르랴 싶었다. 다수의 과목이  성적으로만 공부되는 학문이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내가 고등학교 때 봤던 정석이 궁금해지게 했다. (찾아서 펼쳐봤는데 이걸 어떻게 풀었나 싶게 정말 단 한줄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는 좌절감이 들었다는 것은 안비밀.ㅠ)

 답을 찾기위한 풀이가 아니라, 새로운 것에 대한 용기로 나아가는 풀이. 그렇게 수학을 배웠다면 조금 달랐을까. 지우와 학성의 수학 시간이 나를 고등학교로 되돌려놓는 느낌이였다. 그랬다면 나는 수포자가 되지 않았었을까?! 일전에 드라마에서 수학천재와 선생님에 대한 스토리가 있었는데, 그 드라마는 학생 자체가 수학천재였기에 수학이라는 학문의 배경이 크게 와닿지 않았지만, 이 책은 나같이 평범했던 학생이 수학 그 자체를 알아가는 과정이였기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할 수 있었을까?! 뭐 이런 생각이 말이다. 지금의 학생들도 이렇게 공부를 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제작본은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 때문인지 좀더 극적인 요소가 가득한 느낌이지만, 초고는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각본이란 이렇게 쓰여지는 구나라는 새로움은 덤.

 재밌었다. 영화는 어떤 느낌일지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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