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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호텔 ㅣ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2
마리 르도네 지음, 이재룡 옮김 / 열림원 / 2021년 9월
평점 :
"장엄호텔을 떠나지 않았던 사람은 오직 나 하나뿐이다. p.13"
돌아가신 할머니가 나에게 남겨주신 호텔. 그 호텔에 떠났던 아다와 아델이 들어왔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 그들은 그 호텔에 들어와 산다. 호텔은 늪지대에 지어졌고, 그래서인지 매일이 문제 투성이다. 그렇게 '나'는 그들을 돌보고 손님들의 시중을 들며, 문제가 산재되어있는 호텔을 돌보며 산다.
호텔은 낡았고, 매 방에 있는 변기는 매번 문제를 일으키고, 모기, 쥐, 흰개미떼들로 그득하다. 그러나 호텔 부군의 늪지대에 둑을 쌓기위해, 그리고 철도를 놓기위해 늘상있는 공사로 호텔은 만원이다. 하지만 호텔은 매일 문제를 일으키고, 주변공사로 기울어져가고, 아다와 아델 두 언니는 매순간이 불만이다. 아다는 아파 늘 나의 돌봄을 필요로하고, 아델은 연극배우가 꿈이였으나 되지 못해 손님들에게 자신을 드러내놓고, 손님들의 매번 희희낙낙하다 그들의 관심이 그녀로부터 떨어져가면 그것을 '나'의 탓으로 돌린다.
호텔은 손님이 있어도 손님들이 제대로 사용해주지 않아 늘상 문제고, 변기는 더이상 사용하기 힘들어 물을 퍼다가 처리해야하며, 배관을 늘 막히고,시끄럽고. 물이 새며, 호텔의 기둥인 불량 목재는 늪지대의 습기로 썩어간다. 배관공도 심장마비로 죽어, 더이상 손봐줄수 없고, 목수는 돈을 입금해주지 않아, 수리를 해주지 않는다. 손님이 있든 없든 빛은 쌓여가는 장엄호텔이지만, '나'는 낡아가는 호텔을 계속해서 손보고, 아다와 아델을 달래가며 하루하루를 버텨내며 살아간다.
책을 읽으며, 호텔이 꼭 사람의 삶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작은 깨끗하고, 새것인 우리의 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하다. 그러기에 가꾸고, 손봐가며 살아야한다. 처음은 부모의 도움으로, 청년이후는 내 스스로 살아간다. 그런 우리의 인생은 서로의 인생과 맞물리기에 나의 인생속에서 누군가는 상처를 남기고, 누군가는 위로를 해주기도 하며, 많은 이들과 맞물려 산다. 낡아가는 호텔은 그런 사람의 삶을 닮았다.
찰리채플린의 말인 "인생은 가까이서보면 비극이고, 멀리서보면 희극"이라는 말처럼 장엄호텔도 멀리서 큰 네온사인의 호텔명을 보면 화려한 현대식 호텔인것 같지만, 가까이 다가와 묵을려고 보면 현실은 그냥 낡은 호텔일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살아내야겠기에 많은 난관들이 있는 하루를 버텨내고 살다보면, 어찌어찌 살았던 내가 되고, 그렇게 사람은 늙어간다. 늙어가는 것을 받아들이고, 책에서 '지탱하고 있고, 그게 중요한거다'라는 말처럼 늙어가는 나를 지탱해가며 끝을 향해 가는것이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공평한 조건이지 않은가.
굳이말하자면 책에는 멀리서보이는 희극은 거의 없다. 가까이서 보이는 아픔의 연속이지. 그래서 보다보면 아우.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하나 싶을 때, 멀리서보이는 장엄호텔의 네온사인, 과거 할머니가 이끄셨던 장엄호텔, 그리고 호텔에서 만족스럽게 머물다가는 손님들이 보인다. 삶이 늘 고통일수도 없고, 늘 행복일수도 없으나, 굳이 따지자면 순간순간 머물다가는 행복에 힘든 순간을 버텨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힘든 순간이 순간순간 다가오는 행복을 더 선명하게 기억하게 해준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삶'이 생각났던 것 같다.
잘 사는건 뭘까? 잘 버텨내면 잘 사는 걸까? 사는거 참 힘들구나.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