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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카타의 세 사람
메가 마줌다르 지음, 이수영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9월
평점 :
21세기 찰스 디킨스의 등장이라는 글귀에 보게된 책이다.
찰스디킨스의 <두도시 이야기>라는 책을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어떤 책이길래 그토록 유명한 이의 이름이 붙었는가하는 호기심이였다.
책은 제목 그대로 세 사람의 관점에서 각자의 사건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반, 러블리, 체육선생.
각자의 이야기 같지만 결국은 하나로 만나는 내용은 소감을 먼저 말하자면 슬프다.
권력에, 언론에 스러져가는 인물들의 이야기.
적어도 저 세사람에 대해서는 누가 나쁘다, 누가 어떻다는 말을 할 수가 없다. 권력의 도구고, 살고자하는 인물들의 몸부림 같았달까. 누군들 그런 삶속에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으랴.
자반은 무슬림 여성으로 하층민의 삶을 살다가 우연찮은 기회로 고등학교를 다니게 되고, 그 기회로 쇼핑몰에 취직해 중산층을 꿈꾼다. 그러다 기차역에서 일어난 테러를 목도하고, 그 테러에 대해 정부바판적인 글을 SNS에 올렸다가 테러범으로 몰린다.
체육선생은 이름 그대로 고등학교의 체육선생이다. 그런 그는 우연히 정부여당의 수장인 비팔라 팔의 연설을 듣고 울림을 받고 말그대로 우연히 그의 눈에 들어 정치를 시작한다. 그가 하라는대로 그것이 옳다고 믿으면서 거짓 증언을 하고, 댓가를 받았으며, 선생이라는 위치로 시골학교에 연설을 다니는 등의 정치 행위로 그도 점점 입에 발린말을하고 자신의 잘못에 대한 정당화를 하는 그런 인물로 변해간다.
러블리. 남자로 태어났지만 여성의 삶을 원했고, 사랑하는 이가 있었지만 그의 가족들로 인해 헤어졌다. 그녀는 연기자가 되길 원했지만, 그녀를 원하는 곳은 없었다. 연기자가 되기위해 영어를 배웠던 이가 억울한 재판을 한다기에 그 재판에 증인으로 참여했던 영상이 그녀에게 명성을 가져다 주었고, 그녀는 그토록 원하는 주연이 되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이 세 사람의 이야기는 결국 하나로 모여진다. 그 이야기가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스토리면서, 가장 안타까움으로 다가오는 부분이다. 얼토당토않는 재판, 하나의 희생양을 통해 누군가는 원하는 꿈을 이루고, 누군가는 권력을 잡는다.
하지만, 그 모든 것에는 현재가 있다. 지긋지긋하고 힘든 현재. 그 지금을 벗어나기위한 발버둥. 그것을 누가 손가락질하랴. 그 상황이 닥친다면 나는 그들과 다른 선택을 할 것이라고 소리높여 말할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물론 누군가의 선택에 화가 나고, 희생 당하는 이의 절규가 절절 했지만, 문득 ‘나’는? 나는 저 순간에서 옳다고 믿는 것을 계속 밀어 붙일 수 있을까? 어처구니 없게 돌아가는 저 소용돌이 속에서...? 소름이 돋는 순간이다.
하지만 만약 진실이 밝혀질 때가 온다면 아마도 그들은 그들이 그토록 원했던 것으로부터 가장 먼저 돌팔매질을 당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그렇게 몰아간 언론과 위정자들은 또 그 뒤에 숨겠지. 그래서 나는 또 화가 날 것이고, 나는 또 무엇이 옳은 선택이였는지를 또 고민할 것 같다. 문득 나도 모르게 나도 저런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는 이 들중의 하나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고민을 해야하는 주체는 우리 스스로이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사회니까. 별것 아닌 결정이지만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한다. 누군가에게 언론에 호도되지 않고. 내가 내리는 결정.
세 사람중 한사람은 희생되고, 한사람은 희생된이의 편에 섰지만 결국은 부정했고, 한사람은 처음부터 그를 부정했다. 그렇게 다른 선택을 했지만 희생된 이로 두사람은 원하는 것들을 손에 넣었다. 적어도 그들이 그 이후의 삶에서 희생된 이를 잊지 않기를, 적어도 당신들이 딛고 서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길 바란다.
“나도 저 남자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깨끗한 셔츠, 반짝이는 구두, 똑똑해 보이는 말투, 도시가 나를 저사람 처럼 부자로 만들어주기를 바랬다. 물론 그는 부자가 아니었다. 나중에 나는 그게 중산층이라는 걸 배웠다. “ p.169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